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스크린 속 의학

31 엑스 맨

浮萍草 2014. 6. 3. 06:00
    자동차 운전석 목 받침이 낮아지면 큰일나는 이유
    블의 히어로들을 보면 그 풍부한 상상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벤져스와 엑스맨 시리즈를 통해 쏟아지는 캐릭터들은 우리 마음 속 가졌던 꿈들을 깨알 같이 풀어냅니다. 현실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것들이지요. 그러나 상상 속에서라도 그것을 실현해 내는 할리우드의 문화가 부러울 따름입니다. 우리는 왜 이러한 캐릭터를 만들어내지 못할까요? 아쉬운 마음입니다. 경직되고 창의성에 대한 배려가 없는 조직문화에 젖어있는 우리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아마도 주입식 교육,무조건 외우는 교육에 의한 독창적 사고의 결여에 의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엉뚱한 생각도 관심 있게 들어주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적 배려가 이러한 문화 산업의 원동력이 아닐까요? 브라이언 싱어의 화려한 귀환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영화 <엑스 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가 선보였습니다. 두 시간이 넘는 러닝 타임을 빽빽하게 채우는 세심함에 브라이언 싱어의 절치부심이 느껴집니다. 역시 엑스맨의 원조입니다. 이번 영화 <엑스 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에는 그야말로 모든 캐릭터들이 총망라 되는데 산만하지 않고 짜임새 있게 풀어가는 힘이 느껴집니다. 먼 미래, 돌연변이들을 제거하기 위해 과학자 트라스크가 만들어낸 로봇 센티넬은 그야말로 천하무적입니다. 정상적인 인간까지 통제하게 되어 지구는 그야말로 기계들에 의해 지배받는 디스토피아가 되어버립니다. 센티넬의 능력은 점점 강해져 엑스맨들이 당해낼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엑스맨들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과거를 바꾸려는 시도를 합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레이븐이 과학자 트라스크를 죽여 역설적으로 그의 연구가 지원을 받게 되었고 레이븐이 붙잡혀 그녀의 DNA로 센티넬 로봇이 더욱 강해졌기 때문입니다.

    프로페서X와 매그니토는 과거로 울버린을 보내 레이븐이 트라스크를 죽이는 것은 막게 하려고 합니다. 과연 과거를 바꿀 수 있을까요? 감독 브라이언 싱어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편집을 통해 엑스맨들의 고뇌와 역사를 밀도 있게 풀어갑니다. 장면 하나, 대사 하나에도 세심한 복선과 의미가 담긴 수작입니다.

    영화 <엑스 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에 나오는 다양한 돌연변이 엑스맨 중에 단연 인기 폭발인 캐릭터가 있습니다. 초음속으로 움직이는 퀵 실버입니다. 매그니토의 아들이라는 복선이 깔려있는데 퀵 실버가 매그니토를 구출해 나오는 신이 아마도 영화 <엑스 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의 최고의 명장면일 것입니다. 올드 팝 ‘time in a bottle’이 흐르는 가운데 초음속으로 움직이는 퀵실버를 슬로우 모션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두고두고 영화사에 회자 될 것으로 보입니다. 퀵실버는 항상 고글을 착용하는데 빠른 속도로 움직일 때 눈에 가해지는 자극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스카이다이빙을 할 때, 스키를 탈 때, 눈을 보호하기 위해 고글을 착용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고속의 바람 속에 있는 먼지 등의 이물질이 각막에 충돌할 경우, 각막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수술 시에 외과 의사와 수술 간호사들에게도 고글 착용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수술 중 혈액 등이 눈에 튀어서 감염을 일으킬 수 있고 고속으로 회전하는 기구들에서 나오는 이물질에 각막이 손상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그니토를 구해 나오면서 퀵실버는 매그니토의 뒷목을 잡습니다. 매그니토가 왜 그러느냐고 묻자, whiplash 때문이라고 합니다. 의학적인 부분까지 생각한 브라이언 싱어의 세심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입니다. 우리 몸이 갑자기 고속으로 움직이거나 고속으로 움직이다가 갑자기 정지할 경우 심각한 손상이 발생할 수 있는 부위가 있습니다. 바로 목입니다. 흔한 예로는 자동차 충돌, 추돌 사고를 들 수 있습니다. 빠른 속도를 움직이다가 갑자기 정지하는 경우, 몸은 시트에 고정되어있고 머리만 앞으로 쏠리면서 목이 꺾이게 됩니다. 마치 회초리같이 손잡이에 해당되는 몸은 잡아놓고 회초리의 끝인 머리가 흔들리는 것과 같아서 회초리 손상, whiplash injury라고 합니다. 근육이나 인대의 염좌로 인해 가벼운 목통증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심한 충격은 목 디스크 탈출이나 인대의 파열, 골절 같은 심각한 손상까지 유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후종인대 골화증이나 협착증의 기존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신경 손상으로 이어져 사지마비까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과거와는 달리 요즘의 자동차 시트에는 대부분 경추 보호대가 달려 나옵니다. 일명 헤드 레스트라고 하지요. 실제로는 머리를 쉬게 하는 기능이 아니고 목을 보호하는 장비입니다. 그런데 귀찮거나 혹은 뒷자리에서의 시야를 방해 한다고 높이를 낮추어 운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헤드 레스트가 지렛대 역할을 해서 더 큰 부상을 유발 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운전자나 동승자는 자동차에 탑승하면 안전벨트를 착용함과 동시에 헤드레스트 높이를 본인의 머리 높이에 맞추어 조절하는 습관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퀵 실버는 향후 어벤져스 2와 엑스맨 아포칼립스에도 나올 것으로 보이는 데 이번 영화 <엑스 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의 퀵 실버(에반 피터스)의 잔상이 너무 강하게 남아 다음 편의 감독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어떤 퀵실버의 캐릭터가 나올지 궁금한데요 의학적으로 본다면 눈을 보호하는 고글과 회초리 손상(whiplash)를 예방하는 튼튼한 목 근육은 반드시 필요할 것입니다.
    Premium Chosun ☜       임재현 나누리서울병원 원장 nanoori10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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