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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조선 전기 차문화사 〈中〉

浮萍草 2013. 7. 16. 07:00
    선 왕실을 중심으로 제도적 다례가 사신영접 등 관습적으로 행하는 의례를 중심으로 전개됐다면 일반적 차문화는 스님과 문인을 
    중심으로 사랑을 받으면서 고려시대의 맥을 이었다. 
    특히 조선시대 차문화는 차를 달이고 마시는 분위기를 즐기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여 야외에서 차를 즐기는 풍류라든지,차의 품질과 
    차도구 등을 중시했다. 
    차를 마실 수 있는 정원으로 다정(茶亭)을 꾸미고 다실(茶室)을 만들어 이곳에서 다도를 즐겼는데 이러한 다정문화는 고려시대부터 
    이어진 것이기도 했다. 
    잘 알려진 대표적 다정은 전남 강진에 다산 정약용이 세운 다산초당. 다산은 유배지인 이 곳에 정원을 꾸미고 차나무를 직접 재배
    하면서 18년간 수많은 명저를 남겼다. 
    또 두륜산 대흥사 일지암은 한국이 낳은 다성 초의선사가 입적하기 전까지 수십년간 당대 문인들과 다도를 논하고 시를 지으면서 
    한국다도의 중흥을 일으킨 곳으로 알려져 있다. 
    
    ㆍ달이고 마시는 분위기 즐겨
    야외에서 풍류 중시 ‘경향’
    수많은 선승과 문인들이 차를 주제로 풍성한 문학작품을 남겼고 회화 중에서도 차를 주제로 한 작품이 많이 등장한다. 쌍계사 조실 고산스님이 펴낸 ‘다도의범’엔 이같은 작품들이 소개돼 있다. ‘다도의범’에 따르면 이경윤(1545~1611)의 작품 가운데는 차 그림이 많이 나오는데,다반 위에 차를 내어오는 다동(茶童)의 모습을 비롯해서 찻그릇이 놓인 찻상이 등장한다. 뱃놀이를 하면서 차를 끓여 마시는 풍습을 그리기도 했다. 특히 차를 달이는 대표적 장면은 차솥을 차풍로 위에 올려놓고 부채질 하는 다동의 모습이 조선후기 그림에 자주 등장한다. 류건집 원광대 교수는 저서‘한국차문화사’에서“그림은 당대 사람의 생활을 중심소재로 삼는데,이 무렵부터 제반공사(公私) 모임을 그린 그림이나 개인적 취향의 그림에 차가 등장하게 되었다”며 특히“이경윤의 작품 등은 이른바 우리 다화(茶畵)의 초기작품이라 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요즘 TV 인기드라마에 등장하는 단원 김홍도(1745~?)의 ‘시명도(試茗圖)’도 유명하다. ‘시명도’는 탁자 위에 거문고 책 두루마리와 함께 다반 위에 찻그릇이 놓여 있으며 화덕 위에 배부른 찻주전자가 얹혀 있다. 글씨로 유명한 추사 김정희(1786~1856)의 글씨‘명선(茗禪)’‘일로향실(一爐香室)’등은 초의선사로부터 차를 선물받고 이에 답하고자 쓴 작품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최근 김홍도의 스승 강세황(1713~1791)이 그린 울금바위 그림이 LA카운티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는 사실이 근래에 밝혀 지면서 다인들의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울금 바위는 우리나라 차문화 공간의 일성을 열었던 장소로 알려져 있다. 또한 고려 때 이규보가 쓴‘동국이상국집’의‘남원월일기’에 원효방 옆에는 항상 원효스님을 모시고 다니며 차를 공양하던 사복(蛇福) 성인이 머물던 암자가 있었다고 적혀 있다. 그 암자는 차인들이 날마다 원효스님에게 차를 올렸던 헌다장소의 하나로 일찍이 자리잡은 곳이다. 울금바위 그림은 그 현장을 찾아낸 강세황이 1770년에 그림을 남겨서 후세에 알려진 작품이다.
    불교신문 Vol 2465        하정은 기자 tomato77@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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