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닥터 조홍근의 알기 쉬운 건강이야기

당뇨병에 대해 당신이 모르는 것 (3) …음주, 포도당 만드는 간의 활동을 방해

浮萍草 2016. 2. 23. 15:00
    을 마시고 난 다음날 가끔 혈당이 떨어지는 것은 첫째,술 때문에 간에서 혈당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둘째, 당뇨약의 약기운이 오래가기 때문입니다.
    이제 올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옛날보다 정도가 많이 덜해졌지만 그래도 연말이라 술자리가 많습니다. 
    당뇨인이나 당뇨병의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는 가장 난감한 시기입니다. 
    술을 안 마시자니 인간관계상 좀 그렇고, 마시자니 당뇨병이 걱정됩니다.
    그런데 좀 이상한 일이 있습니다. 술을 마시고 난 다음 날 혈당을 쟀더니 걱정한 것과는 반대로 혈당이 오히려 떨어져 있습니다. 
    경험 많은 다른 환자에게 물어보았더니 술 마신 다음날 혈당이 낮아진 적도 많았다고 합니다. 정말일까요?
    술 마신 다음날 오히려 혈당이 낮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술이 당뇨병 치료에 좋은가요?
    술 마신 후에 혈당이 낮아지는 일이 실제로 있습니다. 
    이런 일은 당뇨인과 비당뇨인에게 다 일어날 수 있습니다. 
    술을 마실 때 당시 함께 먹은 음식의 양과 종류, 그리고 술의 양에 따라 아침에 혈당이 더 떨어져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술은 에틸알코올 원액에 물을 탄 음료인데, 아주 신기하게도 우리 몸에서 가장 먼저 분해되는 특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약물이나 어떤 음식도 술과 같이 몸에 들어오면 간이 술을 다 분해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술이 다 분해된 다음에야 다른 물질들의 대사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간에서 술을 분해하려고 하면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간은 도대체 그 에너지를 어디에서 끌어올까요?
    간은 포도당을 글리코겐이라는 형태로 보관하는데 우리가 먹지 않고 계속 잠을 자야 하는 밤에 글리코겐을 분해해서 포도당으로 만들어 주어 혈액 속으로 방출
    합니다(글라이코젠 분해).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아 끊임없이 포도당을 새로 만들어서 혈액 속으로 방출합니다(포도당 신생). 
    그래서 먹지 않고 8시간을 누워 있는 밤에도 혈당이 유지되는 것입니다. 
    아침 공복 혈당은 밤 사이에 간이 만든 포도당과 간이 글리코켄을 분해한 포도당의 합입니다. (아래 그림)
    그런데 술이 몸에 들어오면 간은 이 두 가지 과정을 잘 못합니다. 
    일단 술을 분해하느라 에너지를 써야 하는데, 일부를 글리코겐에서 얻어옵니다. 
    그 결과 혈액으로의 포도당 방출이 줄어듭니다. 
    설상가상으로 술을 분해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간은 한 가지 일에 집중해야 하므로 포도당을 새로 만들지 못합니다. 
    간이 혈당 유지를 위해 수행하는 두 가지 일이 술 때문에 제대로 되지 못합니다. 
    그 결과 술을 마시고 난 다음날에는(약 8~12시간 후) 혈당이 떨어지게 됩니다.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당뇨병 환자는 설상가상으로 약물 때문에 저혈당이 심해집니다. 
    당뇨병 환자에게 많이 처방되는 설폰 계통의 약은 술을 마시면 분해가 조금 더 천천히 되어 약의 효과가 오래갑니다. 
    약의 효과가 오래간다는 뜻은 혈당이 예상치보다 더 많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약물을 복용하고 있을 때 술을 많이 마시면 저혈당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술을 마시고 난 다음날 가끔 혈당이 떨어지는 것은 첫째, 술 때문에 간에서 혈당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둘째, 당뇨약의 약기운이 오래가기 때문입니다.

    술은 ‘빈 칼로리(empty calorie)’라고 해서 열량만 있고 영양소는 없어서 살이 안 찐다고 하는데 맞나요? ‘빈 칼로리’라는 말은 맞는데 살이 안 찐다는 것은 잘못된 말입니다. 술은 칼로리가 낮지 않습니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g당 4㎉이고, 지방은 9㎉입니다. 술은 g당 7㎉로, 꽤 높은 열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술은 열량 외에는 어떤 영양소도 없습니다. 비타민도 없고 미네랄도 없고 섬유질도 없습니다. 술의 종류에 따라 미량의 화학물질이 있지만 대부분 열량입니다. 그야말로 ‘순수 열량’입니다. 게다가 액체로 되어 있고 마시면 마실수록 더 마시게 하므로 단시간에 열량을 많이 섭취하기에는 술이 최고입니다. 물을 그렇게 마셔보세요. 절대 많이 못 마십니다.
    그러나 술은 마실수록 쏙쏙 들어갑니다. 영양소가 아무것도 없다고 해서 부정적 의미로 ‘빈 칼로리’라고 했더니,중간에 와전이 되어서 열량은 있지만 마셔도 살이 찌지 않는다고 ‘빈 칼로리’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생겼고, 지금도 그렇게 알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술은 열량이 다 열로 가서 살이 안 찐다는 시중에 떠도는 말도 있지만 그건 완벽한 오해입니다. 술은 빈 칼로리이기 때문에 몸에 아무런 득도 없이 열량만 높이는 것이고 그래서 살이 찌는 겁니다. 따라서 많이 마시면 안 됩니다. 참고로 소주 한 병의 칼로리는 약 600㎉입니다. 맥주는 도수가 낮아서 보통 한 병에 150㎉ 정도입니다. 와인은 대략 한 잔당 100㎉로 잡으면 됩니다. 술을 마시면 살이 찔 수 있으니 다음날 아침을 먹지 않으면 그나마 괜찮지 않을까요? 어찌되었든 술과 안주를 많이 먹었으니 살이 찔 것이므로 다음날 아침을 먹지 않고 점심까지도 좀 굶으면 살이 덜 찌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굉장히 위험한 일입니다.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는 더 위험한 일입니다. 술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바로 일어나는 일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알코올독(아세트알데하이드) 둘째, 탈수 셋째, 저혈당입니다. (오른쪽 그림) 알코올독이야 다 아실 것이고, 술은 물인데 왜 마시면 오히려 탈수가 되는지 좀 어리둥절할 겁니다. 술은 분해되는 방식이 가수분해입니다. 즉 술이 분해될 때 물을 필요로 합니다. 그 물은 어디서 나옵니까? 우리 몸의 피에서 나옵니다. 과음한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뭘 찾습니까? 가끔 해장술을 찾는다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목이 말라 물을 찾습니다. 탈수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혈당이 오는 이유는 앞서 말씀드렸습니다. 과음 후에 오는 술 몸살은 이렇게 세 가지 원인에 의한 증상입니다. 술 몸살을 빨리 없애기 위해 하는 극단적인 방법은 바로 고농도 포도당이 함유된 수액을 맞는 것입니다. 남자분들 경험이 많으실 겁니다. 그렇게 온몸이 두드려 맞은 듯 아프고 머리는 깨질 듯하고 속은 뒤집히는데,고농도 포도당 수액을 맞으면 팔을 타고 차가운 기운이 기분 좋게 들어오고 어느덧 몸이 좀 편안해집니다. 결국 무엇을 한 것입니까? 물을 넣어서 탈수를 보충해주고 포도당으로 저혈당을 극복하고 간에서의 알콜대사를 촉진시켜 독성물질을 없앤 것입니다. 그런데 술을 마신 다음날 굶게 되면 정상인이든 당뇨인이든 훨씬 길게 알코올독과 저혈당에 시달리게 되는 것입니다. 어차피 술은 마셨고 칼로리는 들어갔습니다. 그러면 대처를 잘해야죠. 아침을 꼭 드십시오. 밥과 국물이 많은 식사를 해야 하는데 말하고 보니 해장국입니다. 피할 수 없는 술이라 마셨고 마시다 보니 많이 마시게 되었다면 급한 마음에 더 이상의 실수를 하지 마세요. 굶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침식사를 잘 먹어야 합니다.
    당뇨병 환자의 술 마실 때 지켜야 할 일
    
    1. 술 마시기 전 혈당을 측정한다. 
      그때 혈당이 낮거나 그날 좀 못 먹었다면 아쉽지만 술자리는 가지 말아야 한다.
    2. 알코올도수가 낮은 술을 적게 마신다.
    3.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 물을 계속 마신다.
    4. 살이 찔까봐 강술을 마시지 말자. 저혈당을 예방하기 위해 적당량의 안주를 먹어야 한다.
    5. 술을 마시고 잠을 자기 전 혈당을 측정한다. 
      만약 혈당이 너무 낮다면 탄수화물을 먹고 잔다.
    6. 다음날 아침을 꼭 먹는다.
    7. 음주 다음날, 땀 빼고 살 빼기 위해 운동이나 사우나를 하지 않는다. 
      푹 쉬고 물 많이 마시고, 꼭 필요하다면 가볍게 온탕에 들어가거나 샤워를 한다.
    8. 엎질러진 물을 담으려 헛되이 노력하지 말라. 
      술 마신 후에는 깨끗이 잊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생활습관을 잘 조절한다.

    Vol 1156 ☜       조홍근 연세조홍근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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