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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해남 두륜산 대흥사 일지암 차 ①

浮萍草 2013. 8. 8. 07:00
    몸 즐겁고 힘도 ‘으랏~茶茶’ 
    참선 · 맑은 생활하는 스님 건강과 직결 사지 불편할 땐 몇 잔만 마셔도 ‘효과’
    일지암 앞에서 암주 무인스님이 곡우전 야생 찻잎을
    따고 있다
    반사(茶飯事)라는 말이 있다. 차(茶)를 밥 먹듯이 한다는 말로 일상 있는 일,예사로운 일을 뜻한다. 실제로 절집에서는 이 다반사가 다반사로 일어난다. 어쩌면 밥보다도 더 자주 먹는 것이 차다. 그러면 스님들은 왜 이렇게 차를 자주 마실까. 우선 참선을 많이 하는 스님들에게 차는 잠을 쫓아주는 효능이 있는데다, 차를 마심으로서 참선과 절집 생활로 인한 긴장이 풀어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차를 마시는 일은 상대를 배려하는 일이기도 하다. 차를 우려내고, 우려낸 차를 상대방의 잔을 채우고,그 차를 상대방에게 권하다보면 자신에게로만 향했던 마음이 상대방에게 향함으로써 상대방의 마음과 감정과 생각을 열게 해주는 작용을 한다.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는 절집에서 스님들이 차를 밥 먹듯이 하는 이유로 삼기는 좀 부족하다.
    더 근본적으로는 차가 참선 생활과 맑은 생활을 주로 하는 스님들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 근거는 중국 당나라 때 육우(陸羽)가 쓴 <다경(茶經)>에 잘 나타나 있다. <다경>에서 육우는“신농(神農)이 지은<식경(食經)>에 보면 차를 오래 마시면 힘이 있게 하고 즐겁게 한다”고 했다며“열이 나 갈증이 생기거나,고민이 있거나,머리가 아프거나,눈이 깔깔하거나,사지가 번거롭거나,뼈마디가 쑤시면 몇 잔만 마셔도 제호 감로와 겨룰 만 하다”고 차의 효능을 밝히고 있다. 차의 일화로 역대 조사들의 선문답이 많이 회자되고 있는 것도 스님들이 차를 다반사로 마시는 이유 중에 하나다. 다선일미(茶禪一味), 선다일여(禪茶一如) 라는 말이 다 그와 관련이 있다. 또 조주선사의 끽다거(喫茶去) 선문답도 절집에서 차를 다반사로 마시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어느 날 두 사람의 학승이 조주선사를 찾아왔다. 한 학승에게 물었다. “자네는 이곳에 와 본 적이 있는가?” “와 본 적이 없습니다.” “차나 한 잔 마시게.” 또 다른 학승에게 물었다. “자네는 이곳에 와 본 적이 있는가?” “와 본 적이 있습니다.” “차나 한 잔 마시게.” 옆에 있던 원주가 이상해서 물었다. “온 적이 없는 이나 와 본 적이 있는 이나 어찌 차 한 잔 하라고 하십니까?” 묻는 원주를 바라보고는 “너도 차나 한 잔 마셔라.” 해남 두륜산 대흥사 일지암은 절집의 이런 다반사의 본가다. 한국의 다성(茶聖) 초의선사가 이곳에서 차의 맥을 잇지 않았다면 우리나라 절집에 다반사는 이미 다반사로서의 기능을 잃고 말았을 터이기 때문이다.
    불교신문 Vol 2529         이진영 시인 전통건강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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