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쥑'이는 여의사의 행복처방

26 최후의 건강식단 ④

浮萍草 2014. 6. 22. 06:00
    왜 건강에 지름길을 찾을까?
    
    3개월 남겨 놓고 백내장 수술한 덕수 할아버지
    "성형수술이라도 했나?’ 오랜만에 만난 대학 동창생 남옥이가 이런 표정으로 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대학교 때보다 살이 많이 빠졌다. 그것도 22㎏이나. 결혼할 당시 몸에 맞는 웨딩드레스가 딱 한 벌밖에 없을 정도로 뚱뚱했지만 지금은 누가 봐도 말라깽이다. 그래도 체질량지수(BMI:Body Mass Index)가 18.5이므로 저체중은 아니다.(참고로 정상체중의 BMI는 18.5~25이다.) 이렇게 되기까지 수년간 눈물이 핑 돌 정도로 노력을 했고 지금도 한다. 의사들이 말하는‘살빼기’ 원칙은 싱거울 정도로 간단하다. 움직인 만큼 먹는 것이다. 나는 아침식사 준비하기 전과 퇴근하기 전에 엉거주춤 앉았다 일어나는 스쿼트 운동을 50개씩 한다. 3분도 안 걸린다. 이틀에 한번은 3㎞ 정도 걷는다. 현미 채식으로 식단을 준비하고 고기는 가끔씩만 먹는다. 그 덕분에 부모님과 형제들은 당뇨병에 시달렸지만 나는 가까스로 피해 간다. 그러나 심각하게 체중을 줄인 비결을 말해주면“그냥 이대로 게으르게 살래요. 먹고 싶은 것 다 먹다가 조금 일찍 갈래요”라고 하거나 “스님처럼 80살까지 살기보다는 사업가로 70살까지 사는 것이 낫겠어요”라고 한다. 그러나 삶의 끝자락에서 선 사람들이 간절하게 더 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안다면 그토록 쉽게 말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오십까지 살면 오십까지 산대로 구십까지 살면 또 그 세월만큼 헤어지기가 서운하다. 손자 결혼식 때까지만 더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삶의 미련한 집착은 아니다. 현대의학은 세련된 학문이다. 흰자위가 샛노랗게 변한 말기 암환자인 덕수 할아버지에게도 광명(光明)을 찾아 주었다. 덕수 할아버지는 바로 코앞에 있는 것도 부옇게 보여서 백내장 수술을 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상복부에 통증이 생기고 황달이 왔다. 말기 담관암이었다. 백내장 수술을 미루고 대학병원에 가서 응급으로 담즙 빼내는 시술을 받아야만 했다. 덕수 할아버지가 호스피스 병동에 도착 했을 때 간절하게 원하는 것은 단 한번이라도 세상을 환하게 보는 것이었다. 목숨이 겨우 3달 남짓 남은 환자가 백내장수술을 하는 것이 의료의 낭비가 아닌지에 관한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의학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덕수 할아버지는 소원대로 피한방울 흘리지 않는 간단한 수술을 받고 남은 생애를 훤하게 살다가 떠났다. 우리는 발전된 현대 의학을 어디까지 적용할 것인가에 대해 신중한 결정해야 한다. 일본인의사 곤도 마코조는 그의 저서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에서 극단적인 충고를 멋모르고 했다. 그는 책에서“위암,식도암,간암,자궁암 같은 암은 방치하면 통증 같은 증상으로 고통스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설령 통증이 있더라도 모르핀으로 조절할 수 있다”라고 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 말은 틀렸다. 적절한 현대의학의 치료는 환자의 여명뿐만 아니라 통증까지도 없앤다. 겉으로 보기에 평범하게 치료해 보이는 환자들도 실은 목숨 걸면서 결정하는 일이다. 나는 죽기직전까지 의미 없는 현대의학의 치료에 매달리는 환자,근거 없는 대체의학에 비현실적인 희망을 걸고 있던 환자,그리고 현대의학을 송두리째 거부한 환자의 마지막을 돌봤다. 모두가 마지막에는 뼈저리게 후회했다. 솔깃해서 찾아낸 지름길은 되돌아 올 수 없는 먼 길이 되는 수가 있다.
    Premium Chosun ☜       김여환 대구의료원 완화의료 센터장 dodoy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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