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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보성 대원사 극락전 벽화

浮萍草 2013. 8. 18. 07:00
    강진 무위사 견줄 뛰어난 작품
    보성 대원사 극락전 내부 서쪽 벽면에 그려져 있는
    수월관음도.
    제 무령왕 3년(503) 신라에 불교를 처음 전한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천년고찰 보성 대원사. 고려시대 선정쌍수(禪淨雙修)의 도량으로 번성했지만 근대에 이르러 한국 전쟁을 지나면서 극락전과 석조물 몇 점만 남기고 모두 소실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극락전 중심 폭 240m 높이 3m 규모 서쪽 수월관음도 동쪽 달마도 ‘눈길’
    대원사 일주문을 지나면 너른 마당과 함께 전쟁의 화마도 비켜간 극락전을 만날 수 있다. 대원사에서 가장 오래된 전각인 극락전은 다포집 양식이면서 맞배지붕으로 특이한 건축양식을 보여주고 있어 1981년 10월 전라남도유형문화재 제87호 로 지정됐다. 특히 아미타불을 모시고 있는 극락전 안쪽 벽에는 수월관음도와 달마도가 그려져 있는데 이 벽화들은 강진 무위사 벽화와 견줄 만큼 작품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월관음도와 달마도는 극락전의 중심벽화로 좌우 기둥사이에 폭 240m, 높이 3m 규모의 벽면에 그려져 있다. 서쪽 벽에 그려져 있는 수월관음도는 쌍죽이 솟아난 해변가 보타락가산의 암반 위에 반가좌로 걸터앉은 관음보살이 선재동자의 방문을 받고 있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관세음보살의 당당함이 묻어나는 이 벽화에서 백의(白衣)의 천의는 흘러내려 넘실대는 흰 파도와 함께 흔들리고 발계관 앞이마에 모신 아미타불은 푸른빛을 발한다. 이러한 도상은 고려시대에 널리 유행했다. 대원사 극락전 수월관음도 역시 관음보살의 곁에 버들가지를 꽂은 정병을 배치하고,뒤에는 대나무를 묘사함으로써 전통적인 도상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머리에서부터 흰 천의를 내려 쓴 백의관음의 모습,바닷가 멀찍이 묘사되던 선재동자가 관음의 곁으로 올라서고,하늘을 날던 청조가 선재동자의 손안에 표현되는 것은 조선 관음화의 특징에서 엿볼 수 있는 기법이다. 또 1840년에 그려진 고창 선운사 아미타 후불벽화의 관음보살과 얼굴모습 및 복장의 형식이 흡사하다. 극락전이 1833년에 중수됐다는 기록이 있는 만큼 당시 그려졌거나 이후에 개체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동쪽 벽에 그려져 있는 달마도는 중앙에 달마대사가 크게 자리잡고 있다. 그 왼쪽에 달마대사에게 바치는 스님이 서 있는데 곁에‘신광선사단비(神光禪師斷臂)’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볼 때 이는 선종의 제2조인 혜가스님의 설중단비(雪中斷臂) 설화에 신광선사의 선심(禪心)을 대입한 벽화로 보인다. 깨달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이 설화는 최근까지도 사찰의 벽화로 많이 그려지는 주제다. 달마도는 조선 숙종 1700년 초기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불교신문 Vol 2544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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