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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엣지 오브 투모로우

浮萍草 2014. 6. 23. 08:56
    먼 미래에도 중증 외상 치료의 핵심은 수혈이다
    간 여행만큼 매력적인 영화의 소재는 없습니다. 
    시간을 지배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 끝없이 밀려나오는 블록버스터의 상당수가 시간 여행을 다루고 있는 이유입니다. 
    여러 가지 형태의 시간 여행이 있지만 계속 반복되는 시간의 쳇바퀴에 빠지는 이른바 타임 루프라는 특이한 소재를 다룬 영화들이 있습니다.
    <사랑의 블랙홀>,<이프 온리> 같은 로맨틱한 영화에서부터 <소스 코드> 같은 스릴러까지 타임 루프 영화들은 대부분 흥행에 성공을 거둡니다.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 역시 계속되는 시간의 틀에 갇혀버린 주인공을 다루는 영화입니다. 
    이라는 일본 원작을 영화화했지만 지금 언급한 영화들을 적당히 섞어 놓은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가까운 미래, 외계인의 침략으로 지구는 위기에 처합니다. 
    전 세계는 연합군을 형성하여 외계인과 싸우지만 전과는 신통치 않습니다.​

    빌 케이지(톰 크루즈)는 군 홍보를 담당하는 정훈 장교입니다. 전투 경험은 전무하고, 광고 회사를 운영한 경력 때문에 지구 연합군을 선전하는 일을 합니다. 일대 반격을 준비하고 있는 지구 연합군 사령관의 명령으로 전투에 투입되는데 첫 전투에서 사망하고 맙니다. 사망하기 직전에 외계인 한명을 사살하는데 그 외계인의 피를 뒤집어쓰고 죽게 됩니다.​

    그러나 눈을 뜬 빌 케이지는 전투에 참가하기 전 상태로 다시 돌아가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다시 반복되는 하루를 경험합니다.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또 다시 전투에 나가서 죽게 되고 다시 눈을 뜨면 전투에 참가하기 전 상태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됩니다.​

    그런데 전투 중에 만난 여군 리타 브라타스키(에밀리 블런트)를 통해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궁극적인 해결책 즉 전쟁을 끝내기 위한 시도를 도모합니다. 방법은 계속 죽으면서 전투의 노하우를 터득, 뛰어난 전사가 되어가는 것입니다. 외계인의 수장을 찾아내어 죽이는 것이 미션인데 마치 영화는 게임을 하듯이 되풀이되는 전투를 한 레벨씩 업그레이드하며 최종 목표를 향해 나아갑니다. ​영화의 내용에 허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짜임새 있는 편집과 화려한 볼거리는 영화에 빈 공간을 보이지 않습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영원한 피터 팬 톰 크루즈의 혼신을 다한 연기는 영화의 몰입도를 높입니다. 팝콘 무비라고 하지만 공들여 만든 영화는 역시 다릅니다.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주인공 빌 케이지(톰 크루즈)의 시간을 리셋하는 능력은 알파라고 하는, 높은 서열의 외계인을 사살할 때 뒤집어쓴 외계인의 피 때문 입니다. 시간을 조절하는 외계인의 능력이 전이된 것이지요. 문제는 다시 인간의 피를 수혈 받게 되면 그 능력을 잃게 된다는 것입니다. 영화 속에서도 수혈장면이 나오는데 미래에도 심한 부상으로 인한 과다 출혈에는 결국 수혈 이외는 답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수혈의 역사는 중세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동물의 피를 수혈하는 것에서 시작하였는데 결과가 좋을 리 없었겠지요. 현대에 들어와서 ABO Rh혈액형의 분류가 알려지고 제2차 세계대전과 월남전 등 큰 전쟁을 겪으면서 외상의학과 혈액은행이 발전하면서 수혈은 환자 치료의 큰 줄기로 자리 잡게 됩니다. 현대 의학에서도 중증환자의 이른바 바이탈 사인을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우리 몸의 혈압과 혈류량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혈액량의 감소로 바이탈 사인이 흔들리면 유일한 방법은 한 가지 부족한 혈액을 보충해 주는 것밖에 없습니다. 특히 중증 외상으로 출혈이 심한 경우는 더욱 그러하겠지요. 하지만 여러 가지 수혈의 부작용 때문에 최근에는 인공 혈액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혈액속의 적혈구의 산소 운반기능의 대체입니다. 헤모글로빈, 합성 플루오르화 화합물 등을 이용하는 연구가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고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도 많은 진전이 있지만 현재 완전히 혈액을 대체할 수 있는 인공 혈액은 사실 어렵습니다. 혈액의 기능은 산소운반 뿐 아니라 삼투압으로 혈관내의 적절한 압력을 유지해야하고 백혈구와 임파구 등의 면역기능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혈액응고인자입니다. 혈액이 응고되지 않으면 중요 장기에서 출혈을 일으키기 때문에 아주 위험하고 이것이 인공 혈액의 사용에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 되고 있습니다. 혈액이 모자라는 심각한 경우 결국 가장 효과 적인 것은 사람의 피를 수혈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머지않은 미래에도 적용되는 원칙입니다. 그렇다면 외상치료나 수술시 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은 혈액의 공여, 즉 헌혈입니다. 사람끼리 피를 주고받는 것 가장 인간적이고 숭고한 행위입니다. 아무리 의학이 발전하고 있어도 피가 모자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서로 주고받는 피로 써만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생명을 살리는 소중한 혈액, 우리가 가장 쉽게 이웃을 도울 수 있는 도구가 됩니다.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수혈의 부작용(?)으로 체질이 바뀌는 것이 영화의 핵심이 됩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드문 확률로 수혈의 부작용이 발생 할 수 있으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순간에는 오직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것은 혈액의 보충이고 그 바탕은 바로 우리들의 헌혈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타임 루프, 영화나 게임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할 뿐 아니라 우리에게 반복되는 하루는 의미 없습니다. 인생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니까요. 알 수 없는 미래지만 한 겹 한 겹 조심스럽게 가림 막을 걷어가는 것이 바로 삶이고 살아가는 의미입니다. 오늘 하루가 소중한 이유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 인생의 한 번 뿐인 오늘 여러분은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Premium Chosun ☜       임재현 나누리서울병원 원장 nanoori1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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