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사찰벽화이야기

<1〉양산 통도사 극락전 반야용선도

浮萍草 2013. 3. 17. 07:00
    구도와 내용면에서 ‘수작’
    찰벽화는 단청과 함께 목조건축물을 장엄하는 중요한 요소다. 
    건물의 벽을 장식하고 있는 벽화는 예배의 대상인 불상뿐만 아니라 불교교리,부처님 전생이야기 등을 표현하고 있어 대중을 교화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불어 나한,산수,화조 등 다양한 소재가 담겨있어 당시 불교미술을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기도 한다. 
    이에 본지는 사찰벽화의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한 ‘사찰벽화 이야기’코너를 신설했다. 
    매주 1차례 사찰벽화 한 곳을 선정해 벽화가 담고 있는 예술적 가치, 불교적 의미 등을 소개한다. 
    
    ㆍ지장보살 석장 짚고 중생보살피고 
    극락 향한 사람들의 염불 인상적 
    양산 통도사 극락전 벽에 그려져 있는 반야용선도.
    전통사찰을 비롯해 전국 수많은 사찰에서 쉽게 벽화를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인지 사찰벽화에 대한 인식은 다른 불교문화재에 비해 낮은 것이 현실이다. 한국회화의 한 유영을 품으면서 해당사찰의 신앙적 특성이나 사상을 담고 있는 사찰벽화를 ‘벽에 그려진 옛날 그림’ 정도로 지나치기엔 큰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이유에서 양산 통도사 극락전 뒷벽에 그려져 있는‘반야 용선도(般若龍船圖)’를 주목할 수 있다. 이 벽화는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49호로 지정된 극락전의 가치에 뒤지지 않는다. 용머리와 꼬리를 갖춘 배에 일로왕보살과 지장보살이 중생을 극락세계로 데려가는 모습을 표현한 반야용선도는 비록 근세에 그려지긴 했지만,구도와 내용면에서 보기 드문 수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불교에서 반야용선은 사바세계에서 피안의 극락정토로 건너갈 때 타고 가는 배를 말한다.
    또 용은 극락으로 향해가는 뱃머리를 상징하고 반야(般若)는 진리를 깨달은 지혜를 의미한다. 용으로 극락세계로 가는 배를 삼은 반야용선에는 인로왕보살이 배의 앞머리에 서서 극락으로 길을 인도한다. 법당 건물에 용머리와 용꼬리를 조각해 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벽화 속의 지장보살은 석장을 짚고 배 뒤에서 중생들을 보살피고 있다. 푸른 보개로 멋지게 꾸민 반야용선에는 스님,갓을 쓴 양반,쪽을 찐 여인 등 극락을 향해 선 모든 중생들이 합장하며“나무아미타불”을 염불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왼쪽에 인로왕보살이 배를 인도하고 뒤쪽에서 지장보살이 묘사돼 있는 것으로 볼 때 이 용선은 지옥세계에서 극락으로 건너는 강을 건너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배에 탄 이들이 지옥에서 죄업을 다하고 인로왕보살과 지장보살에게 구원받은 중생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래서일까. 배에서 염불하고 있는 이들의 표정이 더욱 간절해 보인다.
    불교신문 Vol 2491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