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쥑'이는 여의사의 행복처방

25 최후의 건강식단 ③

浮萍草 2014. 6. 21. 06:00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죽음은 자식의 죽음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절대로 잃지 않아요. 그들은 우리와 함께 합니다. 그들은 우리 생에서 사라지지 않아요. 다만 우리는 다른 방에 머물고 있을 뿐이죠. - 파울로 코엘료의《알레프》중에서 상은 가벼움과 무거움이 서로 경계를 불분명하게 하면서 섞여있다. 어떤 부분은 내가 그보다 가볍고, 어떤 부분은 내가 그보다 무겁다. 그렇게 어우러져서 세상은 보다 좋게 변한다. 그러나 ‘죽음이 다가오는 것’과 같은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사람들은 가벼움과 무거움의 그 경계선을 남김없이 드러낸다. 고함을 지르고 입원실 바닥에 소변을 누는 한 할아버지 때문에 사흘 밤낮을 지친 환자가 하소연을 했다. 할아버지의 간병을 하던 할머니는“환자가 뭐 병원에 자러 왔나요?”라고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그러면서 진정제도 못쓰게 하고 1인실로 가지도 않았다. 그런가 하면 12살짜리 뇌종양 환아(患兒)는 고소한 과자를 “아저씨, 빨리 나으세요”라고 하면서 환자들에게 나눠주었다. 한 신문기자가 말기 폐암환자에게 물었다. “인생의 선배로서 우리에게 해 주실 말씀이 없으신지요?” 후덕하게 생긴 그 환자는 가지고 있던 옷가지며 살림살이를 싹 정리할 정도로 죽음을 잘 받아들이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저는 그런 것은 선배가 되기 싫은데요”라고 쓸쓸하게 말했다.

    죽음이란 90살에 마음 독하게 먹고 준비해도 어려운 것이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맞닥뜨리는 죽음은 아무리 노력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일이다. 그러나 금숙·금자씨 자매는 남들보다 20년쯤 일찍 찾아온 운명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미숙씨도 온갖 정성에도 불구하고 먼저 떠나야만 하는 남편을 차분히 돌봤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죽음은 ‘나’나 ‘남편’의 죽음이 아니다. 자식의 죽음이다. 아이 엄마는 아이가 말기 뇌종양을 진단 받았을 때 이미 반쯤 죽었다고 했다. 나는 가족에게 드리워진 검은 그림자를 거두는 어떤 희망의 이야기도 뽑아낼 수 없다. 하지만 죽어가는 사람을 많이 돌본 의사로서 한 가지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어쩔 수 없이 먼저 떠나야 하는 사람은 남은 사람들의 걱정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나 때문에 끼니를 거를까봐 나를 잃은 슬픔으로 행여 병이라도 생길까봐 경제적으로 힘들까봐 등등 숱한 걱정을 몰래 했다. 임종실은 섞일 수 없는 삶과 죽음이 뒤엉켜져 있고 살아남은 이들은 비통함에 눈물을 흘리는 작은 방이다 그러나 그곳을 거쳐 간 사람들은 그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의 마음 속에 영원히 살아있다고 말한다.
    Premium Chosun ☜       김여환 대구의료원 완화의료 센터장 dodoy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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