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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가습기?" 살균제만 안 쓰면 겨울철 건강 지킴이

浮萍草 2014. 1. 3. 06:00
    울에 때 이른 첫 눈이 내렸다. 
    추운 겨울로 접어들면서 난방기 뿐만 아니라 건조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가습기를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 
    하지만 2011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일명 ‘가습기살균제 사건’에 대한 불신과 공포 때문에 국민들의 가습기 기피현상은 여전하다. 
    그 때로 되돌아 가보자. 
    가습기살균제(세정제)로 인해 폐손상증후군(기도 손상, 호흡 곤란과 기침 급속한 폐 손상 등의 증상)을 일으켜 영유아 아동 임신부 노인 등 120여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ㆍ가습기는 위험하고 나쁘다?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손상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잇단 사망사건은 2011년 4월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급성호흡부전 임산부 환자가 입원했다가 일부 사망에까지 이르자 해당 의료기관의 신고로 임산부 7명과 남성 1명 등 8명에 대한 역학 조사가 진행됐다. 그해 8월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도 원인 미상의 폐 손상 원인이 가습기살균제(세정제)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해 유수 언론의 보도가 빗발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급기야 정부에서는 가습기살균제의 사용 자제와 판매 중단 회수 권고를 내린다. 이후 11월에는 인체독성을 공식 확인했다. 가습기살균제 논란이 발생한 지 17개월이 지난 2012년 12월 정부는 민관 공동 추천으로 폐손상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손상 여부와 질환 정도를 조사 중이다. 올해 5월까지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 의심사례가 400건을 넘어섰고 가습기 사용이 많은 겨울로 접어들면서 가습기 공포심과 회피현상은 올해도 현재 진행형이다. 대한 민국 국민들의 머리 속엔 “가습기는 위험하고 나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ㆍ환자들 “가습기 쓰다 죽을 수도 있는데 어떻게 쓰냐”
    이 사건 이후 진료 현장에서도 가습기 때문에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건조하고 차가운 겨울엔 의료기관에서도 환자들 적절한 습도 유지를 위해 가습기 사용을 권장하는데 그 말을 듣자마자“가습기 사용하다 죽은 사람도 있는데 어떻게 쓰냐” 며 고개를 흔들기 일쑤다. 심지어 심각한 코막힘 때문에 코 수술을 받은 후 습도유지를 위해 입원실에 비치된 가습기를 틀면 대번에“꺼달라”는 환자도 종종 있다. 그야말로 ‘가습기 노이로제’다. 하지만 각종 뉴스에 보도되는 것만큼 가습기 자체가 위험하고 나쁘다는 것은‘오해’다. 결론부터 말하면 살균제만 쓰지 않으면 가습기는 안전하고 겨울철 건강관리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금까지 확인된 가습기살균제 관련 사망사고를 보면 원인은 가습기 자체가 아니라 가습기살균제로 밝혀졌다. 즉 살균제 없이 깨끗하게 청소가 잘 된 상태에서 물만 넣어 사용하는 경우엔 위험하지 않다. 특히 요즘 같은 계절엔 실내습도를 유지해 우리 코가 마르지 않고 촉촉하게 유지하는데 가습기만큼 편리한 것도 없다. 잎이 넓은 식물을 키우거나 젖은 수건이나 빨래를 걸어두는 것도 좋지만 가습기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다.
    살균제만 안쓰면 가습기는 안전하다/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제공

    ㆍ건조한 환경 때문에 비염, 축농증 등 증상 악화
    그렇다면 건조한 환경은 왜 나쁠까. 콧속의 습기는 섬모운동에 가장 중요하며 습기가 없어 마르고 건조한 경우에는 섬모운동의 정지로 인해 청소기능도 못하고 점막 상피세포에 세균과 바이러스가 침투해 쉽게 염증이 발생한다. 술 마신 다음날 감기에 잘 걸리는 것도 알코올이 코 목 기도의 점막을 건조시키기 때문이다. 코 목 기도의 내부 점막은 외부 공기의 이물질을 걸러내고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막아주는데 콧속 점막이 마르면 이물질에 저항하는 능력이 떨어져 감기에 쉽게 걸리고 비염이나 축농증 증상도 악화된다. 코의 점막은 항상 촉촉한 상태인데 이것은 콧물이 적시고 있기 때문이다. 콧물에는 면역글로불린 등의 항체물질이 함유돼 있으며 이러한 물질은 바이러스 같은 감염에 대응하는 일종의 방어와 살균작용을 한다. 그래서 겨울철 건강을 위해“가습기를 쓰지 말자”는 것보다는“현명하게 쓰자”에 한 표 던진다. 구석구석 닦기 어렵고 매일 물 갈아주기 힘든 번거로움은 있지만 숨쉬기 힘들고 코맹맹이 소리 내며 환자로 지내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않을까 싶다. 가습기살균제는 독(毒)이지만, 살균제 없는 가습기는 든든하고 필수적인 겨울철 건강 지킴이다.
    ㆍ가습기 깨끗하고 현명한 사용법
    가습기를 현명하게 사용하려면 무엇보다 가습기의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자칫하면 가습기가 커다란 세균 분무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사용 시 주의점이 몇 가지 있다. 비법은 아니지만 놓치지 말고 새겨야 할 사용법들을 소개한다. 첫째, 끓여서 식힌 물이나 정수한 물을 사용하고 하루 사용한 뒤 남은 물은 반드시 버린다. 물은 공기 중에 방치되면 세균이 번식하는 등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가습기 급수통은 청소 후 반드시 완전 건조시킨다. 가습기 청소를 아무리 깨끗이 해놔도 잘 말리지 않으면 헛수고다. 직사광선에 건조시키면 살균효과도 있으므로 도움이 된다. 아울러 겨울철 촉촉한 코 건강을 위해서는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고 아침저녁으로 코 세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미지근한 생리식염수를 일회용 주사기에 30~50cc정도 담은 후 한쪽 콧구멍을 통해 조심스레 밀어 넣어 반대쪽 콧구멍으로 흘러나오도록 한다. 건강하고 촉촉한 코. 가습기를 무작정 멀리하는 것보다는 현명한 대처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 가습기 물 교환요령
    1. 하루 한번 물통의 물을 1/5정도 넣고 충분히 흔들어 2회 이상 헹궈준 후 물을 넣는다. 2. 가습기 안에 물이 남아 있더라도 하루가 지난 물은 새 물로 교체한다. 3. 진동자 부분의 물은 가습기에 표시된 배출구 쪽으로 기울여 모두 제거한다. ☞ 가습기 세척요령
    1. 가습기를 세척하기 전 손을 깨끗이 씻는다. 2. 진동자 부분과 물통은 이틀마다 부드러운 스폰지나 천으로 닦아주고 1주일에 한 번은 중성세제로 세척한다.(중성세제 이용 시 세제가 남지 않도록 3회 이상 헹군다). 락스, 비누, 알카리성, 산성 세제 및 기름성분이 있는 유기 세제를 사용하면 안 된다. 3. 진동자 부분 - 물통과 함께 반드시 진동자도 세척해야 하며, 세척 후 세제성분이 남지 않도록 진동자 부분을 키친타올이나 부드러운 천으로 깨끗이 닦는다. 4. 물통 부분 - 부드러운 솔이나 천으로 깨끗이 세척한다. 가습기를 2~3일간 사용하지 않고 방치한 경우 반드시 물통과 진동자 부분을 세척하여 사용한다. - 가습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물통과 진동자 부분의 물을 제거하고 건조한 상태로 보관한다 5. 분무유도관 및 분출구 세척 - 분무유도관이나 분출구도 일주일에 한번 씩은 솔이나 천으로 깨끗이 닦아준다
    Premium Chosun     이상덕 하나이비인후과병원장 lsd134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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