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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고혈압-당뇨병 환자가 비아그라를 먹어야 하는 이유

浮萍草 2014. 4. 8. 10:03
    국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대표작인 <햄릿> 중 ‘불행은 한꺼번에 찾아온다’라는 대사가 있다. 불행은 한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주변에 영향을 주게 되고 결국 계속해서 불행을 만드는 불씨가 찾아오게 된다는 의미이다. 중년 남성에 있어 이에 딱 어울리는 불행은 다름 아닌 발기부전이 아닐까 싶다. 발기는 단순히 생물학적 특성을 넘어 남성성을 상징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따라서 발기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자칫 남성성을 잃어버렸다는 자괴감과 연결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발기부전 환자는 스스로 자신감을 잃고 위축된 나머지 사회 생활을 정상적으로 지속하지 못하고 부부 관계까지 소원해지기도 한다. 남성성 상실로 인한 이런 심리적 요인 외에도 발기부전은 ‘또 다른 불행’을 야기하기도 한다. 흔히 발기부전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다수가 발기부전은 성(性) 생활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발기부전은 특정 질환이 발병하기 전 이상 신호가 될 수도 있으며 혹은 또 다른 질환에 동반되는 증상이 되기도 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유럽심장학회는 발기부전이 성 생활을 넘어 삶의 질 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에 대한 주요 측정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발기부전을 앓고 있을 경우에는 평균 3년 내 심혈관 질환을 비롯해 뇌졸중 등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다. 이렇듯 발기부전과 심혈관 관계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는 이유는 발기가 하나의 심혈관 과정이기 때문이다.
    발기는 음경 동맥 내 혈류가 증가하며 음경 해면체가 충혈이 일어나 음경 전체가 커지고 딱딱해지는 것이다. 이때 음경 동맥의 일부가 막히거나 탄력성이 떨어지게 되면, 음경이 딱딱해지지 않게 되는 이른바 발기부전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임상시험 결과 일반 환자에서 발기부전이 나타날 확률은 24% 가량인데 반해 심혈관 질환 중 하나인 관상동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발기부전 가능성은 47%에 달한다. 일반 환자에 비해 두 배 가량 높은 수치다. 또한 92,757명의 남성 집단을 약 6년간 관찰한 결과 발기부전 환자는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44%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심근경색은 62% 뇌혈관 질환은 39% 가량 위험이 높았으며 단순히 질환 발병률만 높은 것이 아니라 사망 위험도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발기부전이 있는 환자의 경우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과 전 원인(All-cause) 사망률이 각각 19%, 25% 가량 증가했다는 것이 이를 보여준다. 남성에게 ‘사망선고’나 마찬가지인 발기부전이 실제로 많은 남성들의‘사망’과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다. 이외에도 심장 질환 증상은 없으나 발기부전이 있는 남성은 향후 2~5년 내 급성 또는 만성 심장 질환을 앓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와 반대로 고혈압 혹은 당뇨병 등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이에 동반하는 증상으로 발기부전이 나타나기도 한다. 고혈압 환자 중 절반 이상(52%), 당뇨병 환자 3명 중 2명(64%)은 발기부전 증상을 보인다. 이쯤 되면 더 이상 발기부전은 특별한 일도, 또한 숨겨야 할 일도 아니다. 대한민국 중년 남성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성인병인 셈이다. 또한 콜레스테롤 수치가 240mg/dL 이상인 사람은 180mg/dL 미만인 사람보다 발기부전 증상이 80% 가량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흡연자도 고위험군에 속한다. 흡연자의 43%가 발기부전 증상을 보인다고 하니 질환 유무뿐 아니라 생활 습관 역시 발기부전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다.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과 같이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발기부전을 겪을 가능성이 높고 발기부전 증상이 나타난 환자들은 심근경색, 뇌졸중 등 치명적인 심뇌혈관 질환이 발병할 확률이 높다고 하니 실로 안타까운 ‘악순환’이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철저한 검사와 적극적인 치료만이 방법이다. 발기부전 환자라면 더 이상 숨기거나 고민하지 말고 심혈관 질환 그리고 고혈압 혹은 당뇨 등의 만성 질환 유무 등을 꼼꼼하게 살펴 치료에 임해야 한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발기부전 증상뿐 아니라 본인의 몸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 혹은 당뇨 등과 같은 만성 질환을 가진 환자의 경우에는 치료제 복용에 있어서 만성 질환에 있어 효능 및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이뤄졌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인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는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86.3%의 환자가 발기 능력의 개선을 보였으며 이외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도 위약 대비 발기에 이르는 정도가 크게 개선되는 등의 다양한 임상을 통해 효능 및 안전성을 입증 받았다. 발기부전은 서러운 질환이다. 본인뿐 아니라 상대에게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부끄럽다고 혹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방치했다가 ‘불행은 한꺼번에 찾아온다’는 대사처럼 또 다른 질환이 겹겹이 찾아올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발기부전은 단순히 남성성을 상실했다는 자괴감 외에도 실제 심혈관 질환 등의 사망률을 높이기도 한다. 따라서 여러 가지 이유로 병원 방문을 꺼리는 남성에게 햄릿의 또 다른 대사를 떠올리라 조언하고 싶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Premium Chosun ☜       김세웅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주임 교수 (현 대한남성과학회 회장) ksw1227@catholi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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