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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전등사 대웅보전 내벽화 ‘나한도’

浮萍草 2013. 3. 24. 07:00
    22 나한상 ‘봉안’
    화 전등사는 고구려 381년(소수림왕 11)에 아도화상이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유서 깊은 천년고찰이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전등사는 그 자체가 성보라 할 수 있을 만큼 소중한 불교문화재들을 적지 않게 소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보물 제178호로 지정된 대웅보전과 함께 그곳에 그려진 수많은 벽화들을 주목할 수 있다. 벽화는 공포사이의 포벽화,창방의 단청,우물천장의 단청,내목도리 윗벽의 벽화 및 대량의 별화 등으로 나뉜다. 특히 내목도리 윗벽에는 북측면에 3점,남측면에 7점,동측면에 6점, 서측면에 6점 등 모두 22점의 나한상이 그려져 있어 눈길을 끈다. 존상들의 자세와 지물 등에서 나한과 조사가 혼재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ㆍ내용 파악은‘혜가단비도’가 유일 대부분 배경 생략 좌상ㆍ입상 형식
    벽화의 내용을 알 수 있는 것은 서측면에 그려진‘혜가단비도’〈사진〉가 유일하다. <속고승전>, <조당집> 등에 따르면 혜가단비도는 혜가스님의 구법을 표현한 것으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어느 날 신광스님이 달마대사를 찾아와 가르침을 청했지만, 대사는 아무런 응답을 주지 않았다. 그러자 스님은 대사의 응답을 기다리며 폭설 속에서 긴 밤을 보냈다. 날이 밝아오자 쌓인 눈은 스님의 무릅을 넘고 있었다. 대사는 눈을 맞으며 서있는 스님에게“무슨 까닭에 나를 찾아 왔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스님은 “법의 가르침을 받으러 왔습니다”라고 답했다. 한참동안 말이 없던 대사는 큰 소리로 “너의 믿음을 바쳐라”라고 외쳤다. 그러자 스님은 즉시 칼을 뽑아 자신의 왼팔을 잘랐다. 이어 땅에서 파초 잎이 솟아나 끊어진 팔을 받쳤다. 이 스님이 바로 혜가스님이며, 이 사건을 계기로 대사의 법을 이어 중국 선종의 제2대 조사가 된다. 깨달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혜가단비 설화는 최근까지도 사찰의 벽화로 많이 그려지는 주제다. 이야기 가운데‘땅에서 파초 잎이 솟아나 끊어진 팔을 바쳤다’는 부분은 <속고승전>,<조당집>등에는 보이지 않던 것인데 후대 문헌 에서 혜가스님의 구법이 각색되어 나타난 것이다. 나한도는 대부분 배경이 생략된 채 좌상과 입상의 형식으로 표현돼 있고, 입상이 4점 좌상이 18점이다. 특히 좌상 가운데에는 제자와 문답하고 있는 모습을 비롯해 불자,여의,염주 등 지물과 동물을 안고 있는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인물의 표현은 굵은 먹선으로 단순하게 윤곽선을 그리고 가사,승복,지물 등에 부분적으로 채색했다. 나한의 주변배경 역시 굵은 먹선으로 음영을 넣어 그렸는데, 그 모습이 마치 동굴에 앉아 있는 듯하다. ※ 자료참조=〈한국의 사찰벽화〉(문화재청.성보문화재연구원)
    불교신문 Vol 2493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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