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경전 속 불교식물 이야기

<12> 과거칠불과 나무들

浮萍草 2013. 7. 18. 07:00
    “비바시부처님(毘婆尸佛), 파탈라 나무 아래서 성불하다”
    비바시불의 파탈라 나무
    거칠불이 석가(釋加) 이전에 이 세상에 출현하였다고 하는 일곱 부처를 이르는 말임은 익히 아는 사실이다. 과거칠불의 의미는 교리적으로 진리를 깨달은 자가 모두 부처가 될 수 있다는데서 과거칠불과 함께 현재불 미래불의 사상이 발전 하고 이러한 사상은 대승불교의 사상적 연원이 되기도 하는데 그 일곱 부처가 득도를 한 나무나 식물 또한 일곱가지다. 석가모니부처님의 득도수는 전편에 다뤄진대로 삐빨라수(인도 보리수)다. 과거 장엄겁(莊嚴劫)에 나타난 부처는 비바시불(毘婆尸佛),시기불(尸棄佛),비사부불(毘舍浮佛)의 세 부처이고 현재 현겁(賢劫)에 나타난 부처는 구류손불(拘留孫佛),구나함모니불(拘那含牟尼佛),가섭불(迦葉佛),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 등의 네 부처이다. 먼저 비바시불(毘婆尸佛)은 과거칠불 중 첫 번째 부처로,산스크리트어로 Vipasyin인데 산스크리트 비파신(Vipasyin)을 음역하여 비바시불(毘婆尸佛) 비발시(毘鉢尸) 빈바시(頻婆尸)라 하고 의역하여 승관불(勝觀佛) 정관불(淨觀佛) 변견불(遍見佛) 종종견불 (種種見佛)이라고도 부른다. 능소화과 속하는 키 큰 낙엽수 자주빛깔에 향기 좋다고 기록 인도 고대의학, 약리효과 두각
    과거의 부처 시대로 갈수록 인간의 수명이 길어 첫 번째 부처인 비바시불(毘婆尸佛)이 출현하였을 때의 인간 수명은 8만4000세였다 고 하며 이는 불교에서 겁(劫)을 말할 때 사람의 수명 8만4000을 기준으로 삼는 연유이기도 하다. 한편 석가모니불이 삐빨라수(인도 보리수) 아래서 깨달음을 얻으신 것처럼 이 비바시불은 파탈라(Patala)나무 아래에서 성불을 하셨다고 하는데 그 나무는 능소화과의 키 큰 낙엽수이다. 학명은 ‘Bignonia suaveolens’이고 발달라(鉢怛羅)라고 음역되어 있으며 중엽수(重葉樹)라 번역된다. 이 식물의 꽃 모양은 우리 주변에서 6~8월경에 피는 능소화를 연상하면 된다. 대장경 사전에는 이 나무가 자줏빛이며 향기가 좋다고 기록되어 있고 인도의 자료에서는 영명이 ‘Fragrant Padri Tree’고 꽃이 핑크빛이라 되어 있는데 일부 기록에는 이 나무가 노란색이라 기록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노란색의 꽃은 같은 능소화과의 ‘Bignonia colais’로 영명이‘Yellow Snake Tree’며 여기서 다루는 파탈라와 그 모양은 같으나 종이 다른 꽃이다. 둘을 혼용하여 쓰기도 하지만 Patala의 원뜻이‘pink’라는 의미라는 기록이 있는 점으로 미뤄보아 여기서 이르는 파탈라는 핑크 내지 연한 보라색의 꽃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그러나 둘 다 산스크리트어로는 파탈라 나무이다). 파탈라는 인도나 말레시아 등 동남아시아는 물론 열대 히말라야 등에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는데 고대 인도로부터 인도의 귀족 들이 붉은 빛의 파탈라 주스를 마셨다는 기록도 있고 여성들의 목에 두르는 갈란드에도 이용되었다고 한다. 인도의 고대 의학 서적인 아유르베다에서도 매우 중요한 약리효과를 지닌 식물로 기록하고 있고 수피와 잎과 씨, 꽃 등 여러 부위가 약으로서 활용된다. 시기불(尸棄佛)은 과거칠불 중 장엄겁 두 번째 부처이며 산스크리트로는‘S´ikhi-Buddha’인데 뿐다리카 즉 연꽃(Nelombo nucifera) 아래서 깨달음을 얻어 중생을 교화하였다고 한다. 이 뿐다리카는 일반적으로 흔히 보는 연꽃을 이른다 (경전 속에는 파드마,우발라,니로발라 등 여러 이름을 가진 다양한 종류의 연꽃과 수련들이 등장한다). 연꽃 이야기는 추후 불교를 대표하는 꽃으로서 다루기로 한다. 장엄겁의 세 번째 부처인 비사부불 (毘舍浮佛)은 산스크리트어로 ‘Visvabhi’ 또는 ‘Visvabhuk’으로 석가모니가 열반에 드셨던 때의 나무인 사라수(Shorea robusta) 아래에서 성불하였다고 하니 열반수가 어떤 부처에게는 득도수가 되고 득도수가 또 어떤 부처에게 는 열반의 나무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파탈라 나무에 관한 내용은<최승왕경><대반열반경><대반열반경><법화경><증일아함경><대보적경>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불교신문 Vol 2864    민태영 한국불교식물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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