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불교미술의 해학

27.하늘의 신과 악한 신

浮萍草 2013. 10. 29. 07:00
    부처님을 지키는 여래팔부중(如來八部衆)을 대표하는 신이 하늘(天)과 용(龍)이다. 그래서 경전에 보면 ‘천룡팔부의 옹호’라 하여 먼저 하늘과 용을 말한다. 천(天)은 인도 신화 데바(Deva)가 불교에 수용된 착한 신으로 천(天)은 욕계,색계,무색계인 삼계의 하늘 28천을 통칭하는 곳으로 천부중(天部衆)이라한다. 관념의 세계 하늘을 나타내기란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
    승냥이 같던 그들, 부처님 만나 순한 양으로
    인간 세상서 보시.복 쌓으면 천인으로 태어나 개과천선 한 아수라 야차, 선업불구 악신 낙인 대중에게 ‘지은 죄는 영원히 남는다’ 교훈 전해 공을 그릴 수도 없고 그러나 걱정할 것 없다. 하늘은 바로 백성이기 때문에 사람을 그리면 된다. 사람 중에서도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 여성을 하늘로 그리면 모든 것이 편해진다. 만약 남성이라면 질투나 싸움으로 하늘이 바람 잘 날 없어 만물의 성장에 많은 지장을 초래하였을 것이다. 종족의 번식과 풍요로운 삶을 추구하여온 동양인들은 누구나 하늘을 여성화하였을 것이다. 중국의 노자는 ‘암컷을 이어지고 이어져 영원히 존재하는 신’이라 하여 여성을 모든 것의 근원이며 영원하다고 보았다. 이런 까닭에 여래 팔부중의 으뜸인 하늘을 화관(花冠)을 쓴 여성 천인상(天人像)으로 표현한 듯하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천상에 태어날까? <증일아함경>에는 “보시하는 것은 금생에도 좋고 그 마음은 넓은 복 밭을 향하네. 이 인간 세상에서 목숨 마치면 틀림없이 천상(天上)에 태어나리라.” “비구들아, 나는 기억한다. 옛날에 7년 동안 자애로운 마음(慈心)을 닦았고 7겁(劫)을 지내도록 이 세상에 오지 않았으며 또 7겁 동안은 광음천(光音天)에 태어 났었고 또 7겁 동안은 공범천(空梵天)에 태어나서 대범천(大梵天)이 되어 아무도 그와 짝할 이가 없었으며,백 천세계를 통솔하였다. 서른여섯 번이나 되풀이하여 제석천(帝釋天)이 되었었고,수 없이 많은 세상에 전륜왕(轉輪王)이 되었었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복 짓기를 게을리 하지 말라. 왜냐 하면,그것은 즐거움을 누리는 원인으로서 매우 사랑하고 공경할 만한 것이니 이것을 복이라고 한다. 너희들은 복이 없음을 두려워하라. 왜냐 하면 그것은 괴로움의 근본으로서 근심과 괴로움을 이루 다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니 이것을 복이 없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하여 보시와 복 짓는 일은 곧 천신이 되는 일임을 밝히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싸움과 전쟁의 신 아수라(Asura)는 아소라,아수륜으로 음사되는 인도에서 가장 오랜 신의 하나로 리그베다에서는 생명을 주관하는 최고의 신으로 인식되어왔으나 차츰 나쁜 악신의 이미지로 바뀌었다. 싸우기를 좋아하여 항상 하늘의 신 제석천과의 전쟁을 즐기는 싸움의 신이라서 요즈음도 싸움으로 주변이 어지럽게 되면 ‘아수라장 이다.’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장아함경> 전투품에 “옛날 모든 하늘 신(天神)들이 아수라와 싸워 패배하자 마차를 되돌려 제석궁으로 황급히 달아났다. 제석천은 달아나는 길숲에 섬바라 나무위에 있는 새둥지를 발견하고 어린 새를 살리기 위해 아수라 군대에 잡혀 죽을 각오로 마차를 되돌려 뒤 쫓는 아수라 군대로 향하였다. 그러자 아수라 군대는 지레 겁을 먹고 달아나 아수라 군대를 물리쳤다.” 부처님은 이일을 두고“제석천은 남을 사랑하는 자비심을 지녔기 때문에 위력으로 아수라 군대를 물리쳐 승리자가 되었다” 고 말씀 하셨다. <증일아함경> 아수륜품(阿修倫品)에“몸은 아수륜왕(阿須倫王)보다 더 큰 것은 없다. 아수륜의 몸은 폭과 길이가 각각 8만 4천 유순(由旬)이고,입의 가로와 세로는 1천 유순이다. 혹 때로 아수륜왕이 해에 부딪쳐 범(犯)하고자 할 때에는 몸을 갑절로 크게 변화하여 16만 8천 유순으로 변신해 가지고 해와 달 앞에 머무른다. 해와 달의 왕은 그것을 보고 나서는 각기 두려운 마음을 품고 제 자리에 편히 있지 못한다. 왜냐 하면 아수륜은 그 형상이 매우 무섭게 생겨서 저 해와 달의 왕은 두려운 마음을 품고 광명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석탑이나 불화에 아수라를 표현할 때에는 분노의 얼굴이 3면이고 팔이 6개로 해와 달을 손에 잡고 있어 그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아수라는 3000년 전부터 불교에 귀의하여 부처님을 받들고 불자들과 불법을 지키는 선신으로 바뀌어 자신의 임무를 다하고 있는데도 아직도 옛날의 잘못된 신으로 오해를 받아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한번 지은 자기의 잘못은 영원히 없어지지 않는다는 교훈을 남겨주는 듯하다. 또한 야차(Yaksa)는 약차,위덕,포악,접질귀,나찰 등으로 한역된 인도의 신으로 사람의 피와 고기를 먹는 포악한 귀신이다. 특히 나찰은 남자는 추하고 여자는 아름답게 생겼다. 지옥 옥졸의 모습일 때는 소머리에 사람 손을 지니기도 한다. 불교에 귀의하여서는 사람의 얼굴에 코끼리 탈을 쓴 모습으로 다문천왕의 권속으로 불법을 수호하고 있다. 야차가 코끼리 탈을 쓰게 된 이유를 <증일 아함경>에서는 “아사세왕(阿世王)에게는 나라기리(那羅祇梨)라는 코끼리가 있었다. 그 코끼리는 흉악하고 사나우며 모질고 용감하여 능히 바깥에서 침략해 들어오는 도적들을 항복 받았다. 또 그 코끼리의 힘으로 온 나라를 모두 항복 받았다. 그때 제바달다(提婆達多)는 술 취한 나라기리 코끼리를 풀어놓아 부처님을 죽이려 하였다. 세존께서는 사나운 코끼리를 조복 받고 다음 세상에 좋은 곳에 태어나도록 하여 술에 취한 코끼리는 몸에 칼바람(刀風)을 일으키 더니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 사천왕의 궁전에 태어났다” 는 연유에서 불화에 코끼리 탈을 쓴 야차의 모습으로 나타나 삼보의 은혜를 갚고 팔부중으로 부처님과 불제자를 호위하고 있다. 먼저 수원 용주사 박물관에 있는 석남사 아미타불화의 여래팔부중 천인은 화려한 보관을 쓴 여성으로 눈과 입은 작아 조선여인의 전형적인 현모양처형의 후덕한 모습이다.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려는 듯 희고 고운얼굴에 하늘의 복숭아를 금 바루에 받쳐 들고 서 있다. 공주 갑사 대웅전 후불화 속의 아수라는 3면의 얼굴에는 분노나 무서움보다 친근감이 보인다. 그동안 부처님의 교화에 인품이 바뀌었나. 싸움꾼의 모습은 오간데 없고 위로 솟은 붉은 머리카락은 곱게 빗은 듯하고 녹색 수염과 눈썹은 해학미가 흐른다. 전면의 두 손은 잡고 있어 공손하며 후면의 두 손으로 해와 달을 가볍게 들고 있다. 근육질 팔뚝엔 능히 해와 달을 가리는 힘이 넘치고 주인 아수라의 눈길에 따라 함께 눈길을 옮기는 귀면의 눈동자 또한 재미있다. 코끼리 탈을 쓴 남양주 흥국사 야차는 부처님의 지시사항이라도 받는 듯 상대를 응시하는 진지한 눈동자가 이색적이다. 불교에 귀의하고 부터는 사람의 피와 고기뿐만 아니라 모든 육식을 금한 듯 수행자의 깨끗한 얼굴에 신비감을 자아내는 눈썹이 멋지다. 야차가 된 술 취한 코끼리도 이젠 부처님에게 은혜를 갚으려는 듯 눈동자가 선하다. 싸움과 포악의 대명사인 악한 신들도 삼보를 공경하고 선업을 쌓아 부드러운 얼굴로 바뀌어 졌나 보다.
    불교신문 Vol 2445         권중서 조계종 전문포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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