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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고개 숙인 남편'을 '진짜 사나이'로 바꾸는 아내의 비결

浮萍草 2014. 5. 9. 18:14
    등학생 자녀 둘을 둔 결혼 12년차인 A씨.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야근도 마다하지 않고 30대를 바쳐 일한 끝에 40대에 접어 들어 조금은 안정적인 지위에 올랐다. 
    건강관리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지만 바쁘게 살다 보니 또는 귀찮다는 이유로 병원을 멀리하며 회사에서 매년 하는 건강검진에 의존해왔던 것이 전부다. 
    회사일로 최소 주 2회는 술자리를 가진 덕분인지 혈압 수치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점점 높아져 뱃살과 함께 성인병이 하나 둘 늘어갔고 심지어 작년부터 발기부전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충격을 받았지만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해 조금씩 술도 줄이고 운동을 하려고 헬스장에 등록했다. 
    조금 나아지는가 하더니 여전히 증상이 이어지자 결국 부부관계를 피하게 됐고 발기부전을 의심하는 아내의 쏘아붙이는 한마디에 스트레스만 커졌다. 
    반년을 혼자 고민하다가 병원을 찾았다.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묻는 의사의 질문에 ‘도저히 인정할 수 없어서’라고 했다.
    대한민국 가장이라면 대부분 공감하는 이야기이자 비뇨기과를 찾는 한국 남성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A씨는 나 자신일수도 있고, 같이 일하는 팀원일수도 있고 오랜 고등학교 동창일 수도 있다. 
    처음 발기부전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대부분 ‘피곤해서 그런 거야’ 혹은 ‘잠깐 그러다 말겠지’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위로하지만 안타깝게도 실상 그렇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이다. 
    발기부전이 나타난 남성들은 아내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사실을 숨기려 혹은 회피하려 하지만 아내가 눈치채는 것은 시간 문제다.
    문제는 아내가 알게 된 후 대부분의 부부가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갈등을 겪는다는 사실이다. 
    발기부전 사실을 아내가 알게 됐을 때 이에 대해 아내와 상의한 남성의 비율은 단 3%에 불과하다. 
    즉 발기부전을 부부가 함께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알면서도 모른 척 넘어가는 것이 서로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배려 아닌 배려가 고개 숙인 남성을 더 고개 숙이게 한다는 것을 모르는 여성이 많다.

    실제로 발기부전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증상 외에도 아내의 태도로 인해 심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오랜만에 한껏 분위기를 잡았는데 남편이 발기가 되지 않아 산통이 깨진 경우에 뒤돌아 한숨을 쉰다거나 체념한 듯이‘괜찮아’라고 말하는 영혼 없는 아내의 위로는 오히려 남편을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처사이다. 가뜩이나 남성성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아내에게 무시당한다는 자격지심이 더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혹은 이와 반대의 경우로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지나쳐 생기는 폐해도 있다. 부부가 함께 비뇨기과를 찾는 등 증상을 극복하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좋다. 하지만 간혹 아내의 적극성이 지나쳐“본인은 자꾸 아니라고 하는데 발기부전 맞죠”,“몸에 좋다는 건 다 먹였는데 원래 부실해서 그런 건가요?” 등 남편을 배려하지 않는 언사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면 남편의 얼굴은 마치 성적이 떨어져 교무실에 불려와 선생님에게 혼나는 아이처럼 얼굴이 홍당무가 된 채 바닥만 바라보기 일쑤다. 아내의 극성으로 인해 온갖 민간요법을 접하고 좋다는 음식을 억지로 먹으면서 스트레스가 높아져 발기부전이 악화되기도 한다. 발기부전의 치료는 주로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비아그라 탄생 이전에는 발기부전을 주사 혹은 수술 등으로 치료했으나 이는 치료 과정이 불편하고 수술의 경우 비용도 만만치 않아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일이었다. 비아그라의 등장으로 발기부전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치료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많은 남성들이 다시금 ‘진짜 사나이’로 복귀했다. 하지만 약이 전부는 아니다. 성 생활은 남녀의 기능적 특성을 넘어 감성적인 차원의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상적인 성(Ideal Sex)을 주제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녀가 이상적인 성 생활을 위해 향상시켜야 할 중요한 요소로 남녀(남 60%·여 50%) 모두 ‘파트너와 감정적인 친밀감’을 첫 번째로 꼽았다. 오르가즘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남녀 모두 단 6%에 불과했다. 그만큼 발기부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당사자뿐 아니라 파트너인 아내의 내조적 방법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아이처럼 다그칠 것이 아니라 돌보듯 해야 한다. 즉 증상을 알게 됐을 때 배려한다고 외면하기보다‘나이가 들면 누구나 그럴 수 있는 질환’으로 받아들이고“요새 먹거리나 스트레스로 인해 발기부전이 많다던데 병원에 가서 상담 받고 약 처방 받으면 금방 나아진다고 하네요”등의 현명한 대화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남편이 발기부전 치료제를 처방 받았다면 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거나 자리를 피해주는 것도 현명한 내조라 할 수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관능의 법칙>에는 부인의 눈을 피해 발기부전 치료제를 먹는 남편의 눈물 겨운 사투가 코믹하게 다뤄지기도 했다. 이미 약을 먹는다는 것을 알고 있더라도 약의 힘을 빌린다는 것 자체가 남성에게 있어 자존심에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발기부전을 단순히 ‘남자의 흠’으로 생각해 위로하기보다는‘남편이 겪는 질환’으로 서로 보듬어 주고 이해하며 전문의와의 상담과 올바른 치료를 권장하는 것이 부부의 고민을 해결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 아이 등수만 알면 ‘학부모’이고 아이 반과 단짝 친구를 알면‘부모’라고 한다. 발기부전 역시 마찬가지이다. 발기부전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아내’가 될 수도‘아줌마’가 될 수도 있다. 발기부전 자체만을 바라보고 남편에게 실망하는‘아줌마’가 되기보다는 남편이 발기부전을 앓게 되기까지 원인이 무엇인지 혹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과의 연관 성은 있는지 올바른 치료를 위해서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아내’가 되어야 한다. 가장 현명한 선택은 우선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한 후 본인 상태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다. “남자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재산,또는 최악의 재산은 바로 그의 아내이다”라는 토마스 풀러의 명언처럼 아내의 현명한 태도가 발기부전을 극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Premium Chosun ☜       어홍선 PSI 어비뇨기과 원장 dru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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