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한자 실전인문학

<4> 제 1장 한자개론 여제 측천무후의 이름이 사장된 까닭은?

浮萍草 2013. 6. 27. 22:33
    한자는 무엇인가? - 원형을 잃어버린 한자
    
    3) 원형을 잃어버린 한자
    론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한자 이전에 모든 문자는 사회적으로 약속된 ‘기호체계’입니다.
    기호마다 특정한 의미와 대응관계를 설정하고 어떤 기호는 어떤 의미로만 사용키로 약속한 것이 ‘문자’인 것이며 한자는 바로 그런 문자 가운데 하나입니다. 
    따라서 한자가 만들어지려면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라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런 까닭에 모두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 기호체계는 ‘쉬워야 한다’는 조건이 따르게 
    되는 것입니다.
    부동산을 사고 팔기 위해서 또는 보험을 들거나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당사자간에 계약을 하게 되는데 만일 계약내용에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부분들이 내포되어 
    있다면 그 계약은 성사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하나의 문자가 생성되어 살아남기 위해서는 쉽고 단순해야한다는 조건이 전제되는 것입니다.
    더구나 사회적 약속이란 구체적인 계약 당사자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공감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자’도 문자라는 점에서 보면 처음에는 결코 어렵지 않았을 것입니다.
    만일 처음부터 어려웠다면 문자로 살아남기 어려웠을 테니까요.
    이런 일화가 있습니다.
    당(唐)나라에 측천무후(則天武后)라는 여제가 있었습니다.
    명예욕이 높았던 무후는 문자를 만들었다는 옛 성인(聖人)과 같이 될 욕심으로 자기도 자기만의 문자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明’자와 ‘空’자를 합해서 ‘曌’자를 만들어 자기 이름자로 쓰고 백성들에게도 쓰기를 강요했습니다.
    ‘曌’자는 ‘공증의 해와 달과 같이 세상을 비춘다’라는 의미에서 ‘비칠 조’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여제의 폭정에 시달린 백성들이 여제의 사후 아무도 이 글자를 쓰는 사람이 없어 결국 ‘曌’자는 사장되고 맙니다.
    이것은 우리가 서명으로 사용하는 일명 ‘싸인(sign)’의 경우를 생각해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개인의 서명 중에는 정말 멋있어 보이는 것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문자’로 발전하지 못하는 까닭은 그것이 극히 개인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기만 아는 자기만의 기호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그렇기 때문에 문자로 발전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 사례만으로도 문자는 원래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겠지요.
    그런데 우리의 한자는 왜 이렇게 어렵기만 한 것일까요?
    한자는 왜 이렇게 21세기 첨단의 과학시대를 사는 어린이들을 힘들게 하는 것일까요?
    도대체 무엇이 원인일까요?
    
    Whantimes         조옥구 한자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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