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불교미술의 해학

31.극락을 향해 닻 올려라!

浮萍草 2013. 11. 26. 07:00
    장엄염불 첫머리에 “원컨대 제가 생이 다하도록 다른 생각이 없이 아미타부처님을 홀로 보고 따라서 마음과 마음이 항상 부처님의 백호 광명으로 이어져 생각과 생각이 부처님의 금색 모습과 떨어지지 않겠습니다. 제가 이제 염주를 잡고 법계를 관찰하니 허공으로 줄을 삼아 꿰뚫지 않음이 없습니다. 평등하신 노사나불께서는 어느 곳엔들 계시지 않은 곳 없지 않으련마는 서방의 아미타 부처님을 관하여 모든 것을 이루겠습니다”라고 하여 극락에 태어나길 간절히 바란다. 그러면 과연 극락이 존재하는가? 있다 하여도 그곳에 갈수 있을까? 어떤 방법으로 갈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 그러나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아시는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셨다.
    “인로왕보살님 극락에는 언제 도착합니까”
    흰돛 펄럭이는 반야용선, 고통의 바다 헤쳐 나가 뒤 쫓는 목선도 천당행…전생 따라 가는 길 달라 그곳 도착하니 천인들 풍악에 천상음식 공양 받아
    제천 신륵사 반야용선도
    설 아미타경에 보면 “여기서 서쪽으로 십만억 부처님의 세계를 지나서 한 세계가 있으니 이름을 극락이라 하는데 나라에 아미타부처님이 계시니 지금도 법을 설하고 계신다. 사리불아 저 세계는 왜 극락세계라 하는가,그 나라 중생은 어떤 괴로움도 없고 모든 즐거움만 느끼기 때문에 극락(極樂)이라고 이름 한다.” 십만 억 국토를 지나는 극락을 어떻게 갈수 있는가? 가는 방법은 지금처럼 우주선을 타고? 아니면 빛 보다 빠른 광속 비행기로? 광속보다 빠른 염력(念力)으로 갈 수 있을까? 극락에 갈 수 있는 사람과 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경전에는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불설 관무량수경에“정토에 태어나는 자의 그가 닦은 행업에 따라 태어나서 받는 과보가 9가지로 달리 나타난다.
    상품상생자는 진실한 마음과 깊이 있는 마음과 회향 발원하는 마음을 가진 자가 태어날 때 아미타 부처님이 직접 왕생자의 몸을 비추고 관세음보살은 대세지보살과 함께 금강대(金剛臺)를 내밀고 여러 보살들이 손을 내밀어 영접한다.
    하동 쌍계사 연화화생
    중품상생자는 5계를 수지하고 팔계재(八戒齋)를 지킨 자가 이 공덕을 회향하여 아미타불과 여러 권속이 둘러싸고 금색광명을 발하여 연화대(蓮華臺)에 앉으며, 중품하생자는 부모에게 효도하고 세속에 어질고 자비로운 자가 법장비구의 48대원 을 지극히 믿으면 곧 왕생한다. 하품상생자는 방등경전을 비방하지 않고 나무아미타불 명호를 외우면 50억겁의 무거운 죄가 소멸된다. 이 때 아미타 화불과 관음, 세지화현이 영접한다.” 하여 중생의 근기에 따라 태어 나는 방법 또한 다르다. 또한<낙방문류>권2와<경덕전등록>권25“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반야선(般若船)을 타고 생사의 바다를 항해하며 끝없이 많은 중생을 구제하여 열반의 바다에 이르게 한다.” 하여 극락으로 가려면 반야선을 탄다고 한다. 불교 가사 무상가에는“반야선의 이물(배의 머리)에는 인로왕보살이 기로석(耆老席) 에 앉아 길을 인도하시고 지장보살은 고물(배의 뒤쪽)에 앉으셔서 고혼천도를 하신다. 푸른 보개와 일산을 높이 들어 반반공중(半半空中)에 솟아있으며 부는 바람은 풍요 롭고 밝은 광명은 뛰어 나네”라고 하였으며,내장사 백농선사가 지은 왕생가에는 극락이 어떤 곳이며 어떻게 가는지에 대하여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극락이라 하는 곳은 온갖 고통 전혀 없어 황금으로 땅이 되고 연꽃으로 대(臺)를 지어 아미타불 주인되고 관음세지 보처(補處)되어 사십팔원 세우시고 구품연대 (九品蓮臺) 버리시고 반야용선 내어 보내 염불중생 접인(接引)할 때 팔보살이 호위 하고 인로왕보살 노를 저며 제천음악 갖은 풍류 천동천녀 춤을 추네. 연태(蓮胎)중에 화생(化生)하고”라고 하여 극락 갈 때의 모습과 태어나는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러하듯 극락 가는 방법을 잘 그린 내영도가 양산 통도사 극락전,제천 신륵사 극락전의 외부 벽화와 안성 청용사의 내부벽화이다.
    먼저 통도사 내영도를 살펴보면 용으로 극락 가는 배를 삼은 반야용선에는 인로왕보살이 배의 앞머리에 서서 극락으로 길을 인도 한다. 배의 뒤에는 석장을 짚고 있는 지장보살이 왕생자를 가득 배에 태워서 보살핀다.
    양산 통도사 반야용선도
    푸른 보개로 멋지게 꾸민 반야 용선에는 스님,갓을 쓴 양반,쪽을 찐 여인 등등 서쪽 극락을 향해 선 모든 왕생자들이 합장하고 “나무아미타불” 을 염불을 한다. 순풍에 돛을 단 듯 쌍 돛대는 바람에 펄럭인다. 신이 난 용은 눈알을 부라리며 용맹스럽게 고통의 바다를 훌쩍 건너 향수 해에 다다른다. 장엄하고 성스럽다. 열반의 바다에 거의 다 온 듯 푸른 물결 사이로 연꽃이 군데군데 보인다. 극락이 그리 멀지 않은 모양이다. 그런데 맨 앞에 상투 튼 선비가 갑갑증이 나나보다. 선비가 인로왕보살에게 질문을 한다. “언제 쯤 극락에 도착합니까?” 배 멀리라도 하였나? 인로왕보살이 대답한다.
    “조금만 참으시오. 지옥에서는 잘도 참더구만!” 그 다음 제천 신륵사 반야용선을 살펴보자. 신륵사 극락 가는 길은 더욱 역동적이다. 용은 목선을 들쳐 메고 성큼 성큼 고통의 바다를 건넌다. 힘들지 않은 듯 장난 끼 많은 황룡은 여의주를 희롱하며 아예 물위를 달린다. 바람도 빨리 가자고 거드는 듯 흰 돛이 펄럭인다. 선두(船頭)와 선미(船尾)에 선 인로왕보살과 대세지보살은 천의를 휘날리며 장대로 노를 젓는다. 중앙의 관세음보살은 인선(引船)관음으로 반반공중으로 구름타고 반야용선을 총 지휘하신다. 화불(化佛)로 자리하신 아미타여래는 공중의 연화좌에 앉으셔서 극락의 즐거움을 설하신다. 아미타불 옆의 지장보살은 마중 나오신 부처님께 합장하고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스님들은 가사를 걸치시고 앉아서 열심히 경청하신다. 한데 이게 무슨 일이람? 본선 반야용선 옆에 밧줄로 연결된 조그마한 목선에도 중생들이 가득하네? 같은 극락을 가더라도 전생의 행위에 따라서 자리가 다른가 보다. 반야용선은 에어컨 나오는 특실에다. 세분의 보살로부터 서비스를 받고 설법도 듣는 특별대우를 받지만 작은 목선은 오직 한줄기 밧줄에 극락을 맡기고 위태롭게 달려 간다. 가다가 줄이라도 끊어지면 그것은 그곳에 탄 사람의 과보인가? 이러하듯 극락도 차별이 있으니 너무나 인과는 분명한 것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 것을 이 내영도를 보면 확실히 깨우치리라.
    안성 청룡사 내영도
    안성 청룡사 내영도를 보면 극락의 즐거움이 그대로 나타난다. 반야용선에 승선하신 아미타부처님께서 관음,세지 양대 보살을 거느리고 극락에 왕생할 상품상생자를 위하여 직접 나서신 것이다. 반야선 안에는 왕생자인 스님들과 탕건을 쓴 남자와 여자를 위해 합장하고 직접 맞이하신다. 천인들이 음악을 연주하고 동자들이 춤을 추며 천상의 음식을 공양한다. 내영도를 보면“극락에 가더라도 상품상생에 태어나야지” 하는 욕심이 생긴다. 그것 또한 어렵지 않다. 원효스님께서는 발심수행장에서“무릇 모든 부처님들이 적멸궁(寂滅宮)을 장엄한 것은 오랜 시간동안 애욕을 버리고 고행했기 때문이요,중생들이 불타는 집에서 윤회하는 것은 한량없는 시간동안 탐욕을 버리지 아니한 까닭이다.
    막지 않는 천당(天堂)에 사람이 적은 것은 삼독 번뇌를 자기 집 재물로 삼았기 때문이요,끌어들이지 않는 악도(惡道)에 들어가는 이가 많은 까닭은 몸뚱이와 모든 욕망을 마음의 보배로 삼았기 때문이다.”라고 하셨다. 무릇 중생들은 욕심만 버리면 극락도 가고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데 그놈의 욕심은 절대 버릴 수 없다. 욕심이 생명줄이라 윤회의 질긴 고리를 끊어버리질 못한다.
    불교신문 Vol 2454         권중서 조계종 전문포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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