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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제천 신륵사 극락전 ‘아미타삼존내영도’

浮萍草 2013. 3. 31. 07:00
    풍부한 내용…독특한 장엄효과 
    
    아미타불 대세지보살 관음보살 가부좌 
    파도 일렁이는 바다 배경 극락왕생 기원
    일신라의 석탑양식을 잘 계승하고 있어 보물 제1296호로 지정된 ‘제천신륵사삼층석탑’으로 잘 알려져 있는 천년고찰 제천 신륵사. 특히 신륵사 극락전 내외부에는 다른 법당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수백 여 점에 이르는 단청과 벽화가 남아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비록 보존상태가 좋지 않아 벽화의 원형을 제대로 살필 수 없지만, 풍부한 내용과 독특한 장엄효과를 지니고 있어 조선 후기 단청 및 벽화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2009얀 12월 충청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 됐다. 이 가운데‘토어도’,‘반야용선도’,‘혜가대사단비도’등과 함께 서측 면에 그려져 있는 외벽화 ‘아미타삼존내영도〈사진〉’는 아미타삼존이 왕생자를 서방극락세계로 맞이해가는 모습을 세밀하게 묘사해 눈길을 끈다.
    이 벽화는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를 배경으로 왼쪽에 아미타삼존과 오른쪽에 아미타불의 인도 아래 극락에 가기를 간절히 원하는 왕생자(往生者)들이 탄 배를 배치했다. 아미타삼존은 가로로 아미타불,대세지보살, 관음보살의 순으로 결가부좌하고 있다. 아미타불은 왼손에서 서기(瑞氣)를 발하여 왕생자들이 탄 배를 이끌고 있다. 작은 거룻배 안에는 남녀를 불문하고 빼곡하게 탄 중생들의 모습을 담았다. 이와 함께 오른쪽 상단에는 원문이 있다. 원본 위에 겹쳐 쓴 까닭에 글씨가 중첩돼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원문과 함께 벽화의 내용을 풀이해보면 다음과 같다. “신륵사를 창건 및 중수하는데 참여했던 많은 화주와 시주,공덕주,양식,땅,등촉을 시주한 이,도량 안팎에 떠도는 머무는 곳이 있어 가없는 일체의 외로운 영혼 모두가 서방 극락세계에서 왕생 할지어다.” 이는 천도재 화엄시식(華嚴施食)의 ‘거량(擧揚)과 청혼(請魂)’ 편에 일부 들어가 있는 내용인데,이 같은 내용을 벽화 안에 원문으로 적은 것으로 추정된다. 화엄시식은 법계 곳곳의 수많은 영가들이 갈 길을 가지 못한 채 헤매는 경우가 많다 해서 인연있는 영가를 천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봉행하는 의식이다. 때문에 이 벽화에는 그림이 의도하는 바에 따라 내용에 걸맞는 원문의 형식으로 쓰여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그림이 오염과 훼손으로 인물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고 대부분의 윤곽선도 원형이 망가진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 자료참조=〈한국의 사찰벽화〉(문화재청.성보문화재연구원)
    불교신문 Vol 2495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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