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비아그라가 바꾼 세상'

2 '말못할 고민'이 '치료하면 낫는 질병'으로

浮萍草 2014. 3. 18. 10:34
    고개 숙인 성(性), 당당해지다
    출시 후 5년만에 병원 찾는 발기부전 환자 35% 증가
    무리 가까운 사이라 하더라도 성(性)은 누구에게나 조심스러운 대화 주제다. 
    특히 남자에게 있어서 발기가 안 된다는 고민을 털어놓는 것은 본인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일 뿐만 아니라 성적 능력을 넘어 사회적으로 무능한 남성이라고 낙인 
    찍히기 십상이다. 
    이처럼 발기부전은 의리를 외치는 남자들 사이에서도 감춰야 하는 비밀일 뿐 아니라 부부 사이라도 열어볼 수 없는 판도라의 상자와 같았다. 
    실제로 발기부전을 처음 알았을 때 배우자와 상의한 남성의 비율이 단 3%에 불과했다는 조사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영화 <관능의 법칙> 장면 중에서

    하지만 최근에는 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바뀌었다. 성에 대한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할 수 있는 보다 개방적인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며 TV에서도 성에 대해 솔직하고 유쾌하게 풀어내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 모두가 꺼려하던 성에 대한 이야기 특히 발기부전에 대한 이야기를 음지에서 양지로 이끌어낸 1등 공신이 바로 ‘비아그라’다. 비아그라 출시 이후 발기부전은 감춰 야만 하는 혼자만의 비밀에서 치료하면 나아지는 질환으로 인식이 바뀌었다. 이는 비아그라 출시 5년만에 발기부전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평균 35% 가량 증가한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과거에는 발기부전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와 마주했을 때 곤란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환자가 본인의 상태를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였는데 대다수 환자가 증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증상에 대해 말하는 환자 역시 당시 상황(?)을 묘사하는 것에 그쳤다. 하지만 비아그라 임상 시험을 통해 개발된 발기강직도지수(EHS, Erection Hardness Score) 덕분에 이제는 발기 정도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진단이 가능해졌다. 발기강직도지수는 유럽 비뇨기과협회 연례회의에서 발표된 지수로 발기 강직도의 정도를 보다 명확하게 평가하고 최적의 치료를 하기 위해 마련된 도구다. 총 4단계로 구분되며, 음경이 커지지만 강직하기 않은 1단계 음경이 강직해지나 삽입할 만큼 충분하지 않은 2단계 음경이 삽입할 수 있을 정도로 강직해지나 완전히 강직하지 않은 3단계, 음경이 완전히 강직하고 견고한 4단계로 자신의 발기 상태를 예측해 발기강직도지수를 말하게 된다. 이러한 측정 지표를 사용함에 따라 증상을 고백하는 환자도 4단계로 간단히 자신의 증상을 말할 수 있게 되어 과거처럼 부끄러워하는 경우가 크게 줄었고, 전문의 들도 환자와 편안하게 진료를 할 뿐 아니라 성공적인 발기부전 치료로 이끌 수 있게 됐다. 즉 비아그라가 만들어 놓은 도구로 발기부전이 단순히 숨겨왔던 ‘증상’에서 당당하게 치료받는 ‘질환’으로 인식이 바뀐 것이다. 하지만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일부 환자는 발기부전 치료제를 처방 받아 안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도 정작 복용해야 할 때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바로 파트너의 눈치 아닌 눈치 때문이다. 발기부전에 대한 담론이 양지화됐다고 하더라도 아직까지 발기부전 치료제를 먹는 남자에 대한 인식은 좋지 못하다. 따라서 공공연하게 약을 먹는 시간을 내는 것 파트너에게 약을 먹는 모습을 보이는 건 쉽지 않다. 이런 환자의 고충을 반영해 출시된 것이 필름형 발기부전 치료제이다. 특히 15년간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 받은 비아그라의 명성을 이어 출시한 필름형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엘은 비아그라와 같은 성분이면서 필름 제형으로 지갑에 넣고 다닐 정도로 휴대가 용이하다. 물 없이 입에 ‘쏙’ 넣을 수 있어 파트너에게 복용 사실을 노출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환자에게 각광받고 있다.
    비아그라 광고 이미지.

    발기부전은 이미 질환을 넘어 남녀의 삶 모두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진다. 즉, 치료의 개념이 발기부전 증상을 개선시키는 것을 넘어 삶의 질을 높이는 것까지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상적인 성(Ideal Sex)’을 주제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발기 강직도가 4단계 이상의 남성은 자신의 삶 전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39% 가량이었다. 그러나 발기강직도 3단계 남성은 29%만 그렇다고 답변했다. 즉, ‘단단한 남성’일수록 삶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이야기다. 또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confidence)에 대해서도 발기강직도 4단계의 남성 55% 이상이 자신감이 높다고 평가한 반면 3단계의 남성은 자신감이 높다고 평가한 비율이 23%에 불과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여성들도 상대방의 발기 정도에 따라 자신감이 달라진다는 사실이었다. 4단계 파트너를 둔 여성의 44%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높다고 답했고 3단계 파트너를 둔 여성은 35%가 그렇다고 답해 상대적으로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발기부전은 남성의 삶에 대한 만족도 및 자신감 등을 넘어 여성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방증이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걸렸다고 자책하며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고민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발기부전 역시 마찬가지다. 무능한 남성이라 발기부전이 찾아온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질환 중 하나일 뿐이다. 특히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중년 남성이라면 발기부전 발병 가능성이 높다. 만약 아직 발기부전으로 고민하는 남성이 있다면 고개를 숙인 채 혼자 고민할 것이 아니라 병원을 찾으라 조언한다. 같은 고민을 가진 전세계 4천만 명이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해결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Premium Chosun ☜       문두건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 dgmoon@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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