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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산중 스님은 어떻게 건강할까?

浮萍草 2013. 4. 4. 07:00
     명 앞에서 모든 사람은 정확히 비긴다. 
    누구도 노병사(老病死)를 거스르지 못하고 거역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노병사는 모든 생명에 잠재돼 있기도 하다. 
    다만 늦고 빠름과 무겁고 가벼움의 낙차만 있을 뿐.
    나는 퍽 이른 나이에 그것을 깨달았다. 
    덕택에 신외무물(身外無物, 몸이 무엇보다 귀하다는 말)은 일찍부터 나의 내밀한 공안(公案)이 되었고,병원도 없는 깊은 산중 사찰
    에서 건강하게 몸을 저어가는 스님들의 죽살이는 불가사의한 동경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백석의 ‘절간의 소 이야기’가 내 몸 속으로 흘러왔다. 
    병이 들면 풀밭으로 가서 풀을 뜯는 소는 인간보다 영(靈)해서 열 걸음 안에 제 병을 낫게 할 약(藥)이 있는 줄을 안다고.
    수양산의 어느 오래된 절에서 칠십이 넘은 노장은 이런 이야기를 하며 치맛자락의 산나물을 취했다. 
    ‘노장(老長)’은 ‘나이가 많고 덕행이 높은 스님’이다. 
    단 두 행으로 포개진 이 시는 나의 오랜 궁금증을 일시에 풀어줬다. 
    그리고 스님들에겐 스님들만의 감춰진 건강 비법이 있음을 알았다.
    불교의학에서는 우리 몸을 4가지 요소로 규정한다. 
    지(地).수(水).화(火).풍(風) 4대가 그것이다. 
    우리 몸은 흙과 물과 불과 바람의 네 가지 원소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 불세출의 명의 허준(許浚)은 <동의보감>에서 다음과 같이 설한다.
    힘줄.뼈.힘살.손발톱.털.이 등 딱딱한 것은 모두 흙 기운에 속하며,정액.피.콧물.진액 등 흐르는 것은 모두 물 기운에 속한다. 
    호흡과 체온 등은 불 기운에 속하고, 정신 활동은 바람 기운에 속한다.
    이진영
    시인 시집 <수렵도>,<퍽 환한 하늘> 동화책 <아름다운 철도원 김행균>등을 다수 저술했다. 문화아카데미에서 시 창작 강의. 스님들 사이에 전해오는 건강 비법에 관심이 많아 이를 취재 연구 해왔다.

    허준 역시 이 네 가지 요소를 사람의 생명으로 보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흙 기운이 왕성한 사람은 뼈가 쇠처럼 굳고 물 기운이 왕성한 사람은 정액이 구슬처럼 맑아지며 불 기운이 왕성한 사람은 기운이 구름처럼 뻗치고 바람 기운이 왕성한 사람은 지혜가 많은 것으로 진맥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천명을 다하며 건강하고 오래 살 것인가? 병원도 없는 깊은 산중스님들은 어떻게 몸을 다스리고 양생해서 건강하게 마음을 닦고 장수하는가? 생사를 자유자재하는 불교의 관점에서‘장수’라는 말은 많이 머뭇거려지는 말이지만,‘장수’라는 말 속에는 인간의 끝과 시작이 공존해 있다. 그러므로 스님들의 숨겨진 건강 비법을 찾아 길을 떠나는 것은 약사여래의 감은을 다 받지 못한다 할지라도 참으로 복된 일이다.
    불교신문 Vol 2492         이진영 시인 전통건강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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