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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고창 선운사 대웅전 ‘삼불회도’

浮萍草 2013. 5. 12. 07:00
    불상ㆍ불화 모두 비로자나불
    선후기 89개의 암자와 189개에 이르는 요사(寮舍)가 도솔산 곳곳에 흩어져 있어 장엄한 불국토를 이룰 정도로 번창했던 고창 
    선운사. 
    미당 서정주(1915~2000)가 생전에 자주 찾으며 시혼(詩魂)을 닦았던 사찰로도 잘 알려져 있는 선운사는 최근 미당 시문학관을 
    잇는‘시 문학벨트’를 조성해 불교문화도량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1500여 년 역사를 지닌 천년고찰답게 경내에는 수많은 성보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가운데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 제290호로 지정된 선운사의 중심전각인 대웅보전은 조선중기의 건축물답게 섬세하고 다포의 짜
    임새가 장식적이다. 
    이곳에 봉안돼 있는 소조 비로자나불,약사여래불, 아미타불 뒤에 대규모로 그려져 있어 장중함과 숭고한 분위기로 전각을 압도
    하고 있는 후불벽화 ‘삼불회도’가 눈에 띈다. 
    규모가 큰 조선시대 사찰의 대웅전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중심으로 그 좌우에 약사불과 아미타불이 삼세불(三世佛)로 모셔져 
    있는 것이 관례이지만,선운사 대웅전에는 중앙의 불상과 불화가 모두 비로자나불로 봉안돼 있기 때문이다. 
    
    중앙 본존불 크게 묘사…좌우에 보살 배치 
    불상처럼 장대한 규모로 身光 크게 강조
    1840년 그려졌다는 화기가 남아있는 삼불회도는 모두 중앙에 본존불을 크게 묘사하고 좌우에 보살을 비롯한 권속들을 배치 했으나 조선후기의 일반적인 후불화보다는 구성이 간략한 편 이다. 각 벽의 본존불들은 불상처럼 장대한 규모로 화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두광(頭光)과 신광(身光)은 모두 원형인데, 특히 신광이 크게 강조돼 있다. 머리에는 육계(肉, 부처님 정수리에 불룩 솟아오른 부분)가 뚜렷하지는 않지만 중앙에 계주(珠)로서 구분하고 있다. 소용돌이를 묘사한 크고 둥근 나발(螺髮)의 표현은 쌍꺼풀 진 눈의 표현과 함께 강렬하고 이국적이다. 중앙의 비로자나 후불벽화에는 본존과 협시인 문수보살,보현 보살,아난존자, 가섭존자,사천왕 등이 그려져 있다. 왼쪽 약사후불벽화의 본존 약사불은 화면 아래에서부터 뻗어 올라온 줄기 위,활짝 핀 연화좌 위에 앉아있다. 좌우에는 각기 합장하고 본존 곁에 시립한 일광보살, 월광보상 등이 배치됐다.
    오른쪽 아미타 후불벽화는 보관위에서부터 흰 천의를 걸치고 마주잡은 손으로 정병을 잡고 있는 관음보살과 세지보살,보살,제자, 신장 등이 표현돼 있다. 존상의 이국적인 얼굴과 경직된 세부표현,탁한 색감 등이 강진 무위사 극락전 벽화와 비교해 볼 때 19세기 불화의 도식화된 양상을 보여주는 귀중한 불교미술작품이라 할 만하다. ※ 참고자료=관조스님 사진집<사찰벽화>(미술문화)
    불교신문 Vol 2508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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