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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혼인통계로 본 발기부전 이야기

浮萍草 2014. 6. 24. 09:24
    50-60대 남성, 이것 덕택에 황혼이혼 후에도 당당하게 재혼
    
    
    "'성격 차이’로 인해 서로 각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
    언론에서 연예인 등 유명인사 부부의 파경에 대해 보도할 때 등장하는 단골 문구이다. 
    실제로 작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혼 부부 중 절반 가량(46.6%)이‘성격 차이’때문에 갈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 사유 중‘경제적 문제(12.7%)’‘불륜 등 배우자의 부정(7.5%)’보다도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는‘성격 차이’. 도대체 부부 관계에 있어서 성격 차이가 얼마나 영향을 
    미치기에 이혼까지 이르게 되는 것일까?
    물론 부부간 가치관과 취향,심성 등을 포함한 성격이 너무 달라 불화가 잦으면 원만한 부부 생활이 어렵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파경의 원인이 ‘성격 차이’가 아니라 ‘성(性) 격차’인 경우가 허다하다. 
    비뇨기과나 부부클리닉을 방문해 속내를 토로하는 부부들을 마주하다 보면 겉으로는 ‘성격의 차이’라고 표현하는 문제들이 사실은 ‘성(性)적인 차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부부 사이에 성 관계를 거부한 것을 이유로 상대에게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사례가 있다. 
    법원은 정당한 이유 없이 관계를 거절하거나 성적 기능이 불완전하여 정상적인 성 생활이 불가능한 경우 그리고 부부 사이에 정상적인 성욕 충족을 저해하는 사실이 
    있다면 이혼 사유가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는 부부 사이에 성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일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꾸준히 건강한 성 생활을 유지하는 부부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특히 아이를 낳고, 서로에게 익숙해 진 40대 이후부터는 급격히 부부관계가 줄어들게 된다. 
    물론 혼인 초보다 서로에게 느끼는 성적 충동이나 호기심이 멀어졌을 수 있지만 이와 동시에 기능적인 문제로 성 관계가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기능적 문제는 남성에게 일어나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발기부전을 꼽을 수 있다. 
    남성의 책임이 날로 증가하는 현실에서 발기부전이 이혼 사유까지 된다니‘고개 숙인’ 남성에게 참으로 가혹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발기부전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중년 남성에게 흔하게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다. 연구에 따르면 40대 남성의 40% 이상이 발기부전을 겪는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40~50대 부부 2쌍 중 1쌍은 발기부전으로 원활한 성 생활에 장애를 겪는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40, 50대뿐 아니라 30대 젊은 남성에게도 발기부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우리나라 남자들의 평균 초혼 연령이 32.2세임을 감안하면 결혼과 동시에 신혼 때부터 발기부전 증상을 보이는 남자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더 이상 부끄러운 이야기가 아니다. 발기부전이 나타나면 이를 숨겨야 할 비밀로 여기지 말고 하나의 질환으로 받아들이고 바로 병원을 방문해 치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발기부전은 20세기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 심인성 원인에 의한 것 또는 노화의 한 과정으로 여겨 졌으나 발기에 대한 생체기전이 점차 규명되면서 80% 이상에서 신체적 원인이 동반된 것으로 밝혀졌다. 발기부전 (勃起不全 Erectile Dysfunction)은 과거 임포텐스 (impotence)라는 용어로 널리 통용되었다. 임포텐스는 음경의 발기장애로 성교능력이 결여된 (im + potence) 상태를 지칭한다. 하지만 발기불능,무기력,허약 등 남성능력(能力)이 결여되었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강해 근래에는 발기부전 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용어가 변경된 배경에는 기전이 규명되면서 다양한 의학적 치료가 가능하다는 의미도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과거에 정신과적 접근만으로 발기부전의 치료가 어려웠지만 이제는 신체적 이상을 발견하고 치료하는 방법이 발전되었다. 발기부전의 치료는 약 15년 전 등장한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 덕분으로 의학사에 큰 획을 긋게 되었다. 긍정적 암시에 의해 치료효과를 보이는 위약효과 (placebo effect) 이상의 효과를 보이는 최초의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 출시 이후 고개 숙인 남성이 크게 줄었다. 실제 많은 국내외 연구에서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 복용 후에 발기력의 개선은 90%에 육박한다. 이런 성과(?)는 남편뿐 아니라 아내의 만족도도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아그라를 복용한 발기부전 환자의 배우자 67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배우자 만족도가 92.1%로 나타 났고 배우자의 95.4%가 남편이 지속적으로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부부간의 불화는 성적인 갈등 이외에도 다양한 많은 원인이 있다. 하지만 원만한 성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부부가 부부갈등의 요인을 감소시킨다는 사실도 여러 심리학연구에서 입증되었다. 따라서 발기부전 치료를 통해 부부 간 성적인 갈등을 해소하는 것도 부부갈등을 줄여 결국 이혼율을 줄이는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 혼인통계에 따르면 남성이 여성보다 10살 이상 많은 초혼 건수는 지난 2002년 7,200건에서 2013년 10,700건으로 1.5배 가량 증가해왔다. 발기부전 출시 이후 십 년 사이에 10살 이상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부부가 크게 늘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주 혼인 연령층을 보더라도 오히려 20대 후반은 감소추세에 있으나 50대 후반은 2배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다. 만혼 또는 황혼 이혼 이후 당당하게 재혼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건재한 남성성이 뒷받침이 될 때 가능한 일이다. 이제는 더 이상 남성의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나이에 따라 부부가 자는 모습이 달라진다고 한다. 20대는 서로에게 안겨서 자고 30대는 옆으로 마주보고 자고 40대는 천정을 보고 자고 50대는 등을 돌리고 자며 60대 이상은 어디서 자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40대부터 달라진다는 이 농담은 어쩌면 발기부전 때문일 수도 있다. 부부 간‘성격’차이가‘성(性)적’차이일 수도 있음을 감안하면 발기부전 치료로 인해 이혼을 선택하는 부부의 수도 줄지 않을까? 그리고 정말 결혼에 있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지지 않을까? 아직도 발기부전으로 고민하는 남성이 있다면 그리고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민간요법에 의지해 헤매고 있다면 하루빨리 올바른 치료를 통해 행복한 부부생활을 되찾으라 조언하고 싶다. 음경은 신체말단에 존재하지만 발기부전은 음경에 국한된 말초질환이 아니고 남성의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나타내며 원만한 부부간의 성관계는 부부갈등의 요인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Premium Chosun ☜       양상국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yskuro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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