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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다신전’에 담긴 차 이론

浮萍草 2013. 9. 24. 07:00
    찻잎 채취해 만드는 전 과정 '설명'
    의선사가 1828년(순조28)에 하동 칠불사 아자방에서 저술한 책이 ‘다신전’이다. 
    해남 대흥사 응송스님이 소장하고 있던 필사본이 현재 디아모레뮤지엄(구 태평양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다신전’에는 찻잎을 채취하여 차를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차를 다루는 전 과정을 총 22개 항목으로 구분해서 설명한다. 
    고려대 생명자원연구소 오미정 선임연구원이 펴낸 ‘차생활 문화개론’에 실린 다신전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발문이 인상 깊다. 
    “무자년 우기에 스승을 따라 방장산(지리산 지칭) 칠불사 아원(아자방 지칭)에 갔다가 이 책을 등초하고 내려와 다시 정서하려 
    했지만 병으로 인하여 이루지 못하였었다…
    이 때문에 참선하는 여가에 힘겹게 붓을 들어 끝을 맺은 것이다…
    총림에 혹 조주풍이 있으나 모두 다도(茶道)를 모르는 까닭에 이를 초록하여 가외(後生)에게 보내는 바이다.” 
    찻잎을 채취하는 채다(採茶)이론도 명쾌하게 정리돼 있다. 
    “찻잎을 채취하는 데는 시기가 중요하니 너무 이르면 향이 온전하지 못하고 늦으면 신이 흩어지게 된다. 
    곡우 전 5일을 최고로 하며, 후 5일을 다음으로 삼으며, 다시 5일로 또 그 다음을 삼는다…
    밤새 구름 한 점 없이 이슬 머금은 잎을 채취하는 것이 상품,한낮중에 채취한 것이 다음,비가 내릴 때에는 채취해서는 안된다….” 
    차의 제조법(造茶)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실려 있다. 
    “차나무에서 채엽한 찻잎은 늙은 잎이나 줄기,부스러기 등을 골라내고 직경 2척4촌(약 72cm)되는 가마솥에 차 1근반(액 560g)을 
    넣고 덖는다. 
    덖을 때는 솥이 극도로 열을 받아 뜨거울 때 찻잎을 넣어 빠르게 덖으며 불을 늦춰서는 안된다.” 
    끓은 찻물을 식별하는 탕변(湯辨),차를 내는데 쓰는 여린 차와 쇠어버린 차를 구별하는 탕용노눈(湯用老嫩),물 끓이는 법인 포법
    (泡法),다관에 차를 넣는 투다(投茶) 등의 차이론은 오늘날 숙지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상세한 설명이 수반돼 있다. 
    차를 마시고 차의 향과 색에 대한 감각도 빼놓지 않았다. 
    “차를 마시는 일은 객이 적은 것을 귀하게 삼는다. 
    객이 많으면 시끄러우니 시끄러우면 고아한 정취가 떨어진다. 
    혼자서 마시는 것은 영묘함이요,두 객은 고상한 경지요,3~4명은 취미요.5~6명은 평범함이요 7~8명은 나누어 마시는 것이다.” 
    차의 향에는 진향 난향 청향 순향이 있다. 
    속과 겉이 한결같으면 순향이요, 설지도 너무 익지도 않으면 청향이며,불기운이 균일하게 갖추어지면 난향이며,곡우 전의 신령
    스러움을 갖추고 있으면 진향이다. 
    언뜻 보면 모든 차의 색깔이 유사해 보이지만 ‘다신전’에는 차의 색을 구분해 놓았다. 
    “차는 맑고 푸른 것을 최고로 하며, 포말은 하얀 빛이 도는 쪽빛을 아름답게 여긴다. 
    황.흑.홍.혼은 품위가 낮아서 모두 차의 품에 들지 못한다. 
    구름과 같이 포말이 상(上)이요, 푸른 포말은 중(中)이요, 황색포말은 하(下)이다. 
    신선한 샘물과 활활 타는 불은 차를 우려내는 현묘한 기술이요 좋은 차와 잘 저은 포말은 훌륭한 술에 못지 않은 절묘한 기술이다.” 
    우물물이 차에 적절하지 못하다는 경고는‘산의 물이 최고이고,강의 물이 하등이며,우물물은 최하품’이라는 ‘다경’ 속의 차이론과 
    동일하다. 
    
    불교신문 Vol 2485         하정은 기자 tomato77@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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