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불교미술의 해학

30. 선망부모에 효도하는 ‘우란분절’

浮萍草 2013. 11. 19. 07:00
    부모가 생전에 자식 위한다고 남에게 보시하지 않고 인색하였으며 스스로 잘한 것 보다 못한 것이 많아 설사 지옥도에 떨어졌다 하더라도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다. 오직 부처님 말씀을 믿고 따르는 불자(佛子)자식 한 명 만이라도 잘 두었으면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다. 그 자식이 부모 위해 부처님께 지극정성을 다하여 49재 공양을 올리거나 일 년에 한 번 있는 우란분절인 백중에 현생의 부모님과 전생의 부모님을 위하여 공양을 올리면 그 공덕으로 부모님이 지옥의 고통을 여의고 천상의 세계에 태어난다고 하니 이 얼마나 괜찮은 방법인가?
    악업 있는 중생도 성스러운 인연공덕에 죄 소멸
    백중재ㆍ49재하면 지옥 빠진 영혼도 천상세계로 부모위한 자식의 불공 모습에 아귀들 탄복 ‘이채’
    파주 보광사 감로불화의 천도재
    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 제7 이익존망품(利益存亡品)을 보면 그때 지장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제가 이 염부제의 중생들을 보니 그들이 행동하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죄 아님이 없습니다. 나쁜 인연을 만나면 생각마다 나쁜 인연을 더하게 됩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마치 무거운 돌을 지고 진흙길을 걷는 것과 같아서 갈수록 지치고 무거워져 발걸음은 깊은 수렁으로 빠져듭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중생들은 이와 같은 습성이 있으므로 임종할 때 모든 가족 들이 그를 위해 복을 닦아 앞길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혹은 존귀한 경을 읽거나 부처님과 모든 성인들께 공양을 올리거나, 부처님과 보살님, 벽지불의 명호를 불러 임종하는 사람의 귀에 들리게 하여 마음에 새기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자신이 지은 악업으로 반드시 나쁜 곳에 떨어지게 되어 있는 중생 일지라도 임종하는 사람을 위해 짓는 성스러운 인연공덕으로 모든 죄가 소멸 됩니다. 또 지장보살이 대변(大辯)장자에게 이르길 “임종했을 때, 가족들이 공덕을 지어 복을 닦아주면 그 공덕의 칠분의 일은 죽은 사람이 얻게 되고 나머지는 산사람의 차지가 됩니다.
    목숨을 마친 자는 49일 동안 가족들이 복을 지어 구원해 주기만을 간절히 바랍니다.”하였다. <우란분경>에는 부처님의 수제자인 목련존자가 아귀도에 빠져 먹지 못하는 고통에 처한 어머니를 구제하기 위해 부처님께 방법을 묻는 대목이 있다. 이때 부처님은“음력 7월15일 하안거가 끝나고 참회 의식이 행해질 때 과거와 현재에 돌아가신 부모를 위해 부처님과 스님에게 음식 공양과 재(齋)를 올리면 지옥에 빠진 영혼들이 극락으로 인도된다.”고 일러 주었다. 따라서 사찰에서는 음력 7월15일인 백중날 우란분재(于蘭盆齋)라 하는 영가천도 기원법회를 열고 온갖 정성을 기울인다. 부모의 극락왕생을 바라는 자식들의 효심이 엿보이는 의례이다. 혹시라도 자식위해 더 남겨 주려고 욕심 부려 재물모아 보시 공덕을 놓쳐버린 과보로 아귀와 거꾸로 매달린 고통을 받을지도 모를 7세 전생의 부모와 현재 부모의 고통을 소멸하기 위해 자식들이 모든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이 바로 감로불화(甘露 佛畵)이다. 감로불화는 우리나라의 조상숭배 사상과 결합되어 널리 퍼졌던 우란분경과 목련경을 중생 교화를 위해 그림으로 남긴 것으로 일반 적으로 윗부분에는 구름에 쌓인 일곱 부처님이 나란히 서서 재를 올리는 광경을 지켜보고 그 주변에는 관세음보살,지장보살,인로 왕보살이 지옥에 떨어진 영혼을 구제하여 극락으로 인도하는 모습이 보인다. 중간부분에는 부처님께 공양하기 위한 음식물들이 차려지고 스님들이 지옥의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축원하는 모습과 천도의 대상인 아귀가 입을 크게 벌려 공양을 받들어 먹거나 합장을 하여 지옥과 아귀보에서 구제해 준데 감사하는 장면이 그려진다.
    파주 보광사 감로불화의 7여래
    아랫부분에는 지옥장면과 죽은 자의 생전모습이 희로애락으로 생동감 있게 묘사되어있다. 파주 보광사의 감로불화를 보면 일곱 부처님 전에 수많은 스님들이 갖가지 공양을 올리고 바라춤을 추며 재를 올려 지옥에 빠진 영혼들을 천도하는 있는 장면이 묘사되었다. 상단 중앙에 다보,보승,묘식신,광박신,이포외,감로왕,아미타여래 등 7분의 부처님께서 펑하고 나타나신 듯 영기문(靈氣紋)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신다. 크신 부처님께서 금방 내려오신 듯 선채로 합장하고 굽어 살펴보신다. 엄숙하신 부처님의 모습이 망자의 자손들이 과거와 현재에 돌아가신 부모를 위해 음식공양과 재(齋)를 얼마나 정성들여 올리나 살피신다. 망자의 극락가는 면접시험 채점관으로 오신 듯한 모습이 해학적이다. 음식공양물을 올리려는 스님들께서는 분주하시다.
    팔을 걷어붙이고 “부처님께서 나투셨는데 아직도 준비가 덜되었냐?”고 계단 위의 스님들은 독촉하신다. 왼쪽의 스님들은 목탁을 잡고 염불을 외우시고 승무를 시작하려는 듯 고갈을 쓰시고 대기 중이시다. 왼쪽의 스님들은 포장 안에서 경전을 펼치고 독경을 하신다. 어느 정도 재가 진행되었는지 큰 북을 울리는 스님, 징을 치는 스님,소고를 치는 스님,다리를 들며 큰 바라춤을 추는 스님 등 분주히 음성공양을 올린다. 장엄된 분위기가 연출되어 부처님을 즐겁게 하는 의식이 계속된다. <법화경> 게송에“ 만약 사람들이 음악을 만들어 북을 치고 각(角)과 패(貝)를 불고 소.적.금.공후.비파.요.동발을 치게 하여서 이와 같이 아름다운 음악으로 마음을 다해 공양을 한다면 모두 불도를 이루게 되리라” 하였다. 부모님의 왕생극락을 바라는 자식의 마음은 오직 하나 지옥에 빠진 영혼들이 극락으로 인도되길 바란다. 재단 아래 상주들이 엎드려 부모님을 위해 굴건제복을 하고 엎드려 기도하는 모습에 오늘의 주인공인 두 염구아귀(焰口餓鬼)가 자식 들이 드리는 불공(佛供)에 감사하며 합장한 모습은 자식들 효심의 무게를 느끼게 한다.
    파주 보광사 감로불화의 염구아귀
    한량없는 중생에게 음식을 충족시켜주는 공덕을 가진 무량위덕자재광명수승묘력 (無量威德自在光明殊勝妙力) 다라니인“나모 살바 다타가다 바로기제 옴 삼마라 삼마라 훔”을 지극 정성 독송한 결과 능히 무량한 아귀와 모든 선인들에게 여러 가지 음식을 주어 모든 아귀로 하여금 고통스런 몸을 벗어나 하늘에 태어나게 한 공덕일까? 두 염구아귀가 호궤합장하고 기뻐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또한 자손들이 없어서 일까? 불효자 일까? 하단의 왼쪽에는 아귀보를 받아 천도되지 못한 여러 아귀들이 밥을 먹으려 하나 입에서 불이 나와 먹질 못한다. 항상 맹렬한 불을 토해내는 바람에 배는 산과 같이 크지만 목구멍은 바늘구멍만큼 작아서 비록 맛있는 음식을 보아도 모두 불로 변하여 삼킬 수 없으므로 그 배고픔과 목마름을 참을 수 없어 한다.
    그리고 입안에서 항상 썩은 냄새를 뿜는 데 그 악취가 자신에게 배어서 항상 구토를 일으키므로 음식을 보아도 먹을 수 없다. 살아생전에 남에게 보시를 잘하였던지 아니면 자식교육이라도 올바르게 시켰으면 백중에 절에 와서 영가천도 기원법회라도 하여 부모의 배고픈 고통을 없애고 천상세계에 다시 태어나게 하련마는 지금 아귀보를 받고 배고픔의 고통이 바다를 다 삼킬 것 같구나. 자식원망하고 후회한들 무엇 하리
    불교신문 Vol 2452         권중서 조계종 전문포교사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