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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완주 위봉사 보광명전 벽화

浮萍草 2013. 9. 1. 07:00
    백의관음보살도 ‘눈길’
    완주 위봉사 보광명전 내에 그려져 있는 벽화.
    일신라 말 세 마리의 봉황이 절터를 에워싸고 싸우는 모습을 보고 절을 지었다고 전해지는 천년고찰 완주 위봉사(圍鳳寺). 일제강점기 전라북도 일원의 46개 말사를 관할하는 본사였던 이곳은 해방 후 돌보는 이 없어 한때 폐사의 위기까지 갔지만,지난 1990년 위봉선원이 설립돼 현재는 지역을 대표하는 비구니 수행도량으로 거듭났다. 높이 395cm 폭 290cm의 초대형 벽화 좌·우 후벽 6면엔 주악비천도 그려져
    위봉사는 보물 제608호로 지정돼 있는 보광명전(普光明殿)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빛을 두루 비춘다는 뜻을 가진 보광명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다포계 팔작지붕으로 지어졌다.
    불단 위쪽으로 운룡(雲龍)과 여의주 모양의 구슬을 장식한 닫집을 만들어 놓아 불상에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우수한 옛 채색기법과 조선시대 목조 불전건축 연구에 소중한 자료가 되는 문화재로 평가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보광명전 불단 뒷면에 그린 백의관음보살도와 별화(別畵)로 그린 주악비천도 등벽화들도 색조가 차분하고 아늑한 금단청 (錦丹靑)과 더불어 옛 채색기법의 우수함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후불벽의 뒷면을 꽉 채우고 있는 백의관음보살도는 참배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후불벽 상단까지 차지하고 있는 대형벽화인 만큼 뒷걸음으로 한참을 물러나야 전체를 감상할 수 있다. 보통 관세음보살의 형상은 머리에 보관을 쓰고 있으며 손에는 버드나무가지 또는 연꽃을 들고 있고 다른 손에는 정병을 들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높이 395cm,폭 290cm 규모로 조성된 백의관음보살도 역시 왼손에 정병을 들고 서있는 관음보살을 표현했다. 이 벽화는 견실한 화풍을 엿볼 수 있고 먹선과 옷자락의 엷은 흰빛과 두광, 오른쪽 팔 아래로 늘어진 옷자락의 하늘색의 밝은 대비가 인상적이다. 여기에 보관과 영락, 소매 끝에 붉은색이 강조됐다. 두 손과 얼굴, 가슴의 살빛은 은은한 온기가 배어있다. 이러한 후불벽 뒷면의 벽화는 현재 여수 흥국사 대웅전이나 무위사 극락전 등에서 볼 수 있는 보기 드문 수작이다. 필치와 색조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보광명전 좌우 측벽과 후벽 6면에는 주악비천도가 그려져 있다. 이 벽화에는 피리 등의 악기를 연주하는 동자와 피리,생황,거문고,비파 등의 악기를 연주하며 날고 있는 비천의 모습이 역동적으로 표현됐다. 허리를 구부린 듯한 자세로 걷고 있는 동자상과 몸을 크게 굽혀서 날고 있는 비천은 모두 세찬 바람에 옷자락이 흩날리듯 굴곡이 심한 거침없는 필선으로 묘사돼 있어 동적인 자세와 함께 경쾌함과 빠른 속도감이 느껴진다.
    불교신문 Vol 2551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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