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경전 속 불교식물 이야기

<13> 현겁에 나타난 부처님 나무들

浮萍草 2013. 7. 25. 07:00
    “시리수 아래서 깨달음 얻은 가섭불…”
    우리나라 자귀나무와 유사한 시리수 나무
    류손불(拘留孫佛, Krakucchanda)은 바라문 종족으로 성(姓)은 가섭(迦葉)인데 인간의 수명이 4만세일 때 안화성(安和城)에서 태어나 시리수(尸利樹) 또는 시리사수(尸利沙樹) 아래서 성불했다고 한다. 시리사수는 콩과 식물인데 우리나라에도 있는 자귀나무와 가까운 식물로 꽃의 색깔만 다를 뿐 유사한 식물로서 학명은 ‘Acacia sirissa’ 또는‘Albizzia lebbek Mimosa sirissa’이다. 이 나무는 열대와 아열대 지방에서 자생하거나 혹은 널리 재배되고 있으며 영명으로는 ‘Lebbek Tree’,‘Flea Tree’,‘Frywood, Koko’라고도 한다. 재미있는 명칭으로 ‘Woman’s tongues Tree’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바람이 불 때 콩과 식물인 이 나무의 꼬투리에서 씨앗들이 매우 요란한 소리를 내며 터지는 것을 여인들의 수다스러운 혀에 비유한 재미있는 표현이다. 과거칠불 중 여섯번째 부처, 가섭불 콩과 식물…아열대 지방 널리 자생 고대 인도에서 중요한 비중 차지해
    이 나무의 크기는 18m에서 30m에 이르며 흰색의 향기로운 꽃이 피는데 15~30cm의 꼬투리 안에 6개에서 12개의 씨가 들어 있다. 씨앗은 사료로 쓰기도 하지만 커피나 차 대용으로 이용하기도 하며 수피는 비누로서도 이용하기도 한다. 이 나무가 고대 인도로부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는 시리사나무의 목재가 Albizzia,Kokko,Lebbek 등으로 부르며 선박을 건조하거나 가구재, 장남감 등에 널리 쓰이기 때문이다. 이 시리사나무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자귀나무(일명 합환수 (合歡樹), 학명 Albizia julibrissin, 영명 Silktree Mimosa, Pink Siris)와 같은 종류의 나무인데 이름에서도 볼 수 있듯 시리사수는 꽃이 흰색에서 연황색이며 자귀나무는 붉은 색 계열이다. 우리나라의 자귀나무는 그 껍질을 합환피(合歡皮)라 하여 한약재로 사용하는데 혈액순환과 신경 안정에 효과가 있으며 임파선염 등의 치료제와 구충제로도 이용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나무를 합환수(合歡樹)부르는 것은 밤이면 잎이 오므라들어 서로를 포옹한다고 하여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하며 이 나무를 정원에 심어놓으면 부부금실이 좋아진다는 속설도 있다. 물론 자귀나무와 비슷한 나무인 시리사수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식물학적으로 보면 이러한 현상은 이 나무의 잎이 밤의 수분증산을 억제하기 위하여 잎을 접는 자연 현상일 뿐이다. 현겁의 네 부처 중 구류손불은 시리사수 아래서 성불을 하였다면 나머지 세 부처는 어떨까. 가섭불과 석가모니불의 깨달음의 현장에 함께 있었던 식물은 각각 니그로다와 삐빨라수인데 이전에 다루었던 보트리와 반얀나무가 그것이다. 가섭불은 과거칠불 중 여섯 번째 부처이며 현겁(賢劫) 천불(千佛) 중 세 번째 부처이다. 산스크리트어로, 카쉬야파 부다(Kasyapa-Buddha)이며 음역하여 음광불(飮光佛)이라고 한다. 이 부처님은 2만 명의 제자를 두었다고 하는데<열반경>에서는 각덕비구가 수행하여 성불한 뒤 가섭불이 되었다고 하며 어린 나이 임에도 불구하고 신통력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며 석가를 향하여‘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자문(咨問)하고자 합니다’라고 말한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이 곧 가섭이라고도 한다. 현겁 부처 중 나머지 한 부처가 구나함모니불인데 이 구나함모니불이 깨달음을 얻은 나무는 우리 불자들조차 많이 잘못 알고 있는 나무인 우담바라이다. 우담바라는 영서화 혹은 기공화라 부르는 뽕나무과의 나무로 무화과를 연상하면 이해가 쉬운 나무이다. 이 나무에 관해서는 다음 회에서 상세히 다루기로 한다. 구류손불의 성도수인 시리사수는<승천왕반야바라밀경><불설다라니집경><증일아함경><장아함경><금광명최승왕경><대반열반> 등에서 그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다.
    불교신문 Vol 2866    민태영 한국불교식물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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