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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부여 대조사

浮萍草 2013. 10. 26. 07:00
     백제의 마지막 수도 사비성을 외호하던 성흥산성 
    ‘황금빛 새’로 화현한 관음보살 인연 간직 
      
    ▲ (左) 사랑나무’라는 별칭을 얻은 400년 수령의 느티나무. 탁 트인 성흥산성 너른부지를 홀로 지키고 있다.▲ (中) 호젓한 산사
    법당 처마 위에서 미륵부처님이 참배객을 반갑게 맞아 준다.▲ (右) 원통보전은 조선시대 관아 건물이었던 것을 대조사로 옮겨진
    것이다.
    350년 노송이 미륵부처님을 외호하는 듯하다.
    제의 전성기를 다시 맞고자 했던 비장함은 바람결에 흩어지고 400년 넘는 수령의 거대한 느티나무가 너른 평지에 탁 트인 하늘을 배경으로 홀로 서 있다. 나무그늘이 피사체의 실루엣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일몰의 붉은 빛이 역광 의 실루엣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날씨와 시간의 조합으로 훌륭한 한 폭의 그림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성의 둘레는 1500m이고 성벽 높이는 대략 3~4m이며 외벽 은 돌로 쌓고 안쪽은 호를 파서 그 흙으로 석축의 경사지에 붙여 쌓았다. 백제 패망 직후,백제의 부흥운동 당시 이곳을 공격하던 당나라 장수도 성이 견고하여 두려워했다고 전해온다. 성안에는 3개소의 우물과 군창지로 추정되는 건물의 초석 등이 남아 있다. 다시 서둘러 대조사로 향한다. 오후와 저녁 무렵 시간을 이용해 대조사의 미륵보살을 촬영하고 다시 일몰을 보러 올라오기로 맘을 먹는다. 내리막길 10분이면 대조사에 도착한다. 대조사 창건 또한 성흥산성 축조 이유와 궤를 같이한다. 부처님의 힘을 빌어 강성한 백제를 실현하고자 함이다. 대조사 창건설화도 이를 뒷받침한다. 시기는 백제 성왕 때이다. 성흥산 토굴에서 수행하던 노스님이 있었다. 참선 중에 봄볕이 따사로워 잠시 낮잠을 청하였는데,한 마리 큰 새가 서쪽 에서 날아와 스님의 토굴인 성흥산 자락의 큰 바위에 앉았는데 눈부신 황금 빛이었다. 황금빛 큰 새는 순간 관음보살로 변했다. 같은 꿈은 며칠간 반복되었다. 노스님은 이 꿈이 범상치 않음을 간파하고 임천골 성주에게 아뢰었다. 임천골 성주는 노스님과 큰 새가 앉았다는 바위로 갔다. 그 순간 꿈이 현실이 되어 황금빛 큰새가 바위에 앉아 있었다. 잠시 후 새는 관음보살로 화현했다.
    이 소식은 백제 성왕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이에 성왕은 사비로 천도할 시기가 왔음을 직감하고 이곳에 사찰을 짓도록 했는데 10년이 걸리는 대규모 불사였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공사현장에 황금빛 큰새가 날아와 울어주며 주위를 밝혔다. 새소리에 일꾼들은 피곤을 잊고 공사에 전념하여 5년만에 낙성식을 치를 수 있었고 황금빛 큰 새가 나타났다하여 ‘대조사(大鳥寺)’ 라 불리게 되었다.
    불교신문 Vol 2757         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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