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왕실원당 이야기

1 프롤로그 (PROLOGUE)

浮萍草 2013. 3. 6. 07:00
    金堂 마루 틈새마다 붉은 그리움
    간은 누구나 소원이 있다. 
    소원이 간절하면 할수록 인간은 나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 소원이 노력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딱 한가지다. 무조건 비는 수밖에 없다.
    원당(願堂)은 말 그대로 ‘무언가를 간절히 발원하는 집’이다. 
    누군가의 복을 빌거나 극락왕생을 빌기 위해 위패나 초상화를 부처님 전에 올린 법당 내지 사찰을 의미한다.
    원당은 동아시아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문화이다. 
    인도의 불교가 중국에 유입되면서 수많은 변신을 거듭했다. 
    그 중에 하나는 유교에서 효 사상과의 결합이었다. 
    효를 가장 중시한 중국 사람들이 절에다 부모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기 위해 세운 건물이 바로 원당이다.
    우리나라에도 삼국에 불교가 들어올 때부터 궁궐 안팎에 원당이 지어졌다. 
    신라의 궁궐 안에도 내원당이 있었고 신문왕이 부왕인 문무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지은 원당이 바로 감포 앞바다가 보이는 감은사
    이다.
    또 부여 능산리사지는 백제 성왕이 신라와의 전투 끝에 목이 없는 시신으로 돌아오자,그의 아들 창왕이 피눈물을 흘리며 세운 원당
    이다. 
    비슷한 시기, 일본에서도 쇼도쿠 태자가 아버지 요메이 천황을 위해 호류지를 세웠다.
    
    ㆍ원당은 간절히 기원하는 집
    사찰 속 孝의 공간에는
    조선왕실 悲願 오롯이 담겨 
    죽은 부모를 위해서 먼저 떠난 지아비를 위해서 왕의 무병장수를 위해서 왕자가 태어나길 빌면서 그들은 사찰 안에 ‘작은 궁궐’을 지었다. 현재까지 온전하게 남아있는 원당은 그리 많지 않은데 그 중 하나가 파주 보광사에 남아있다. 보광사에 가면 어실각(御室閣)이라는 현판이 걸린 전각에 숙빈최씨 즉 ‘동이’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영조가 생모를 위해 세운 것인데 이 건물이 바로 원당이다. 또 화성 용주사는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이장하면서 새로 중창한 절이다. 이 경우에는 용주사 전체가 사도세자의 원당인 셈이다. 이처럼 억불숭유를 내세웠던 조선시대에도 왕이나 왕비들은 자신의 부모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절을 짓거나,절 안에 건물을 세웠다. 죽음 앞에서 인간의 나약함,인생의 무상함을 느끼는 것은 재물이 있건 없건,권력이 있건 없건 모두 다 똑같다. 겉으로는 불교를 싫어 하는 척하던 왕들도 처자식의 죽음을 맞이하면 내탕금을 털어 절을 지었고,손수 현판의 글씨를 써서 하사했다. 조선시대에 있어서 왕실원당의 설치 여부는 사찰의 존속과 직결되는 문제였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대부분의 전통사찰이 왕실원당으로 한번 이상 지정된 적이 있으며,조선후기가 되면서 왕실에 로비를 벌여 원당 유치를 한 경우도 있었다.
    탁효정 전임연구원
    조선중기 이후 사림들의 정계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수륙사나 소격서 같은 불교와 도교의 시설물은 모두 폐지되고,국가적인 불교행사 또한 모두 폐지되었지만,오직 왕실원당만은 조선 말기까지 존속되었다. 이는 원당이 유교에서 중시하는 효의 심성을 담은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원당을 설치한 목적은 사람마다 제각각이었지만,어느 시대 어느 원당에나 공통적으로 담겨져 있는 코드가 있었으니,그것은 ‘간절한 마음’이었다. 스스로의 힘으로 풀지 못하는 욕망과 비통함 그리고 지극한 그리움을 부처님 앞에 풀어헤쳤다. 그래서 원당은 사찰이라는 불국토 안에 있는 지극히 인간적인 공간이 아닐 수 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극히 인간적인 공간에는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시간이 흐르면서 역사로 남거나 혹은 전설이 된다. ■ 탁효정은 <조선시대 王室願堂 연구>로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전임연구원으로 재직중이다
    탁효정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
    불교신문 Vol 2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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