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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안동 봉정사 대웅전 ‘영산회상도’

浮萍草 2013. 4. 28. 07:00
    국내서 가장 오래된 ‘후불벽화’
    라시대 고승 의상대사가 부석사에서 접어 보낸 종이봉황이 남서쪽 으로 흘러내리다 날개를 접고 쉬고 있는 곳에 절을 지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천년고찰 안동 봉정사. 역사가 오래되고 가람배치가 아름다운 봉정사는 지난 1999년 4월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방문해 우리 불교문화의 일단을 살펴보고 간 이후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ㆍ3겹의 석분 바른 흙벽에 가는 붓으로 묘사 석가모니불, 제자들에게 설법하는 모습 담아
    더불어 경내에는 조선시대 초기의 건축 양식을 잘 보여주는 보물 제 55호 대웅전이 있는 곳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이 대웅전은 현존하는 국내 사찰벽화 가운데 가장 오래된 후불 벽화(불상 뒤 벽체에 그린 불화) ‘영산회산도(靈山會相圖)’가 보전돼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봉정사 벽화가 국내 최고(最古)로 확인된 때는 지난 2000년.
    당시 문화재청이 대웅전을 해체.수리하는 과정에서‘1428년(세종 10년)에 彌勒下生圖(미륵하생도)를 그렸다’는 기록과‘1435년(세종 17년)에 대웅전을 중창했다’는 묵서명을 발견함으로써 확인됐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1476년(성종 7년)에 조성된 강진 무위사 극락전의 후불벽화가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다 당시 묵서명의 발견으로 봉정사 대웅전 후불벽화가 40~50여 년 정도 앞서 그려진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됐다. 1997년 1월 후불탱화 보수 과정에서 처음 발견된 이 벽화는 대웅전 불상 뒤 3겹의 석분을 곱게 바른 흙벽에 직접 그린 가로 3.87m, 세로 3.8m 크기의 대형 그림으로 석가모니가 제자들에게 설법하는 모습을 가는 붓으로 유려하게 묘사한 영산회상도다. 특히 본존 왼쪽 상의의 금구장식과 왼쪽 팔꿈치의 옷주름, 대의에 세필로 그린 그림의 세련된 둥근 꽃무늬 옷깃의 보상당초무늬 등 고려시대 불화의 대표적인 특징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현존하는 조선시대 후기 영산회상도들보다 그려진 존상의 수가 많고 도상이 정확할 뿐만 아니라 그림의 양식이 고려불화의 양식과 상통하고 있어 조선 초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조선시대 초기 영산회상도 구도와 양식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귀중한 자료라 할 수 있다. 문화재청은 “미륵하생도를 본떠 그린 이 벽화는 고려불화의 양식과 기법 특징을 그대로 간직해 불화 변천사 등 학술적인 연구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오랜 세월로 인한 박락현상이 심해 현재는 그 위에 탱화를 걸고 봉안하고 있다. ※ 참고자료=관조스님 사진집 〈사찰벽화〉(미술문화)
    불교신문 Vol 2504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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