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경전 속 불교식물 이야기

<7> 사라수

浮萍草 2013. 6. 13. 07:00
    “사라수숲에서 부처님 열반…사라수 꽃비 우수수”
    처님이 쿠시나가르의 말라족이 사는 사라수 숲에서 열반에 드시려 하신다. 
    아난다에게 머리를 북쪽으로 둘 수 있도록 사라수 두 그루 사이에 침상을 마련하도록 이르신다. 
    부처님은 이 침상에 오른쪽 옆구리를 아래로 향하게 하신 후 발을 겹쳐 올린 후 열반에 드시는데 그 때 사라수 꽃이 피어 부처님의 
    몸 위를 덮듯 쏟아진다.
    그런데 왜 사라쌍수라 부를까? 
    이유는 이 나무가 동서남북에 2개씩 서 있었기 때문이다. 
    한 쌍씩 서 있었던 나무 중 동쪽의 한 쌍은 상주(常住)와 무상(無常)을, 서쪽의 한 쌍은 진아(眞我)와 무아(無我)를, 남쪽의 한 쌍은 
    안락(安樂)과 무락(無樂)을, 북쪽의 한 쌍은 청정(淸淨)과 부정(不淨)을 상징한다고 한다.
     
    3대 성수(聖樹)
    부처님 탄생한 무우수 깨달음 얻을 때 보리수 열반의 나무 사라쌍수
    이 나무는 부처님이 탄생하신 때의 무우수와 깨달음을 얻으신 보리수와 더불어 3대 성수(聖樹)라 부른다. 불교식 장례 때 제단에 지화(紙花)를 장식하는 것도 부처 입적 때의 이 사라쌍수 꽃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또한 사라수는 석가모니 부처님에 있어서는 열반의 나무이지만 과거칠불 중 세 번 째 부처님이신 비사부불에게는 보리수(깨달음의 나무)가 되고 있다. 부처님이 열반에 드신 곳이며 불교의 4대 성지인 쿠시나가르는 인도 최대 주인 우타르 프라데시 주(Uttar pradesh)의 고라고푸르 (Gorakhpur) 로부터 동쪽으로 54km에 위치한 카시아(Kasia)시 근교에 있는데 1876년에 성지가 발굴되었고 1956년 부처님 열반 2500년을 기념해 열반당이 새로 복원되어 많은 순례자들을 맞고 있다.
     
    ▲ (左) 사라수 꽃.   ▲ (右) 사라수 수형
    이 나무가 속한 이우시과(二羽枾科)혹은 이엽시과 (二葉枾科)는 주로 열대 저지대 우림에 자생하는 나무들인데 사라수 속(屬) ‘Shorea’라 부르는 종류만도 196종이나 된다. 사라는 산스크리트의 살라(sala)에서 나온 말이며 ‘단단한 나무’라는 뜻으로 인도에서는 이 나무를 신성한 나무로 여기고 있으며 주요 산림식물의 하나로 인도에서는 비교적 흔한 나무이다. 사라수의 잎은 말의 귀처럼 생겨 이 나무를 마이수(馬耳樹)라 부르기도 하는데 벼과 식물들과 같이 짠 잎들은 1회용 그릇으로 팔리기도 한다. 3월에 연한 노란색의 꽃이 피는 이 나무는 단단해서 좋은 질의 목재로 활용되며 수피에 상처를 내면 수지인 다마르(dammar)가 나오는데 이것은 래커와 리놀륨을 만드는 원료로 쓰이고 열매는 먹을 수 있다. 수형도 아름답고 웅장해 가로수로 심기도 한다. 그러면 사라수의 꽃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왜 캐논 볼 트리(cannon ball tree)가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사라수라 알려져 있는 것일까? 캐논 볼 트리라 부르는 나무가 있다. 이 나무는 학명이 Couroupita guianensis 이고 동남아시아의 불교국가들에서는 이 나무를 사라수(Sal tree)라 부르며 귀하게 여기고 있다. 산스크리트어 ‘살라’서 유래 ‘단단한 나무’ 뜻…印 신성시 동남아 사라수 ‘캐논 볼 트리’ 부처님 열반수와는 다른 種
    그러나 이 나무는 레키티스과(오예과) 식물로 이엽시과인 Shorea robusta 와는 다른 식물이다(두 나무 모두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과의 식물이라 참 생소하다). 그런데도 불교국가들인 태국을 비롯해 많은 동남아 국가들이 이 나무를 사라수라 부르며 성스럽게 여기고 사원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나무이다. 왜 그럴까? 강렬한 향기를 가진 이 꽃은 꽃의 잎이 고대 인도 신화 속 영적 동물인 ‘Naga’ 의 머리 부분 모양이나 상징물과 유사하기 때문인데 뱀의 머리를 7개 가진 영물이라는 Naga는 인도 신화에서부터 불교에 이르기까지 수호신처럼 등장하는데 불교에서는 불법을 수호 하는 8대 용왕으로 일컬어진다 하니 이 나무가 불교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은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다. 동남아시아의 성지순례 길에서 이 나무를 만나면 사라수라 부르며 신성하게 여기는 뜻은 이해하되 부처님이 열반에 드실 때 꽃비를 내렸던 그 사라수는 아님은 분명히 새겨두자.
    불교신문 Vol 2854    민태영 한국불교식물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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