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火 클리닉

6 화를 참고 참으면 암이 될 수도

浮萍草 2014. 3. 13. 11:04
    시대는 좋아지는데 왜 분노와 화병은 늘어날까?
    자기표현 강조하는 시대추세가 분노 증가의 원인
    병 진료를 20년 가까이 하면서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화병 진료를 처음 시작한 1990년대 말 ‘참고 참아서 생긴’ 화병에 대한 처방으로 “참지 말고 삽시다”라고 상담을 했었는데 이제는‘화가 치밀어 올라 생긴’화병,웬만
    하면“참고 지냅시다”라고 열변을 토하게 되었습니다. 
    화병 진료 초창기 한 기자분의 이야기가 아직도 선명합니다. 
    “시대가 바뀌면 화병은 없어질 질병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20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화병은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더구나 형태가 바뀌면서 더욱 거칠어지고 병리적인 양상이 뚜렷해지는 병으로 말입니다.
    시대는 좋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왜 분노는 점점 많아지는 것일까요? 
    화병은 줄지 않고 더 심각해지는 걸까요?
    화병을 유발하는 첫 번째 감정인 분노는 이전에 그렇게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외부 자극에 따라 분노가 나타나고 또 그 분노는 불같이 즉각적이고 순간적이어서 타 버리고 나면 사라지는 그런 정서로 알려져 있지요. 
    그냥 참던가, 눈 한번 질끈 감고 시간을 보내고 나면 사라진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대책이 없이 분노 상황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의 심리적 상담과 행동 수정이 치료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실제 1990년대 말까지 화병 이외에 주목 받는 질병조차 별로 없었습니다. 
    그냥 화풀이가 필요한 정도로 치부되기도 하였지요. 
    또 실제 잘 해결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분노가 반복이 되면 정신적인 증상 뿐 아니라 신체 증상 그리고 신체 질환으로 이행된다는 보고 들이 속속 나오면서 분노를 질병을 일으키는 감정으로 다루게 되었지요. 더구나 분노 폭발과 같은 행동적인 문제가 주목을 받게 되었고 이 분노의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면 사회적 문제까지 발생한다고 걱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화를 꾹꾹 참으면 어떤 병이 걸릴까요? 참는 것에 익숙해지게 되면 어떤 것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없이 체념하게 되는 우울증을 유발하지요. 화날 일이 언제든 일어날 것 같은 걱정이 반복이 되면 불안장애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물론 분노를 삭이면서 생각이 많아지면 불면증도 생기고, 여기 저기 아픈 동통장애도 생깁니다. 여기까지는 감정의 문제, 정신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감정의 문제는 바로 신체 증상과 질병으로 연결이 됩니다. 화를 참아가는 과정에서 심장에 부담을 주고 혈압을 끌어올리게 되면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에 영향을 미치며 참다가 폭발하는 경우에는 뇌졸중을 유발하게 되지요. 참고 참아서 암이 걸렸다는 가설도 최근에는 의학적으로 규명이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분노의 영향으로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기 때문에 더 이상 분노가 그저 스쳐가는 감정으로 치부 되지는 않으며 만병의 근원으로 설명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질병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화병이 연결 고리가 됩니다. 과거, 분노가 어떻게 나타났었나요? 참는 것이 미덕이던 시절의 분노는 저항이었고 어쩔 수 없이 드러내야 하는 감정이었습니다. 이혼이 금기시 되어 오던 시절 그저 참는 것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었습니다.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면서 3년은 보내야 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세월이 3년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10년, 20년이 지속되었지요, 그래서 병이 걸린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결을 위해 나오는 분노는 격려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잘 하셨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라도 해야 속이 좀 시원해지지요.” 자신의 분노를 드러내는 것이 힘들었던 시절 말 한마디를 꺼내는 것도 힘들었던 시절의 분노는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분노는 어떤가요? 분노는 자기주장의 하나이고 때로는 권위의 상징으로 자신의 힘을 드러내는 것으로 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고 분명하게 표현하라는 교육을 열심히 듣고 있습니다. 그래서 분노를 내지 못하는 사람은 힘이 없는 사람 때로는 잘못이 있는 사람으로 취급받기도 합니다. 회사에서 일을 실수할 때 그저 묵묵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우울하여 눈물이라도 흘리는 사람은‘찌질한 사람’이 되고 화를 내면서 억울해하고 분해하는 사람은 앞으로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격려를 받고 있기도 합니다. 불안하고, 우울하고, 자숙할 마음은 분노를 통해 딛고 일어서야 한다고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우리의 모습을 한 번 더 봅시다. 누구는 슬픈 감정을 분노로 표현합니다. 시험에 떨어진 재수생은 슬픈 감정을 억울함에 실어서 화를 냅니다. “왜 내가 떨어졌어? 말도 안 돼!” 걱정과 두려움을 가지고도 분노로 표현합니다. “세상이 너무 힘들어. 내가 꼭 복수하고 말거야!” 심지어는 기쁜 감정조차 분노로 표현되는데 “봤지 내가 할 수 있다고 그랬잖아.” 왜 분노가 이렇게 표현이 되는 것일까요? 분노가 가장 강력한 감정이기 때문입니다. 자기표현을 강조하고, 때로는 권장하고, 심지어 용납하는 이 시대 모든 감정이 가장 격한 감정으로 드러내야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은 분노 이외에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나요?
    Premium Chosun ☜       김종우 경희대 한의과대 교수 aromaq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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