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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국가대표 선수의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이유

浮萍草 2016. 2. 26. 09:46
    마 전 50대 중반 남성 A씨의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집도했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기 때문에 50대 중반에 무릎 관절이 아주 나쁜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그 환자는 무릎 뼈 가운데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물렁뼈(반월상 연골판)가 대부분 찢어져 있었고 연골도 거의 다 닳아버린 상태였다. 
    최근에는 통증이 심해 속칭 '뼈 주사'도 몇 번 맞았다고 했다. 
    무릎은 인공관절 수술 외에는 대안이 없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환자에게 직업 등 몇 가지를 물어보는 과정에서 그가 80년대 올림픽 격투기 종목의 메달리스트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선수시절 강도 높은 훈련과 반복된 부상 그 이후 관리 소홀 등이 무릎 관절을 악화시킨 원인이었을 것이다. 
    그가 수술과 재활치료를 받고 퇴원하는 과정을 보면서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때 국가대표팀 주치의로 참가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국가대표팀 주치의는 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부상 없이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의료 지원을 하는 것이 주된 임무다. 
    물론 부상 치료도 맡는다. 많은 사람들이 국가대표 선수들은 무척 튼튼하기 때문에 병치레나 부상과는 거리가 멀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수 대부분은 뛰어난 신체조건과 엄청난 훈련 덕분에 일반인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체력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부상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손가락뼈를 다친 복싱 선수,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끊어진 핸드볼 선수도 있었다. 
    부상은 복싱, 레슬링, 유도 등 격투기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종목에서 볼 수 있었다. 
    오래 반복된 고강도 훈련으로 뼈와 관절,인대,근육 등이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충격이 가해질 때 뼈가 피로골절을 일으키거나,인대가 끊어지는 등의 부상이 발생한 
    것이다.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태릉선수촌 월계관에서 남자 유도 선수들이 체력훈련을 하고 있다. /조선일보DB

    국가대표팀 주치의들은 종종 딜레마에 빠지곤 한다. 의학적으로만 보면,부상이 예상되면 훈련량을 줄이라고 선수,감독,코치에게 요청해야 한다. 하지만 훈련량을 줄였다가 혹시라도 올림픽에서 성적이 나쁘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하는 문제에 부딪힌다. 엄청난 경쟁을 뚫고 국가대표가 된 선수들에게 올림픽 출전과 메달 획득 기회를 빼앗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가대표 선수들은 부상 위험을 감수하면서 고강도 훈련을 계속해야 하는지 아니면 부상방지를 위해서 훈련량을 줄여야 하는지를 놓고 늘 고민하게 된다. 그동안 우리 국가대표팀은 엄청난 훈련에 힘입어 역대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하지만 그 영광의 그늘에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들이 있었고, 이로 인해 오랫동안 고통을 겪는 선수들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리우올림픽(8월5~21일)까지는 반년도 채 남지 않았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지금도 태릉선수촌이나 그 외의 장소에서 땀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올림픽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기 위해서 훈련은 필수지만 너무 많은 훈련으로 부상 위험에 노출되는 선수가 혹시라도 있을까봐 걱정이다. 김정행 대한체육회장은 최근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나는 무조건 훈련만 시켜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강조한다. 선수들이 심리적?정서적으로 잘 준비해 자기가 가진 실력을 백분 발휘할 수 있도록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이 간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물론 국가대표가 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운동선수로서 최고의 영예다. 금메달이 영광스럽다고 해도 치명적인 부상을 감수할 만큼 가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국가대표 선수들이 부상 없이 자신의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는 것 자체가 금메달보다 귀하다. 국민들도 올림픽 메달이나 종합 순위만 너무 매달리지 말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냈으면 한다.
         서동원 바른세상병원 대표원장 s918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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