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경전 속 불교식물 이야기

<10> 빔바

浮萍草 2013. 7. 4. 07:00
    32상(相)의 붉은 입술에 비유
    부처님 붉은색을 띤 빔바
    처님은 무우수 아래서 태어나셨다. 염부수 아래서 득도의 길을 여셨으며 보리수 아래 길상초에 앉으셔서 마침내 깨달음을 얻으셨고 그 가르침을 죽림정사에서 처음 펼치셨다. 그 가르침은 <패엽경>이라는 이름의 다라수에 새겨져 중생들에게 전해지기에 이른다. 이후 중생들은 이 스승을 향해 여러 경전을 통해 그 분의 용모가‘32상(相) 80종호(種好)’를 구족하셨다 칭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32상 80종호는 오랜 수행의 결정체로 부처님 자신은 32상 80종호로 모습을 바꾸려 애쓰시지는 않았으며 중생들 스스로가 부처를 바라보고 상을 만들어 놓은 중생들의 시선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중생들은 이렇게 이름지어진 부처님의 형상을 통해 부처님의 진리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님 제자 중에서 마하가섭이 이 중 일곱 가지를 갖추었다고 전해지며, 오늘날 티베트에서 도 달라이라마의 후계자를 뽑을 때 이 32상을 참고로 한다고 한다. 32상을 더욱 세분하여 설명한 것이 80종호인데 종호는 본래 석가모니 부처님보다 과거 부처님을 묘사할 때 많이 쓰였다.(과거 부처님과 떠나는 식물 이야기는 후에 다루기로 한다). 수박·참외 속해 있는 박과식물 열대 아프리카, 아시아 원산 정원 울타리.정원용으로 사용 항산화 물질 베타카로틴 풍부 약리적 측면 다양한 용도 사용
    <중아함경(中阿含經)>과 <방광대장엄경(方廣大莊嚴經)> 등에서는 32상 80종호에 대해 부처님을 형상화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부처님의 독특한 용모를 이르는 말이라 하였고 부처님의 훌륭한 용모는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다겁생에 걸쳐 쌓은 선근과 보살행의 결과로써 나타난다고 규정하였으며 이 길상을 갖춘 사람이 세속에 있으면 위대한 전륜성왕이 되고, 출가하면 부처님이 된다고 이르고 있다. 부처님 용모의 특징을 설한 부분은 경전마다 조금씩 다른데 이처럼 특별한 상을 지칭하는 특상관(特相觀)은 인도의 베다 시대부터 있어온 관상에서 유래하였으며 인도의 특상관이 불교에 수용되어 부처님의 위대함을 신체적 특징으로 나타낸 것이 32상 80종호인 것이다. 이제 그 안에 있는 식물들을 찾아보자. 먼저 32상에서 부처님의 붉은 입술을 묘사한 식물이 있다. 그 식물은 빈바(binbha) 또는 빔바(bimba)라 부르며 빈파(頻婆)라 한역되는데 영명으로‘Ivy gourd Tindora (Coccinia grandis)’ 라 부르는 식물이다. 빔바는 먹고 나면 입술이 새빨갛게 변하고 익은 열매 역시 붉기 때문에 부처님의 입술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빔바는 수박과 참외가 속해 있는 박과(科)의 식물로서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른 열대 아프리카와 아시아 원산의 식물인데 아름다운 흰 꽃 때문에 종종 정원 울타리나 조경용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동남아시아에서는 어린 순이나 과실을 식용으로 한다. 빔바는 비타민 A와 C 특히 항산화 물질인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며 약리적 측면에서도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데 인도 등지 에서 이 식물의 뿌리와 잎의 즙은 당뇨병 치료에 잎들은 피부 트러블을 치료하는 찜질제로 쓰이고 변비 해소에도 이용된다. 그러면 빔바 외에 32상 80종호 속에 등장하는 식물들은 몇 가지나 될까? 부처님의 붉은 입술에 비유한 빔바와 함께 부처님의 흰 손과 발은 백련화(白蓮華)에 비교하였고 부처님의 흰 이는 동남아시아 어느 곳이든 부처님 전에 꽃 공양으로 올리는 재스민(경전 속에서는 종류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부른다)과 비교한다. 특히 보리수 이야기에서 다룬 니그로다 역시 부처님의 반듯하고 좌우로 균형감 있는 몸매를 지칭하는 식물로서 등장하기도 한다. 여러 경전에서 다뤄지는 32상 80종호의 내용이 조금씩 차이가 있고 부처님께서 구족하신 32상 80종호가 비현실적이라거나 과도한 찬탄이라는 생각 대신 외모를 바꿀 만큼의 경지에 이르신 깨달음의 깊이와 위대함에 대해 깊이 새겨보는 것이 불제자인 우리의 몫일 것이다. 이 32상 80종호와 관련해서<중아함경>11권과 <과거현재 인과경>1권,<불본행집경>9권,<방광대장엄경>3권.<대승백복상경>, <대승백복장엄상경>등에 구체적으로 정리되어 있으며<금광명경>의 ‘참회품’과<금광명최승왕경>의 ‘시방보살찬탄품’ 등 많은 경전에서 거론되고 있다.
    불교신문 Vol 2860    민태영 한국불교식물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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