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닥터 조홍근의 알기 쉬운 건강이야기

당뇨병에 대해 당신이 모르는 것 (5) 뱃살·지방간·고지혈증, 당뇨병 3가지 징후

浮萍草 2016. 2. 26. 09:10
    ㆍ뱃살, 지방간 그리고 고지혈증 - 인슐린 저항성의 지문 편에서 언급한 대로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에서 비롯됩니다. 당뇨병이 오기 훨씬 전에 인슐린 저항성이 먼저 발생하기 때문에 인슐린 저항성을 조기에 탐지해 치료하면 당뇨병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슐린 저항성은 쉽게 그 얼굴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실험실 수준의 정밀검사를 하면 알아낼 수 있지만 비용과 시간이 너무나 많이 듭니다. 일반적인 수준에서 간단히 알아볼 수 있는 완벽한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그런대로 인슐린 저항성을 가늠할 수 있는 표시는 있습니다. ㆍ1단계 : 뱃살 - 인슐린 저항성의 시작
    요즘 비만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비만에 대한 여러 가지 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관심이 많게 된 이유는 비만이 당뇨병과 심장병의 중요한 위험인자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편에서도 몇 번 언급했지만 뱃살이 큰 문제입니다. 뱃살은 내장지방이 많은 것을 의미하고 조금 더 학술적인 용어로는 내장지방비만이라고 합니다. 음식을 통해 들어온 지방의 60%는 내장지방에 보관됩니다. 지방을 먹지 않고 탄수화물만 먹어도 그 일부는 미래를 위해 지방세포에 중성지방이라는 형태로 보관됩니다. 가끔 배가 나온 분 가운데 본인은 지방은 거의 먹지 않는데 왜 내장지방이 많냐고 물으시는데 무슨 종류의 음식이든 과하게 먹으면 내장지방이 실하게 됩니다. 음식 종류에 관계없이 과식을 하면 뱃살이 찝니다. 내장지방은 피하지방보다 훨씬 활동이 왕성합니다. 복습을 한 번 해보면 내장지방은 1. 음식으로 들어온 지방을 축적하고 몸이 필요할 때 지방을 혈액으로 뿜어 주는 작용과 2. 염증물질을 생산하는 작용이 있습니다. 이 작용이 적당하면 문제가 없는데, 내장지방의 양이 많거나 다른 원인에 의해 기능이 항진되면 문제가 발생 합니다.
    혈액에 지방(산)이 많다는 것은 혈당 말고도 세포가 쓸 수 있는 에너지가 넘쳐난다는 뜻입니다. 혈당이 LPG이고 지방이 디젤유라고 한다면 같은 값이면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LPG는 힘도 달리고 연비도 좋지 않고 디젤은 힘 좋고 연비도 좋고 게다가 넘쳐난다면 당연히 디젤을 쓰겠죠. 물론 디젤을 써서 공해물질이 더 나오겠지만 공익적 차원에서 그것을 걱정해서 사적인 이익을 희생하고 디젤을 쓰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세포도 꼭 그렇게 행동합니다. 지방이 필요 이상으로 넘쳐나면 세포는 혈당과 지방 중 지방을 선택합니다. 당장은 좋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 세포는 혈당을 흡수하지 않습니다. 인슐린이 와서 혈당을 흡수하라고 야단을 해도 지방을 흡수하느라 말을 듣지 않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한 것입니다(왼쪽 그림). 개인은 사적인 이득을 따라 각자 행동했지만 집단적으로는 모두가 손해를 보는 것과 같습니다. 인슐린 저항성의 초기 단계입니다.
    아직 췌장이 튼튼하므로 표면적으로는 혈당이 정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허리가 두꺼운 사람에게 이런 일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남자는 90㎝ 이상·여자는 85㎝ 이상이면 위험합니다. 여기서 교정이 안 되면 2단계로 진입합니다. ㆍ2단계 : 지방간 - 점입가경
    내장비만이 어느 정도 유지되면 혈액에 지방산을 방출하는 것으로 모자라 인접한 간에도 지방을 주게 됩니다. 지방이 간에 축적되면 지방간이 됩니다. 초음파로 진단할 수도 있고 혈액검사(AST/ALT)로도 진단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초음파에서 먼저 발견되고 한참이 지나 혈액검사에서도 이상이 나타납니다. 당장 혈액검사에서 간 수치가 정상이라고 해도 지방간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배가 나왔다면 지방간을 조심해야 합니다. 간은 평소에 음식과 뱃살을 통해서 지방을 흡수합니다. 모두가 같지는 않지만 대략 60~70%는 내장지방에서 흡수하고 나머지는 음식을 통해 흡수합니다. 과식을 하면 1. 내장지방이 많아지고 그 결과 내장지방에서 유래한 지방이 간에 침착되어서 지방간이 되고 2. 음식의 지방이 직접 간에 가서 지방간을 만듭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지방이 많은 음식이 아니라도 많이 먹으면 지방간이 된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탄수화물만 먹으면 지방간과는 상관이 없다고 잘못 알고 있습니다. 제가 영국에서 연수할 때 이웃에 이민자 가족이 살고 있었는데 살도 많이 찌고 지방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채식주의자였습니다. 감자를 엄청나게 많이 먹었습니다. 그런데도 지방간이 생깁니다. 여담이지만 지방간에 제일 위험한 음식은 과당입니다. 액상과당이 가장 심한데 단 맛이 나는 가공식품엔 거의 다 들어가 있습니다. 독자 중에 기름기 하나 먹지 않는데 지방간이 있는 분은 혹시 본인이 과식하지 않는지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지 살펴보셔야 합니다. 지방간이 되면 비정상적인 상황이 발생합니다. 혈당을 흡수해서 지방을 만드는 상황이 생깁니다. 일단 지방간이 되면 혈당이 약간만 높아도 그걸 이용해 지방을 만들어 보관합니다. 더 심한 지방간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지방간이 되면 간은 뭔가 색다른 일을 합니다. 바로 중성지방을 많이 만들어서 혈액으로 배출하는 것입니다. 3단계 로켓이 발사되는 순간입니다. ㆍ3단계 : 이상지혈증 - 인슐린 저항성의 마지막 관문
    내장지방비만과 지방간을 무사 통과한 인슐린 저항성은 마지막 단계에 고지혈증으로 나타납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내장지방비만에서 고지혈증까지 보통 3~5년까지 걸리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왔으면 당뇨병의 저지선이 거의 다 뚫렸다고 보면 됩니다. 지방으로 충만한 간, 즉 지방간은 넘쳐나는 지방을 혈액으로 배출하기 시작합니다. 지방간은 중성지방이 풍부합니다. 따라서 중성지방을 혈액으로 방출합니다. 콜레스테롤은 중성지방이 나갈 때 곁다리로 편승하는 지방입니다. 중성지방이 많이 배출되면 콜레스테롤도 많이 배출됩니다. 따라서 혈중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많아집니다. 혼합형 고지혈증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중성지방이 많으면 HDL콜레스테롤은 낮아집니다. 높은 콜레스테롤,더 높은 중성지방,그리고 낮은 HDL콜레스테롤을 한데 모아 이상지혈증이라고 부릅니다. 이상지혈증은 특히 인슐린 저항성의 강력한 표시입니다.
    아직 당뇨병이 없더라도 이상지혈증이 발견되면 당뇨병이 거의 왔거나 이미 와 있다는 소식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지질 수치로 인슐린 저항성을 가늠할 수 있는 공식이 있습니다. 공복 상태에서 측정한 중성지방(트리글라이세라이드·TG) HDL콜레스테롤의 값이 3.5를 넘으면 인슐린 저항성을 의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홍길동씨의 TG가 200㎎/dl이고, HDL콜레스테롤이 50㎎/dl이라면 TG/HDL콜레스테롤은 4입니다. 3.5를 넘었으므로 이 사람은 인슐린 저항성이 있다고 의심해야 합니다. ㆍ4단계 : 혈당 상승 - 마침내 모든 관문이 뚫리다
    이 상황을 모두 방관하면 마침내 공복 혈당이 올라갑니다. 공복혈당이 126㎎/dl가 넘은 경우 당뇨병이라고 말합니다. 공복혈당이 100㎎/dl가 넘으면 혈당이 정상을 넘어갔다고 합니다. 세 가지 단계가 뚫리면 바로 이런 상황이 옵니다. 내장비만→지방간→이상지혈증의 순으로 진행한 인슐린 저항성을 놔두면 마침내 이렇게 공복혈당이 올라가는 상황이 발생하고 여기서 손을 쓰지 않으면 마침내 당뇨병이 오게 됩니다. 사람마다 기간이 다른데 대략 3년에서 10년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참으로 오랜 세월 동안 살금 살금 다가온 당뇨병입니다.
    Vol 1160       큐브 대표 조홍근 연세조홍근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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