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한국인의 마지막 10년

7 죽음 둘러싼 '유족 분쟁' 막으려면 "재산분배·연명치료 입장, 확실하게 문서로 남기세요"

浮萍草 2014. 6. 7. 06:00
    난달 2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가정법원. 
    두꺼운 조정실 문틈 으로 고성(高聲)이 새어나왔다. 
    상속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유가족들이 분을 참지 못하고 판사 앞에서 서로 목청을 높이고 있었다. 
    이런 풍경은 유산과 상속 문제를 다루는 서울가정법원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서울가정법원의 한 판사는"가족이 두 패로 갈려 위아래도 없이 육두문자가 오가는 일이 다반사"라며 "법원에서 어떻게 결론이 나든 가족들은 철천지원수가 된다"고 
    말했다.
    누구나 자신의 죽음은 인생의 아름다운 마무리가 되길 바란다. 
    하지만 현실에서 죽음은'분쟁 3종 세트'의 씨앗이 되기 일쑤다. 
    생전에는 부양과 간병을 둘러싸고 부모 자식 간에,그리고 형제간에 갈등이 벌어진다. 
    보건사회연구원의 2011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 9명 중 1명이 자살을 생각해봤고 이 중 15%가 가족 간의 갈등 때문이라고 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큰오빠가 부모님 재산을 받는 대신 잘 모신다고 해놓곤 방치하다시피 해 화가 난다'는 유의 하소연이 넘쳐난다.
    사망 직후에는 유가족들 간의 해묵은 감정이 빈소에서 폭발한다. 
    지난해 통일교 문선명 총재가 사망한 뒤 형제들이 아예 빈소를 따로 차렸다. 
    '없는 집'이라고 이런 다툼이 없는 것도 아니다. 
    윤승진 변호사(법무법인 현인)는"간병 부담 등이 늘면서 갈수록 없는 집도 십원 한 장까지 더 받겠다고 싸울 때가 많다"고 했다.
    장례 이후에는 유산 분배를 둘러싸고 다툼이 시작돼 이 중 상당수가 법정까지 간다. 
    대법원에 따르면 상속 재산 분할 소송은 2007년 219건에서 2011년 527건으로 5년 만에 2.4배가 됐다. 
    상속자가 자기 몫만큼의 유산을 받지 못했을 때 다른 상속자를 상대로 유산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유류분(遺留分) 소송 역시 2007년 284건에서 2011년 471건으로 
    66% 급증했다.
    죽음을 둘러싼 분쟁이 일상화된 이유로 경제난,고령화,전통적 가족 관계의 해체 등 다양한 원인이 꼽힌다. 
    손봉호 나눔국민본부 이사장은"자식을 너무 오냐오냐 키우다 보니 자식은 '부모가 나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은연중 부모의 죽음마저 수단으로 인식한다"고 
    했다. 
    부모들 스스로 자녀 교육을 잘못한 탓이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쟁을 막기 위해서는 부모가 자신의 죽음을 미리 준비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재산 분쟁을 막는'유서'와 자신의 연명 치료 여부를 스스로 결정하는'사전의료의향서'다. 
    스스로 의사 표현을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오기 전에 '나는 나의 마지막을 이렇게 장식하고 싶다'고 미리 써놓는 문서다. 
    담당 의료진과 가족들이 이를 바탕으로 환자의 뜻에 따라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 공동 대표인 손명세 연세대 보건대학원장은"현재 민간 운동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정부에서 연명 치료 중단 결정과 관련한 입법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지금까지 2만여명이 의향서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내가 떠난 뒤 가족들이 다투지 않게 하는 요령… 프리미엄조선(premium.chosun.com)에서 내려받으세요
    
    Premium Chosun         김수혜 사회정책부 기자 goodluc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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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좁고 부족한 호스피스, 호텔 같은 장례식장… 죽고나서야 '사흘 호강'
    [체면치레하려 거창한 장례식… 납골당 안치후 연락두절도] 14만여명 잠든 서울 승화원… 납골당 관리비 9% 체납상태 지방 추모공원은 더 심각
    ▲ 외롭고 힘든 마지막 - 죽음을 앞둔 환자는 과연 알까.
    가족들은 생전에는 환자의 부양과 간병 문제로,사후에는
    유산 문제로 법정 소송을 벌이기도 한다.사진은 서울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잃은 환자가 의료 기기에
    의지해 연명하고 있는 모습(맨 위).발 디딜 틈 없는
    장례식장-장례를 마치면 유족 간의 감정 다툼이 본격적
    으로 시작되기도 한다.최근 5년간 상속재산 분할 소송도
    급격히 늘었다.사진은 서울의 한 추모공원에서 유족들이
    고인의 관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가운데).몇 년 후…
    납골함에 붙은 미납 딱지 - 고인이 떠난 지 한참 뒤에도
    유족들끼리 묘지 관리비,납골당 관리비를 두고 다툼을
    벌이는 경우가 흔하다.지난 1일 경기도 파주시 서울시립
    용미리 추모공원에 관리비 납부를 촉구하는 딱지가 덕지
    덕지 붙어 있다(맨 아래).
    오종찬 기자·성형주 기자·오종찬 기자
    대석 서울대 의대 교수는 평생 암 연구에 매달렸다. 세상에 할 일이 남은 사람들이 해골처럼 마른 채 가족 이름을 부르다 숨이 끊어지는 장면을 수없이 봤다. 그는"대한민국 참 이상하다"고 했다. "장례식만 성대하고 그 앞뒤는 허술하기 짝이 없어요. 환자가 죽기 전까지는 푸대접하고 죽고 나서'고인'이 되면 그때부터 호강시켜요. 학회 하러 외국 나가도 우리 빼고 이런 나라 없어요." 서울대병원 병상은 본원·보라매병원·분당병원 세 곳 합쳐 3664개다. 호스피스 병동은 본원에만 있고 규모도 작다(290㎡·88평·27개 병상). 임종실도 딱 하나다. 서울대병원을 찾은 말기 암 환자가 이 방을 차지하고 남보다 조용하게 숨을 거둘 확률은 말 그대로'로또'다. 반면 장례식장은 대규모다. 세 곳 합쳐 빈소가 36개다. 가장 넓은 곳(495㎡·150평)은 호스피스 병동 전체 넓이의 두 배 가깝다. 대통령이 국빈 만찬 여는 청와대 영빈관과 같은 넓이다. 영결식장 이용료,시신 안치비,음식비 빼고 기본 사용료만 하루 355만원씩 사흘에 1065만원이다. 이 돈이면 말기 암 환자가 서울 시내 최고급 호스피스 1인실에서 한 달간 지낼 수 있다. 가장 좁은 빈소(40㎡·12평)도 3일분 기본 사용료(59만원)가 중급 요양 병원 한 달 입원비 수준이다. 이 대학 암통합케어센터 윤영호 교수는"본원 입구 장례식장을 지나 출퇴근할 때마다'영리사업은 병원 바깥에 나가서 하고 특급 호텔 뺨치는 저 건물에선 죽어가는 사람을 한 명이라도 더 돌봐야 하는 것 아닌가' 회의가 든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장례식이 끝나면 고인에 대한 관심이 차게 식는 경우가 많다. 취재팀이 서울시립승화원 납골당을 둘러보니 장미꽃과 편지 다음으로 자주 보이는 게 어른 손바닥만 한 공문이었다. '관리비 체납 안내문.조속한 시일 내에 봉안관리비를 납부해 주시기 바랍니다.' 승화원 직원이"사실 이런 거 붙여도 별 소용 없다"고 했다. "가족이 와서 봐야 말이죠. 아예 성묘를 안 오는 사람들이 많아요. 전화번호 바꿔서 연락도 잘 안 돼요." 승화원에 잠든 고인은 9월 말 현재 14만7993명. 이 가운데 건수로 따지면 7115건, 액수로 따지면 전체 관리비의 9%가 체납 상태다. 또 다른 직원이"우린 그래도 서울에서 가까워 관리비 납부 상태가 좋은 편"이라고 했다. 지방으로 가면 아예 버려지다시피 한 추모공원도 있다.
    ㆍ'○대학 총동문회' '○교회'.
    빈소 앞 화환에 달린 리본을 빼면 고인이 생전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짐작할 만한 단서는 무엇 하나 없었다. 빈소 넓이(290㎡·88평)와 하루 대여료(199만2000원)로 미루어 자식들이 성공한 것 같다는 게 다였다. 자녀의 지인들로 보이는 40~60대 조문객 60여명이 80대 할머니 영정 앞에 절을 한 뒤 접객실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모둠전·나물무침·수육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고인과 아무 상관없는 얘기를 20~30분쯤 나누다 늦기 전에 총총히 돌아섰다. 취재팀이 이틀간 서울 강남·강북 주요 종합병원 장례식장을 돌아보는 동안 이와 크게 다른 광경은 볼 수 없었다. 벽지 색깔과 바닥 마감재 화환 리본에 적힌 기관 이름과 직책 정도가 약간씩 다르긴 했다. 결국 네 글자로 요약하면 '고인(故人) 실종'이었다.
    ㆍ"얼마짜리 효자인가요?"
    광주광역시에 사는 강정미(가명·48)씨는 지난 3월 시어머니 장례를 치르면서 몇번이나 곤혹스러워했다. 장례식장 매니저가 관과 수의를 보여주면서 깜짝 놀라게 비싼 제품으로 기를 죽인 뒤 그다음으로 비싼 물건을 보여주면서"아까 그건 너무 비싸고 이 정도는 해야 뒷말이 안 나온다"는 얘기를 슬쩍 섞었다. "가장 좋은 관은 250만원대인데 그건 너무 비싸니 170만원 정도 하는 향나무 관이 적절하다고 하고,수의도 더 비싼 게 있지만 150만원 하는 삼베 수의가 적당하다는 식이었어요. 관과 수의로만 350만원이 든다는 얘긴데 그 돈이면 저희 부부 한 달 수입이에요." 화장(火葬)을 할 텐데 꼭 그런 고급 관과 수의를 써야 할까. 왜 유족은 '마지막 효도'라는 표현에 그토록 맥을 못 출까.
    전문가들은 "당장 경황이 없을 뿐 아니라 고인이 아직 살아 있을 때'어떤 장례식을 원하느냐' 터놓고 얘기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가족이라고는 하지만 서로가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고 살아왔기 때문에"저 집은 자식들이 참 잘됐다" "부모에게 최선을 다하더라"는 소리를 남들 입으로 꼭 듣고자 한다.
    ㆍ장례는 성대하고 추모는 빈약

    장례가 체면의 영역이라면 묘지는 진심의 영역이다. 경기도 고양시 서울시립승화원 본관. 나무들 사이로 지상 2층,지하 1층 규모의'승화원 추모의 집'(985㎡·298평)이 서 있었다. 2m 높이 벽에 가로·세로 30㎝ 크기의 정사각형 납골함이 천장부터 바닥까지 여섯 줄씩 차곡차곡 배열되어 있는데 대여섯 기마다 한두 개씩 '납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승화원은 5년에 한 번씩 관리비를 받는다. 분묘 관리비는 5년에 14만~19만원,납골당은 5년에 10만~18만원이다. 관리비가 밀리면 직원들이 분묘에는 흰 깃발을 꽂아두고 납골당엔 '납부 안내문'을 붙인다. 관리비가 밀린다고'무연고자'처리하거나 다른 데로 옮겨 묻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승화원이 지금처럼 시민들에게 관리비를 받기 시작한 건 1996년부터다. '최고참 체납자'라고 해봤자 17년차고 체납 액수도 분묘나 납골당 1기인 경우 100만원이 채 안 된다는 얘기다. 승화원 직원이"액수가 큰 것도 아닌데 그것 좀 밀렸다고 가족의 묘를 파낼 수도 없고, 애로가 많다"고 했다. 그나마 승화원은 유족이 자주 찾는 곳이다. 시골 선산과 묘지 중에는 이미 어디까지가 무덤이고 어디까지가 흙더미인지 모를 곳도 많다.
    Premium Chosun         김수혜 사회정책부 기자 goodluc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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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장례 간소하게" 事前장례의향서 전국 1만명 동참
    령 전문가 단체인 한국골든에이지포럼(회장 김일순)은 지난해 11월부터"내 장례는 이렇게 치러달라"고 미리 정해두는'사전(事前) 장례의향서'작성 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전 장례의향서는 부고(訃告) 범위,장례 형식,부의금·조화(弔花)를 받을지,염습·수의·관 선택,화장·매장 등 장례 방식과 장소 등을 미리 적어놓아 자녀들에게 전하는 
    문서다.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률이 74.0%를 보일 정도로 매장 문화는 급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장례문화가 여전히 사자(死者)에 대한 추모는 뒷전인 데다 허례허식이 많기 때문에 미리 자신의 장례를 간소하게 치러달라고 후손들에게 당부하는 
    문서를 남기자는 취지에서 이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사전 장례의향서 작성에 대한 노인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변성식(59) 한국골든에이지포럼 전문위원은"올해에만 40여 차례 강의를 통해 노인들에게 사전 장례의향서 작성 필요성과 방법을 알렸는데 큰 호응을 보이고 있다"
    고 말했다. 
    강의가 끝나면 대부분 참석자가 사전 장례의향서를 작성하고 친구나 이웃들에게까지 권하겠다며 의향서를 더 달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골든에이지포럼은 SK그룹과 보건복지부 후원으로 올해 서울·부산·대구·대전·울산·창원·문경 등에서 11회에 걸쳐 사전 장례의향서에 대한 강의를 했다. 
    이 강의로 장례의향서 4400여장이 나갔고 우편 등으로 발송한 의향서가 3000여부 골든에이지포럼 홈페이지를 통해 자발적으로 의향서를 내려받은 건수가 4116건
    이다. 
    1만명 넘는 사람이 사전 장례의향서 작성에 동참한 셈이다.
    골든에이지포럼 이광영 상임이사는"국가적으로 허례허식을 줄이자는 운동이기 때문에 공공기관들이 참여하면 확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remium Chosun         김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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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세상을 떠난 뒤 남은 가족들끼리 다투지 않으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선 현명하게 미리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은 채 자식들 손에 맡겨뒀다가 남은 자식들끼리“내가 더 고생했다” “나한테 더 많이 물려주고 싶어하셨다”고 다투는 집이 많습니다. 
    반대로 부모가 섣불리 몽땅 물려줬다가 제대로 효도도 못 받고 재산만 날리는 경우도 왕왕 벌어집니다.
    
    ― 아무리 열심히 유언장을 작성해도 집주소가 빠지면 무용지물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유산·상속 전문 윤승진 변호사(법무법인 현인 대표)가 올바른 유언장 작성 요령을 알려드립니다. 
    이번 기회에 본인 의사를 확실히 밝히는 방법을 익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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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는 평소에 “편안하게 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자식들이“무조건 1초라도 더 사시게 하겠다”며 온몸에 주렁주렁 호스를 달게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부모는 조금이라도 오래 살고 싶은데, 자식들이 그런 줄 모를 수 있습니다. 손명세 연세대 보건대학원장이‘사전의료 의향서’쓰는 방법과 조언을 알려드립니다.
    ▲ 사전의료의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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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emium Chosun         박순찬 산업부 기자 ideac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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