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사찰벽화의 ‘백미’
| ▲ 양산 통도사 영산전 내부 벽면에 그려져 있는 견보탑품변상도. |
신라시대 고승 자장율사가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가사를 금강계단에 봉안했다고 전하는 불보사찰 영축총림 통도사.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한국불교의 대표적인 사찰인 만큼 경내에는 수많은 성보들이 모셔져 있다.
특히 통도사 각 전각 안팎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그림으로 전하는 다양한 벽화들이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견보탑품변상도’는 법화경 견보탑품 그려
‘석씨원류응화사적’은 보물 제591호 지정
이 가운데 좌우에 극락전과 약사전을 배치하고 하로전의 중심 법당 역할을 하고 있는 영산전에 그려져 있는 벽화들은 표현과 내용
면에서 조선후기 사찰벽화의 백미라고 할 만큼 가치가 높다.
영산전 벽화는 벽체와 포벽을 비롯해 내목도리 윗벽과 대량,창방 등 안팎 전체에 골고루 그려져 있다.
특히 영산전 내부 서쪽의 전면 벽에 그려져 있는 견보탑품변상도는 <법화경> 견보탑품을 그림으로 풀어낸 변상도로 조선후기 불화
화풍을 이해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이 벽화는 말 그대로 견보탑품에 나오는 다보탑을 형상화한 것으로,1716년에서 1800년 사이에 당시 활동하던 화승 지연(指演)스님
문하에 의해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거대한 보탑 안에 석가여래와 다보여래가 나란히 분반좌(分半座)로 앉아 있는 이불병좌(二佛竝座)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이 벽화는
탑 전체에 온갖 영락과 보배로 된 풍경이 장엄되어 있고 그 주변에 상서로운 오색구름을 장식해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영산전 내에 <석씨원류응화사적(釋氏源流應化事蹟)>의 장면들을 그려낸 벽화도 눈여겨 볼만하다.
보물 제591호로 지정된 <석씨원류응화사적>은 부처님 일대기와 이후 인도에서 중국으로 불법이 전파된 내용,그리고 중국 불교의
교화활동이 400장의 그림과 글로 서술된 책이다.
더욱이 한 장의 그림에 한 편의 글로 서술해 미술학도에게는 중요한 서적이다.
이러한 <석씨원류응화사적>의 내용을 담고 있는 벽화들은 동벽과 남북벽의 포벽 및 내목도리 윗벽 등에 그려져 있다.
내목도리 윗벽에는 대부분 <석씨원류응화사적> 1, 2권에 나오는 부처님의 행적을,남북 측 하단에는 3권에 나오는 고승들을 묘사
했다.
이러한 화면구성은 부처님과 나한의 위계를 구분하고 <석씨원류응화사적>의 순서에 따라 영산전 벽면 위에서 아래로 표현한
방식을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벽화 대부분은 선운사.불암사 판 모판화와 흡사해 판화 그림을 바탕으로 그려진 것으로 보인다.
☞ 불교신문 Vol 2530 ☜ ■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草浮 印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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