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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해남 미황사 응진당 벽화

浮萍草 2013. 8. 4. 07:00
    능란한 필력 미술사적 가치 높아
    해남 미황사 응진당 내부에 그려있는 벽화.
    끝마을,우리나라 육지 가장 남쪽에 있는 아름다운 사찰 해남 미황사. 또 통일신라 경덕왕 8년(749) 당대 고승 의조화상(義照和尙)이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천년고찰이기도 하다. 청회색 바탕에 채색없이 먹선 만으로 사실·개성적 표정과 다양한 포즈 묘사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미황사에는 보물 947호인 대웅보전,보물 1183호인 응진당과 명부전,삼성각,만하당,달마전 등이 달마산을 배경으로 반듯하게 자리잡고 있다. 이 가운데 대웅보전과 더불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 응진당은 해남지역의 고유한 단청과 불화들의 문양과 색상을 잘 보존하고 있고,조선 후기의 양식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는 등 문화재적 가치는 물론 건축사적으로도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특히 응진당 포벽과 벽체에 수묵으로 그려진 나한 벽화는 유려한 선 맛이 선필(禪筆)의 경지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전각인 응진당은 후불벽이 없다. 이곳에는 본존인 석가모니부처님 좌상과 16나한상이 봉안돼 있고,입구벽을 제외한 내벽전체에 벽화가 그려져 있다. 좌우측벽에는 각 4면, 후벽에는 6면으로 화면을 구획하여 총 14면의 화면을 마련했다. 현재 향좌측의 벽화는 남아있지 않고 향우측과 후벽의 벽화 10폭이 전해진다. 불상이 봉안된 뒷벽 6면의 벽화 가운데 2면에는 독성(獨醒)과 가섭존자가 그려져 있다. 독성은 ‘나반존자’라고도 하는데 혼자 수행하여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수기를 부처님께 받고 남인도 천태산에서 홀로 수행해 깨침을 얻었다고 전한다. 이와 더불어 그 오른쪽 2면과 향우측벽의 2면에는 나한이 각 2구씩,입구쪽 벽면에는 범천과 사자도(使者圖)가 배치돼 있다. 독성도의 왼쪽 2면에도 나한이 2구씩 그려져 있다. 향좌측 벽면에는 현재 벽화가 남아있지 않은데,벽화의 배치로 미뤄볼 때 나한도 2면과 제석천,사자도가 그려져 있던 것으로 추정 된다. 이렇게 보면 이곳의 벽화는 중앙에 독성도와 가섭,그 좌우에 16나한이 각 8구씩,입구쪽 좌우 벽에는 사자도 2면과 범천과 제석천을 배치한 것이다. 사찰벽화로는 특이하게 청회색으로 바탕화면을 마련하여 채색이 없이 먹선 만으로 벽화를 그린 백묘화(白描)다. 엷고 흐릿한 곳이 없는 동양화묘법인 이 화법은 중국 당대의 오도현에 의해 표현성이 풍부한 모필묵선이 창조돼 청대까지 전통이 이어졌다. 특히 이 벽화는 각 나한의 사실적이고 개성적인 표정과 자유롭고 다양한 포즈,능란한 필력이 돋보여 미술사적으로도 그 가치가 주목된다. 조성 시기는 응진당이 지어진 1754년께로 추정된다. ※ 자료참조=〈한국의 사찰벽화〉(문화재청.성보문화재연구원)
    불교신문 Vol 2540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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