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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놀이와 점복

浮萍草 2013. 3. 11. 07:00
    삿됨 물리치고 복을 부르다
    
    ㆍ대중화합 의미의 격조 있는 ‘성불도놀이’ 
    참회지향 점찰법…정월대보름에도 적격
    리의 대보름문화는 참으로 역동적이다. 
    정초를 혈연.친지와 함께 차분하게 보내고 대보름을 맞으면 마을사람과 모여 만월의 풍요로움 속에서 한해농사의 풍작을 기원하며 
    개방적이고 떠들썩한 명절을 치렀던 것이다. 
    따라서 설풍속이 조상과 어른들께 인사드리는 수직적 성격을 지니는 데 비해,대보름풍속은 공동체구성원이 하나 되는 수평적 성격
    으로 곧잘 비교되곤 한다.
    축제적 성격이 강한 대보름에는 특히 놀이와 점복(占卜)이 성행했다. 정월이라 그해 운수를 점쳐보는 풍속이 왕성하게 마련이고, 
    놀이 또한 삿된 것을 물리치고 복을 불러들이는 의미를 지닌 것이 많았다. 
    이를테면 편싸움에서 늘 여성.물.달 등과 같이 풍요를 상징하는 음(陰)의 원리를 지닌 편이 이기도록 한다든지,연날리기의 마지막엔 
    ‘송액(送厄)’이라는 글자를 써서 얼레에 감겨 있던 실을 모두 풀어버림으로써 한해의 액을 날려 보냈다.
    정초의 놀이 가운데 대상이나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윷놀이만한 것이 없다. 
    윷을 던지는 데 특별한 기술이나 힘이 필요하지 않고 네 개의 윷가락을 던져 나오는 우연의 조합으로 상대와 내기하되, 말판을 쓸 
    때는 또한 지혜가 필요하다. 
    이 윷놀이와 비슷한 것으로 불교에선 성불도(成佛圖) 놀이가 있다.
    성불도놀이는 서산대사가 육도윤회에서 벗어나 성불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놀이로 만든 것이다. 
    6면에 ‘나무아미타불’ 여섯 자를 한 글자씩 쓴 주사위 3개를 던져 글자의 조합에 따라 육도의 무수한 길을 따라가고, 
    윤회에서 벗어나 부처님을 이루면 게임에서 이기게 된다. 
    두 손으로 주사위를 공손히 모아들고 던질 때마다 모두 함께 나무아미타불을 화창(和唱)하는데,벌칙도 상세하여 이를테면 염불하지 
    않는 자는‘무골충’에,화를 내거나 희롱하는 자는 인도의 천민계급인 ‘전타라’로 가야 한다.
    먼저 성불에 이른 이에겐 부처님처럼 콧수염과 백호를 그려주며 축하하였다. 
    또한 부처를 이루었기에 법문을 할 수 있어 성불한 이가 제자라 하더라도 노스님들은 예를 갖추어 법문을 들었다. 
    즐겁게 놀이하되 규칙이 엄정하고,참석한 모두 이가 성불해야 끝냄으로써 불성의 평등함과 대중화합의 의미를 새기는 격조 높은 
    불가의 놀이라 하겠다.
    또한 민간에 윷으로 점을 보는 윷점이 있듯이 불교에는 점찰법(占察法)이 있다. 
    윷점은 윷을 세 번 던져 나온 괘로 운수를 점치는데 64괘로 된 괘를 찾아 길흉을 판단하게 된다. 
    이를테면 윷을 세 번 던져‘도.도.도’가 나오면 “아이가 어머니를 만난다”는 뜻이 되어 길괘이고,‘도.모.도’가 나오면“나무에 뿌리가 
    없다”고 보아 흉괘가 되는 식이다.
    불교의 점찰법은 윷으로 삼세의 선악업보와 현재의 길흉을 점찰해 수행의 길을 찾아나가도록 한 것이다. 
    몇 개의 나무가락으로 목륜(木輪)을 만들어 3번 던져 나온 괘로 과보와 선악의 상을 얻으면,이에 대해 참회 수행함으로써 장애를 
    없애고 깨달음에 이른다고 본다. 
    이를 기복적으로 보기도 하나, 목륜을 던져 얻는 우연성에 기대어 알 수 없는 숙세와 미래의 업보를 가시화하는 것은 상징적 방편
    이다. 
    점찰법의 핵심은 지극한 정성으로 참회하는 데 있고,어떤 업이 나오든 내 것으로 받아들여 참회의 대상으로 삼기 위함이기 때문
    이다.
    
    불교신문 Vol 2889         구미래 불교민속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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