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심장박사 의 심장 이야기

돌연사 원인의 90%는 심장

浮萍草 2014. 1. 2. 06:00
    화 버킷리스트(The Bucket List, 2007)를 보면 얼마 남지 않은 삶의 끝에서 평생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는 두 주인공의 일화들이 나온다. 
    노년의 마지막에 ‘나는 누구인가’를 정리하는 모습은 언제보아도 잔잔한 감동을 준다. 
    그런데 삶의 의미를 생각하기는 커녕 버킷리스트를 쓸 여유도 주지 않는 죽음이 있다. 
    바로 ‘돌연사’이다. 
    심장 질환에 대한 강의를 할 때면 청중 가운데 가까운 지인의 돌연사를 경험한 사람이 다수인 경우가 많다. 
    그 동안 우리는 느끼지 못했지만 현대인에게 드리워진 돌연사의 그림자는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ㆍ돌연사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이 주요 원인
    돌연사란 일반적으로 원인이 되는 질병이 나타난 후 1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것을 말한다. 주요 원인으로는 심장질환 그 중에서도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관상동맥질환은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관리를 해야하는 질환으로 이에 대해 조금만 이해를 하고 노력하면 돌연사의 위험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관상동맥질환에는 대표적으로 협심증과 심근경색이 있다. 우선 협심증은 심장을 먹여 살리고 있는 혈관인 관상동맥에 동맥경화가 진행되고 점차 좁아져서 문제가 되는 현상이다. 관상동맥을 포함한 모든 동맥은 내막 중막 외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장 중요한 내막이 여러 가지 이유로 손상되고, 손상된 내막을 통해서 백혈구와 나쁜 콜레스테롤이 침투하게 되어 염증을 일으키거나 쌓여서 궁극적으로 혈관을 좁아지게 한다. 이렇게 혈관이 어느 정도 이상으로 좁아진 상태가 협심증이다. 휴식하고 있을 때와 같이 심장이 안정적인 상황에서는 심장근육 전체에 충분히 피를 공급할 수 있다. 그러나 운동을 하거나 산에 오를 때처럼 심장근육에 피가 많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고속도로의 병목현상이 일어나듯 심장근육이 원하는 만큼의 피를 보낼 수 없어 이에 따른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ㆍ 가슴이 아프면 협심증 원인인 동맥경화 의심해야
    협심증의 증상은 주로 가슴부위의 불편감, 즉 흉통으로 나타난다. 협심증으로 인한 흉통은 대개 2~5분정도 지속되며 하던 일을 중지하면 없어지기 때문에 쉽게 의심해 볼 수 있다. 흉통은 대개 가슴뼈를 중심으로 나타나는데 개인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어금니가 아프다고 느끼거나 턱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일단 배꼽 위로부터 나타나는 모든 통증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렇게 관상동맥이 좁아진 협심증은 몸의 상태에 따라 순식간에 완전히 막힐 수 있는데 이렇게 혈관이 갑자기 막힌 상태가 급성 심근경색증이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혈류가 완전히 막히거나 심각하게 혈관이 좁아져 심장근육이 죽어가는 것으로 극심한 통증을 수반하며 악성부정맥이 나타나 돌연사를 일으키게 된다. 갑작스런 흉통이 십 수분이상 지속되면 급성심근경색을 강력하게 의심할 수 있으며 즉시 응급실로 가야한다. 우리나라는 오랜 기간 정부와 의료기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급성심근경색의 치료수준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해 왔다. 그 결과, 현재 어느 병원이나 세계적인 치료수준과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을 일으키는 관상동맥의 동맥경화 현상은 만성적인 염증이 진행하는 과정이다. 2002년 뉴욕타임즈 에서는 커버스토리로 만성염증으로서의 동맥 경화증을 매우 상세히 소개하였는데 의료인이 아닌 대중이 보는 매체에서 다루어질 정도로 동맥경화증은 상식이 되었다.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우리도 반드시 알고 있어야할 것이다.
    ㆍ고지혈증·고혈압·당뇨·흡연 등 위험요소 관리하면 돌연사 예방 가능
    동맥경화의 원인은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흡연 등의 지속적인 자극에 의해서 혈관의 내막이 손상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며 이들을 협심증의 위험인자라고 부른다. 다시 말하면 많은 사람 중에서 협심증의 후보를 고르라고 한다면 위의 위험인자만 물어봐도 된다는 말이다. 위험인자 중 한 가지가 있다면, 건강한 사람의 2배 모두 있으면 8배로 협심증에 걸릴 위험도가 높다. 또한 돌연사하는 사람의 반 이상은 이전에 어떤 증세도 경험하지 않는데 이들 대부분은 위의 위험인자를 하나 이상 가지고 있는 경우이다. 따라서 위험인자의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심혈관 질환과 관련된 기본적인 건강검진은 간편하고 빠르다. 간단한 혈액검사 이외에 통증을 유발하는 검사도 없다. 따라서 협심증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거나 흉통을 경험한 경우 반드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갑작스러운 지인의 사망소식을 들을 때마다 심장전문의로써 당황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때론 응급실을 찾은 환자의 심장상태가 악화될 때‘조금이라도 빨리 병원에 왔다면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느낄 때가 많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돌연사를 100%퍼센트 예방할 수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몸 상태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언제라도 찾아올 수 있는 무서운 병에 대한 그리고 사랑 하는 가족들과 건강한 웃음을 오래오래 간직하기 위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Premium Chosun         임도선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과장 dslmd@kum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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