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한자 실전인문학

<5> 제 1장 한자개론 문자의 발명 = 개념의 정교한 기호화

浮萍草 2013. 7. 11. 09:45
    한자는 무엇인가? - 사고방식의 차이
    4) 사고방식의 차이 종 미술품 감상을 위해 전시관에 들리곤 합니다. 풍경화를 볼 때면 현장감이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없이도 작가의 의도를 짐작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추상화를 볼 때는 작가의 설명이 없이는 무엇을 표현하려 했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의 한자와 오늘 우리가 접하고 있는 한자의 차이가 그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자는 상징화된 문자체계이기 때문에 만든 사람들의 생각을 읽어내지 못하면 무엇을 나타내려 한 것인지 잘 알 수가 없습니다. 한자의 실체를 알아보려면 먼저 한자를 만든 옛 사람들의 사고하는 방식을 알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들의 방식으로 사고하고 그들의 방식으로 기호를 보면 비로소 기호들의 체계와 질서 즉 한자의 실체가 보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제 한자를 만든 옛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그 생각을 어떻게 기호화 했는지 알아보기로 하겠는데 그에 앞서 생각이 말로 표현되는 말의 기호화에 대한 사례를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ㅎ+ㅏ+ㄴ : 초성, 중성, 종성 순으로 의미의 구체적 진행 순→ㅅ+ㅜ+ㄴ : 초성, 중성, 종성 순으로 위에서 아래로 흐름 自→丿+日=白+一 : 위 하늘에서 세상으로 내려옴 愛→爫+冖 +心+夂 : 위에서 아래로 아래로 개념의 흐름 耿→耳+火 : 좌우 두 의미의 결합 俯→亻+广+亻+寸 : 안에서 밖으로 의미의 확산 이 예를 보면 한글이나 한자나 모두 개개의 획들이 가진 의미들을 순차적으로 결합하여 하나의 개념을 나타내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나타내기 위해서는 우선되어야할 일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기초적인 개념의 기호화라고 할 수 있으며 사람이 나타내려는 대상은 주로 자신이 속해있는 세상 (世上)이 그 세상의 온갖 관계(關係)에 대한 정서(情緖)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정전제(丁田制)가 ‘井’자 모양으로 토지를 나누어 주위의 토지는 개인에게 분양하고 중앙의 하나는 공동으로 경작하여 납세하도록 했던 것처럼 세상 또는 세상 으로부터 느끼는 정서를 개념화하여 영역별로 구획하고 각각의 영역에 기호(記號)를 부여하면 복잡하고 까다로운 개념들을 간단한 몇 개의 기호로 쉽게 처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념 간 가감(加減)이나 승제(乘除)도 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인류가 이룩한 발명은 이루 다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있습니다만 그중에서도 생명을 존중하고 인간의 삶의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한 소위 ‘문명 (文明)’적 요소라면 단연코 ‘개념(槪念)이나 정서(情緖)의 기호화’ 즉 문자(文字)의 발명을 꼽겠습니다. 5천년의 세월에도 불구하고 한자와 한글의 쓰임이 여전하다고 하는 것은 ‘기호화’의 작업이 얼마나 정교하게 이루어졌으며 체계화된 구조인지를 말해준다고 하겠습니다.
    Whantimes         조옥구 한자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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