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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송광사 아침죽

浮萍草 2013. 5. 9. 07:00
    검약-절제-치병 ‘1석3조’
    공양 시간을 알리기 위해 스님들이 종을 치고 있다.
    종 치는 모습마저 염결하다.
    통적으로 불가(佛家)에서는 아침에 죽(粥)을 많이 먹는다. 죽은 공복감을 빨리 없애주고 소화 흡수력이 좋기 때문이다. 송광사 스님들도 아침엔 꼭 죽을 먹는다. 그러나 송광사 아침죽은 죽이되 그냥 죽이 아니다. 일석삼조 효과가 배어 있는 검약과 절제와 치병(治病)의 약죽(藥粥)이다. 남은 밥 사용…‘무량심’의 마음으로 조리 오장 편안해 숙취제거.원기회복에 좋아
    검약이라 함은 전날 먹고 남은 곡물 음식을 이용해 이튿날 아침 공양 죽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것은 쌀 한 톨도 함부로 버리지 않는 무량심의 마음이다. 절제라 함은 좌선을 많이 하는 스님들이 혼침(昏沈)을 막기 위해 아침을 배불리 먹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소화 흡수력이 좋은 죽으로 공복감만 없앰으로써 수행의 장애물을 줄이는 것이다. 이것은 공부에 신명을 다 바치고자 하는 스님들의 정정진의 마음이라 할 수 있다. 치병이라 함은 본래부터 죽이 갖고 있는 기본 속성에서 비롯된다. 조선시대 <국조오례의>에 보면 ‘상례(喪禮) 때는 슬픔에 지쳐 밥을 먹을 수 없으니 죽을 먹게 한다’는 대목이 있다. 이처럼 죽은 입맛이 없는 사람이나 노인과 어린이들이 식욕증진과 보양을 위해 많이 먹었고 아픈 사람이나 환후 회복기에 있는 사람 들은 병인식(病人食)으로 많이 먹었다. 그런 만큼 송광사 공양간 소임을 맡고 있는 원주 인성스님의 죽에 대한 설(說)은 간결하다. “스님들은 앉아서 생활을 많이 하기 때문에 소화가 잘 되는 죽을 많이 먹는다. 죽은 혼침을 막는데 아주 좋다. 아침부터 된밥을 배불리 먹으면 참선 중에 소화도 잘 되지 않고 졸음도 많이 오지 않겠는가.” 이런 이유로 송광사 스님들이 아침에 주로 먹는 죽은 누룽지죽과 야채죽,잣죽,호두죽,호박죽,떡국이다. 이 가운데 누룽지죽은 전날 밥하고 남은 누룽지를 모아두었다가 죽으로 만든다. 다른 죽들도 전에 사용하고 남은 곡물을 최대한 활용해서 만든다. 치병 면에서 송광사 스님들이 먹는 아침죽은 다음과 같은 효과를 갖고 있다. 잣죽은 ‘해송자죽’이라고도 한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잣죽은 오장을 튼튼하게 하고 기를 강화한다. 숙취제거와 원기회복에 좋아 예부터 임금의 아침수라에 자주 올랐다. 호두죽 주재료인 호두는 사람의 뇌를 많이 닮았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호두죽은 수발을 검게 하고 살이 찌고 건강하게 한다. 수험생 간식 및 하반신 무력증과 요통, 변비에 아주 좋다. 호박죽은 서민적이고 대중적이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호박죽은 오장을 편하게 하고 혼백을 맑게 한다. 원기회복식과 여성들의 미용식으로 좋다.
    불교신문 Vol 2501         이진영 시인 전통건강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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