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火 클리닉

4 불면-불안-허무감은 화병 탓? 우울증 탓?

浮萍草 2014. 2. 27. 06:00
    의과 대학을 졸업하고 한방병원에서 수련을 마치고 전문의로서 대학교수로서 20년이 넘어가는 요즘도 저에게 가끔 이런 질문이 들어오기도 합니다.
    “한방에도 정신과가 있나요?”
    “한의원에서도 상담을 받을 수 있나요?”
    그래요. 
    저는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이고 물론 한의원에서는 정신적인 어려움에 대하여 상담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의사로부터 정신적인 불편함 때문에 상담을 받아보시면 큰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화병클리닉이라고 보드가 붙어있는 우리 과 앞에서 환자들은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화병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안도감을 가지기도 합니다. 
    그동안 우울증이라고 진단을 받고 도리어 마음이 우울해졌는데 이렇게 화병이라고 진단을 받으니 우울증을 떨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양방에서는 우울증, 한방에서는 화병이라고 하니 헛갈린다고도 합니다. 
    양방의 정신과와 한방의 정신과를 비교할 때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우울증’과 ‘화병’에 대한 비교입니다. 
    똑같은 증상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양방에서는 우울증으로 진단하고 한방에서는 화병으로 진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울증과 화병은 때로는 따로따로 나타나기도 하고 (우울증이 심해져서 화병,화병이 심해져서 우울증),때로는 같이 나타날 때도 있습니다(우울증+화병). 
    아래의 표에서 보는 것과 같이 증상의 차이점이 많은 것 같지만 이 증상 역시 상황에 따라 변화를 가져와서 때로는 우울증의 증상 때로는 화병의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기본적으로 양방의 우울증은 그 원인을 스트레스와 함께 이로 인하여 변화되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 이상으로 보고 이와 동반된 사고 감정 및 행동 문제를 고려 하여 진료를 하게 됩니다. 치료에 있어서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정상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약물요법과 감정,생각,행동 등을 수정하는 인지행동요법 등이 정신요법으로 활용됩니다. 최근에는 천연물을 활용한 약물이 개발되고 있으며 또 명상 같은 방법들을 인지행동요법과 통합하여 치료하는 모델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방의 화병 역시 그 원인은 스트레스와 이에 따른 기의 변화,그리고 이와 동반된 신체적인 증상과 체질적 취약성을 고려하여 진료를 하게 됩니다. 치료에 있어서는 ‘화’로 인하여 변화된 신체 양상을 조절하는 것을 1차적 목표로 하여 약물요법과 침요법이 활용되며 체질적인 문제를 고려한 상담과 자기조절 능력을 함양하기 위한 명상 및 기 훈련 등이 시행됩니다. 최근에는 심리학적 개념이 결부된 기질 및 성격을 체질과 통합하여 상담을 하며 심리기법들이 적용되어 역시 통합적 모델의 치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서로의 진료에 대하여 정의를 내리다 보면 차이점이 많은 것 같지만, 그만큼 유사점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지, 각 분야의 이론적 배경으로 인하여 치료적 방법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마저도 최근 동향은 서로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활용한 통합적인 진료의 모습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마음 챙김 명상에 기반을 둔 인지행동치료 (MBCT : Mindfulness-based cognitive therapy)’ 같은 프로그램은 정신의학적, 동양학적 측면이 어우러진 프로그램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의학에서 정신과의 특징은 무엇일까? 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한방정신과의 치료 원칙이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입니다. 한의학 분야의 정신의학에서의 특징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자기 치유력을 극대화하여 건강을 회복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분야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흔히 한의학하면 떠오르는 ‘보약’에 대한 생각도 한방정신과에 적용이 됩니다. 정신을 건강하기 위한 보약이 바로 그것입니다. 조금 덜 예민하고 또 쉽게 반응하지 않도록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신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이 모색됩니다. 가지고 있는 증상을 검토하고 특성을 추출하여 이에 대한 처치가 들어갑니다. 화병 환자에게 필요한 화의 조절이 바로 그렇습니다. 직접적으로 불을 꺼주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 되는 것입니다. 자기 치유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알아가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자신이 어떤 체질인지 알아가면서 취약성을 보충하고 체질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상담이 진행됩니다. 치료를 위해서 자신이 스스로 노력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흔히 명상이나 기 수련 같은 경우가 그런 경우에 해당합니다.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자신의 정신력을 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수련이 필요한 것입니다 한의학은 동양학 가운데 질병과 건강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의학입니다. 그런데 그 밑바탕에는 동양학의 인문학적 특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한의학이 정신의학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그런 이유이기도 합니다.
    Premium Chosun     김종우 경희대 한의과대 교수 aromaq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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