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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공주 마곡사 ‘백의관음도’

浮萍草 2013. 4. 21. 07:00
    섬세한 묘사는 벽화이상의 ‘가치’
    조로운 출산과 어린아이의 생명을 보살펴 준다는 백의관음(白衣觀音). 관세음보살은 중생의 근기에 따라 여러 모습으로 바꾸어 나타나는데, 흰 옷을 걸치고 있는 백의관음이 그 중 하나로 백의관음신앙은 인도에서 발생했다. 중국의 수월관음(수월관음)이 형성되기 이전에 성립됐으나,당나라 말부터 수묵화의 발달과 선종의 융성에 딸 수월관음상에 흰옷을 입힘으로 두 신앙의 융합이 이뤄졌다. 이를 벽화나 탱화 등 불교미술로 표현한 것이‘백의관음도’이다. 강진 무위사 극락전과 공주 마곡사 대광보전에 그려 있는 백의관음도 벽화가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마곡사 백의관음도 벽화는 마곡사 벽화를 대표할만한 수작으로 꼽힌다. ㆍ대광보전 내 · 외부에 2점 그려져 순산과 아이생명 보살피고 있어
    보물 제802호로 지정돼 있는 마곡사 대광보전에는 외부 남측면 포벽과 내부 서측면 후불벽에 2점의 백의관음도가 그려져 있다. 외부포벽에 그려진 백의관음은 천의자락을 휘날리며 맨발로 물결 위에 서 있는 모습으로 몸을 옆으로 기울여 화면 오른쪽에 합장해 있는 남순동자를 굽어보고 있다. 두 손은 앞으로 모았는데 왼손에 정병(淨甁)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감로수가 쏟아지는 모습으로 묘사했다. 서측면 후불벽에 있는 백의관음도<사진>는 고주 사이에 한지를 여러 겹 겹쳐 발라 후불벽을 조성해 일반 화폭에 그린 것처럼 섬세하게 그려졌다. 관음보살은 물결이 넘실거리는 해상 위의 기암괴석에 앉아 머리 위에서부터 아래로 백색의 장포(長袍)를 입고 정면을 향해 반가좌를 한 모습이다, 두광과 신광을 갖추었으며 상호는 초승달 모양의 둥근 눈썹에 꼬리가 위로 올라간 가늘고 긴 눈,두툼한 코에 작고 붉은 입술을 표현했다. 양손은 반가좌한 오른쪽 다리 위에 자연스럽게 올려놓았고,맨발인 상태의 왼쪽 발은 홍련의 청록색 연밥을 밟고 있다.
    옷자락 사이로 빠져나온 긴 머리칼이 양쪽으로 3갈래씩 드리워져 있으며,입상의 화불(化佛)이 표현된 보관을 쓰고 목에는 영락(瓔珞) 으로 장식했다. 옷자락의 주름을 비롯해 연꽃의 꽃잎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매우 섬세하게 그렸다. 또 보살의 양쪽 반석위에는 관음보살을 향해 합장 배례하는 남순동자가 화면 우측에 버들가지가 꽂힌 흑색의 정병이 좌측에 그렸다. 배경을 이루는 부분은 모두 먹으로 표현한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암벽의 세밀한 단층과 명암표현에서부터 굽이치는 물결과 포말,우측상단에 표현된 대나무 잎 등 섬세한 묘사는 벽화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 자료참조=〈한국의 사찰벽화〉(문화재청·성보문화재연구원)
    불교신문 Vol 2502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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