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경전 속 불교식물 이야기

<14> 우담바라

浮萍草 2013. 8. 1. 07:00
    “우담바라 필 때 구나함모니불 깨달음에 이르다”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우담바라.
    나함모니불은 과거칠불 중 다섯 번째 부처이며 현겁 천불 중 두 번째 부처님이다. 산스크리트 카나카무니(Kanakamuni)를 음역하여 나함(那含) 구나함 가나가(迦那伽) 가나가모니(迦那伽牟尼) 갈락가모니 (갈諾迦牟尼)라 하고 금선인(金仙人) 금색선(金色仙) 금유(金儒) 금적(金寂) 금적정(金寂靜)으로 의역하는데 구나는 금(金) 모니는 선(仙)의 뜻이며 몸이 금색인 까닭에 금색선이라 부른다고 한다. 오잠바라나무 혹은 우담바라(Ficus glomerata) 아래에서 성도하셨는데 구나함모니불은 현겁 중에 출현하셨기 때문에 인도에는 이 부처님의 유적으로 알려진 것이 많다. 우담바라는 불교를 종교로 한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바르게 알아야 할 나무인데 오잠바라 또는 우담바라는 뽕나무과의 늘푸른 큰 나무인 ‘우담화’다. 불자 조차도 우담바라를 풀잠자리 알이라고 알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이 나무의 학명은 ‘Ficus glomerata’ 또는‘Ficus racemosa’로 영명으로 ‘Cluster Fig’인데 말 그대로 주렁주렁 송이송이 달린 무화과라는 의미이며, 영서화, 기공화라고도 한다. 3000년 마다 핀다는 전설 뽕나무과 ‘늘푸른 큰나무’ “상서로운 일이 생길 징조”
    전설에 의하면 이 나무의 꽃은 3000년에 한 번 피고 이 꽃이 피면 여래(如來)나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나타난다고 한다. 은화식물(숨은 꽃)인 이 꽃이 사람들에게 보이면 상서로운 일이 생길 징조라고도 하였으며 석가가 아난다에게‘여래 삼 십 이상을 보는 것은 우담발화가 3000년 만에 나타나는 것을 보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연화면경)고 하였고 이 나무의 꽃이 매우 희귀하며, 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들어 부처님의 설법을 듣는 것이 어지간한 인연이 아니면 듣기 어렵다는 사실에 빗대어 설명하기도 한다. 즉 단순히 상황 설명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무의 생태와 습성을 불교적 이론에 적용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불교의 밀교 경전에서는 이 나무가 주술성을 가진 나무로 여겨 이 나무를 태워 기우제를 올리기도 하였으며 열매를 먹기 때문에 과수로 취급하기도 하고 목재는 건축재로 쓰고 잎은 코끼리의 사료로도 이용한다. 뽕나무과인 우담바라는 어떻게 생겼을까? 지름이 약 3cm 정도인 이 나무의 열매는 익으면 황색으로 변하며 달고 맛있는데 이는 우리가 먹는 무화과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무화과가 꽃이 있지만 꽃이 없다는 의미의 무화과라 부르는 것처럼 우담바라도 그러한데 무화과는 정말 꽃이 없을까? 그렇지 않다. 무화과의 꽃은 꽃의 받침이 비대해진 형태의 부분(우리가 열매라 부르는 것)안쪽에 있다. 결국 열매는 꽃 덩어리인 셈인데 그러면 그 속에 있는 무화과 꽃은 어떻게 수정을 해 종족을 번식시키는 걸까? 답은 무화과 말벌에 있다. 무화과와 무화과 말벌은 흥미로운 공생관계이다. 무화과는 무화과 말벌에게 꿀과 자손 번식의 터를 제공하고 무화과 말벌의 암컷으로 하여금 부지런히 꽃가루를 몸에 묻혀 여기 저기로 다니며 수정을 하게 한다. 놀라운 사실은 말벌이 활발히 수정을 도와주지 않으면 무화과 종류들은 열매를 떨어뜨려 말벌들의 자손들이 죽도록 놔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화과 말벌의 수컷은 무엇을 할까? 무화과 말벌 수컷은 암컷과 달리 덜 큰 개체처럼 날개가 없는데 그들의 역할은 단지 알을 낳고 무화과 종류의 수정을 도운 암컷이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구멍을 내는 것뿐이라고 한다. 우담바라는 밖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꽃의 속성 때문에<법화경>뿐아니라<법화의소><혜림음의><불본행집경><연화면경> <무량수경><대보적경><화엄경><중아함경>등 여러 경전 속에서 매우 드물고 귀한 것을 묘사할 때 인용하고는 한다.
    불교신문 Vol 2868    민태영 한국불교식물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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