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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송광사 스님들의 ‘건강밥상’

浮萍草 2013. 5. 2. 07:00
    ‘빈찬’이지만 건강에는 ‘푸짐’
    보종찰 송광사(松廣寺)는 스님들의 사관학교다. 사관학교 스님들은 평소 어떻게 건강을 유지할까? 1990년대 일본 도쿄 근처 유즈리하라는 마을에서 벌어진 일이다. 유즈리하는 장수촌으로 유명했다. 그런데 ‘요미우리신문’에서 취재한 결과 70~80세 먹은 노인들은 하루 종일 원기왕성하게 일하고 있는데 40~50세의 중장년들은 병에 걸려 골골하고 있었다. 이유는 곧바로 밝혀졌다. 기운이 왕성한 70~80대 노인들은 아직도 보리나 조,수수 등 잡곡과 감자와 고구마와 채소와 산나물만 먹고 사는데 반해 40~50대 중장년층 이하 세대 들은 흰 쌀밥에 고기와 우유,달걀을 주로 먹고 있었던 것이다. 말하자면 노인들의 채식 중심의 ‘초라한 식사’는 노인들을 더욱 건강하게 하고 육식 중심의 젊은이들의 ‘풍요로운 식생활’은 그들을 병으로 쓰러 뜨리고 있었던 것이다. 김치 나물 찌개로 3끼 공양 ‘단촐’ ‘검약·절제’ 엄정함 담겨 최고 보약
    사관학교 스님들의 건강비결도 바로 그 ‘초라한 식사’ 속에 숨어 있다. 그리고 그 ‘초라한 식사’ 속에는 사관학교 스님들의 검약과 절제가 배어 있다. 그 검약과 절제는 송광사 스님들의 염결한 밥상에 그대로 드러난다. 아침 4찬(饌), 사시 5찬, 저녁 4찬의 밥상이 그것이다. 아침 여섯 시,오전 열 한 시,저녁 여섯 시에 먹는 세끼 공양은 그 테두리를 크게 벗어난 적이 없다. 그러므로 세간의 눈으로 보면 송광사의 밥상은 퍽 ‘초라한 밥상’이지만,선가(禪家)의 밝은 눈으로 보면 참으로 싱싱하고 풍성한 ‘건강 밥상’이다. 송광사의 아침 건강밥상은 김치류 한 가지와 나물류 두 가지가 기본이다. 그리고 거기에 생마나 오이,당근,양상추,양배추 같은 생채 가운데 하나가 더해진다. 약식으로 먹는 저녁 건강밥상은 김치류 한 가지와 나물류 두 가지에 찌게가 가미된다. 포행(布行.참선 후 피로한 심신을 풀기 위해 산책하듯 느린 걸음으로 거니는 일.경행이라고도 함)을 위해 사시 공양은 5찬으로 조금 더 풍성하다. 김치류 두 가지와 나물류 한 가지에 찌개와 특찬 한 가지가 더해지는 것이다. 특찬으로는 우엉,연근,감자튀김,고구마튀김,더덕튀김,호박부침,녹두전,인삼튀김 가운데 하나가 엄정한 밥상을 더욱 엄정하게 한다. 밥상의 그런 엄정성을 잘 알기 때문일까. ‘건강밥상’에 대한 영조 주지스님의 강(講)과 설(說)은 극히 간명하다. “스님들의 건강을 위해 따로 마련한 방편은 없다. 그냥 하루 세끼 규칙적으로 잘 먹고,잘 생활하고,소식(小食)하는 것이다.” 검약과 절제의 그 ‘엄정한 밥상’은 80세를 코앞에 둔 송광사 회주 법흥 노장스님을 아직도 50대 같은 젊음으로 무소의 뿔처럼 가게 하고 있다.
    불교신문 Vol 2499         이진영 시인 전통건강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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