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불교미술의 해학

33.어머니의 마음 보름달

浮萍草 2013. 12. 10. 07:00
    혜초스님은 왕오천축국전에서 남천축국을 여행하면서 고향 계림에 대한 그리움을 읊은 시가 있다. “달 밝은 밤에 고향 길을 바라보니 뜬 구름은 휙휙 돌아가네. 그편에 감히 편지 보내려니 바람이 급하여 내말 듣지 않는구나. 내나라는 하늘 끝 북쪽에 있고 남의 나라는 땅 끝 서쪽에 있는데. 일남에는 기러기마저 없으니 누가 계림으로 날아가 소식 전하리” 하여 달을 보며 고향에 대한 향수를 나타내고 있다. 이렇듯 보름달을 바라보면 가슴에 와 닿는 그윽한 달빛으로 인해 우리들은 옛 추억을 떠올리고 어머니를 생각 한다.
    올 한가위에는 보름달 속 부처님 알현할까
    제석천, 옥토끼에 ‘향 공양’…경건함 가득 둥근 달 감싸 안은 월광보살님 모습 ‘이채’ 고향하늘 떠오른 달에 당신 마음 밝혀보길 초스님은 왕오천축국전에서 남천축국을 여행하면서 고향 계림에 대한 그리움을 읊은 시가 있다. “달 밝은 밤에 고향 길을 바라보니 뜬 구름은 휙휙 돌아가네. 그편에 감히 편지 보내려니 바람이 급하여 내말 듣지 않는구나. 내나라는 하늘 끝 북쪽에 있고 남의 나라는 땅 끝 서쪽에 있는데. 일남에는 기러기마저 없으니 누가 계림으로 날아가 소식 전하리” 하여 달을 보며 고향에 대한 향수를 나타내고 있다. 이렇듯 보름달을 바라보면 가슴에 와 닿는 그윽한 달빛으로 인해 우리들은 옛 추억을 떠올리고 어머니를 생각한다. 자식위해 애쓰시는 어머니 모습이나,중생의 고통을 건져 주시는 보살의 모습을 보름달에 비유하여 불교에서는 달을 아주 중요하게 나타내기도 한다. 달은 풍요로움, 여유로움, 충만함과 휴식을 떠올리게 된다. 태양의 강열함이 아버지의 강인함으로 부처님에 비유된다면 보름달은 그저 아늑하고 자애로운 어머니의 마음인 보살님을 느끼게 한다. 불교에서의 달은 둥글고 가득 찬 마음,밝고 맑은 마음자리,수행의 완성 등으로 상징되어 천수경의 만월보살,수월보살이라든지,약사 여래와 치성광여래의 오른쪽에 계신 월광보살은 아픈 자식을 돌보는 어머니의 지극한 정성이나 자식의 무병장수를 비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표현되기도 하였다. 달을 부처님에 비유한 <열반경>에는 “밝은 달은 중생들이 보기를 좋아하나니, 그러므로 달을 요견(樂見)이라 일컫거니와 여래도 그와 같아서 성품이 순일하고 착하고 깨끗하고 때가 없으니 가장 요견이라 한다. 이런 이치로 여래는 밝은 달과 같다고 말하느니라” 하였으며,부처님을 밝고 둥근 보름달에 비유한 왕생십인에“가령 일심으로 얻으면 범부의 눈으로도 멀리 서방 아미타 부처님을 볼 수 있습니까? 제법의 인연은 불가사의하다. 고요하고 맑은 물과 같은 마음을 가지면 저절로 둥근 달과 같은 부처님을 볼 수 있나니, 깨끗한 물을 인연으로 하여 허공에 뜬 본래의 달을 볼 수 있는 것과 같다” 하였다.
    지광국사 현묘탑비/사진 원주관광홍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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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 세조대왕은 월인천강지곡을 만들어 부처님을 달에 비유 “하늘에 보름달이 뜨면 천강(千江)에 부처님의 모습이 나타난다” 하였으니 부처님은 중생의 마음속에 있음을 깨우쳐 주려고 하였나 보다. 또한 달이 서쪽으로 기우는 것을 극락세계로 가는 것으로 인식하여 극락에 가고자 하는 바람을 삼국유사에 광덕스님은“달님이여 서방까지 가셔서 무량수불앞에 저희 말씀 전해다 주십시오. 극락세계에 태어나고자 발원하는 사람이 있다고 아뢰어 주십시오” 하고 달에게 기원하였고,우리 조상들은 보름달이 뜨면 제일 먼저“월광변조 식재보살(月光遍照 息災菩薩)” 하여 합장하고 세 번 절하여 보름달을 우리에게 온갖 재해와 고난을 없애주는 보살님으로 인식하여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였다. 우리 민족은 보름달 속에는 계수나무가 있고 토끼 한 쌍이 방아를 찧고 있다고 믿어와 달은 곧 풍요를,불가에서는 달에 있는 토끼는 부처님의 헌신과 희생정신 으로 상징하기도 하였다. 부처님의 전생이야기인 <본생경> 토끼의 전생이야기를 보면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릴 때 보살은 토끼로 태어나 숲속에서 살고 있었다. 또 그 숲에는 원숭이와 승냥이,수달이 함께 살고 있었는데 현자 토끼는 항상 보시와 계율을 지키고 참회하자고 다른 세 마리를 일깨웠다. 자자일에 계율을 지키고 보시를 행하면 큰 복이 있다고 하여 수달은 물고기를, 승냥이는 짐승의 고기를,원숭이는 암라열매를 바라문으로 변한 제석천에게 주었다. 그러나 토끼는 풀 밖에 줄 것이 없자 토끼는 말하길 ‘나는 지금까지 보시한 일이 없는 보시를 하겠습니다. 불을 피워 내 몸이 굽히거든 내 살을 먹고 출가의 도를 행하십시오’하였다. 바라문은 제석천으로 돌아와 ‘토끼 현자여 당신의 덕행이 온 세계에 알려지게 하겠습니다’하고는 산을 쥐어짜서 그 즙을 내어 토끼를 달에 그렸다. 부처님은 전생과 금생을 결부시켜 그때의 그 수달은 저 아난다요,승냥이는 목건련 이며 그 원숭이는 저 사리불이었느니라. 그리고 토끼 현자는 바로 나였느니라” 말씀하셨다. 이렇듯 달은 곧 보살도를 행한 부처님을 상징하는 신앙적 상징물로 여겨져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 현묘탑비에는 달 속의 토끼에게 공양을 올리는 비천상이 새겨져 있어 부처님의 전생이야기를 사실화 하고 있다. 높이 솟은 산과 상서로운 구름 위에 두둥실 보름달이 떠 있고 그 속에 계수나무 한 그루가 휘어져 있으며 바로 그 밑에 토끼가 작게 새겨져 있어 헌신과 희생으로 보살도를 행하신 부처님께 하늘의 제석천이 천의를 휘날리며 토끼 쪽을 향해 날며 향공양을 올리는 장면은 정말 아름답고 경건하다. 몸을 바쳐 공양한 부처님께 지심정례하는 마음이 절로 우러난다. 그리고 대전 동학사 칠성탱화에 나타난 월광보살님은 화려한 광배를 배경으로 붉은 보관에 영락을 드리우며 희고 둥근 달을 양손 으로 감싸 안고 앉아 계시는데 특이한 것은 월광보살이 앉은 좌대를 기린(麒麟)으로 하고 있어 이채롭다. 기린은 성인이 세상에 출현할 때 나타나는 전설상의 동물로 외뿔에 말발굽을 한 상상의 동물이다. 운문광록에 ‘불법(佛法)의 큰 뜻은 어떤 것입니까?’ ‘해속의 기린이 북두칠성을 바라본다’ 라고 이야기 한 것을 그린 것으로 여겨져 흥미롭다. 또한 범어사 보제루 벽에는 달과 관련된 재미있는 벽화가 있어 눈길을 끈다. 휘영청 밝은 보름달은 보리수 가지에 걸려 있고 그 아래서 둥근 멍석을 깔고 푸른 법의를 깁고 있는 존자의 모습은 한가롭기 그지 없다. 더 입을 옷이 없어 나신(裸身)을 그냥 드러내고 큰 바늘에 실을 꿰어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하신다. 바느질도 수행이라 향로 위의 향불은 잘 타오르고 바느질 끝나기를 기다리는 밝은 달은 지나가길 멈춰 버렸다. 참으로 해학적이면서도 운치가 있다. 보름밤의 여유란 이런 것인가? 풀잎사이로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용주사 약사불의 우 보처인 월광보살님은 보관에 밝은 달과 같은 빛을 가진 보주인 명월주(明月珠)를 가지고 중생의 아픈 고통을 치유하신다. 반듯한 이마, 오똑한 콧날, 살짝 뜬 눈으로 중생들에게 “병의 원인은 여유가 없는데서 기인한다.”고 입술을 약간 벌려 말씀하시려 듯하다 대보적경에는 “명월주를 당간의 꼭대기에 두면 온 마을을 두루 비추고 중생의 소망에 따라 그 명월주에서 보배가 나와 모든 사람 들이 각각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게 된다” 하였다. 조상들의 보름달에 대한 신앙적 인식은 보름달이 어둠을 거두어 가듯 불보살님이 인간의 어리석음을 거두어 가는 보름달로 인식 하여 자연을 예경하였다. 바쁜 일상 속에서 추석을 맞아 즐겁고 여유롭게 고향을 찾아 고향의 산천과 둥실 떠오르는 보름달을 안아 보자. 그리고 그 속에 마음을 두어 보자. 자연이 부처님인 것을 느끼리라.
    불교신문 Vol 2460         권중서 조계종 전문포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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