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술과 건강 이야기

9 빨리 취하게 만드는 폭탄주, 몸도 빨리 망가뜨려

浮萍草 2016. 1. 11. 11:11
    탄주 마니아인 김모씨(남·36). 예전에는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대학 신입생 환영회에서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동석한 사람들이 불편해할 정도로 소주 한 잔만 마셔도 순식간에 얼굴이 붉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김모씨가 폭탄주 마니아가 된 데는 송년회에서 친구들이 권한 소맥 폭탄주를 접하게 된 후 부터입니다.
    이후부터는 언제나 술자리에 앉으면 폭탄주를 만들었습니다. 
    폭탄주를 알게 되면서 우울하고 소극적이던 김모씨의 생활은 완전히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송년회 자리에서였습니다. 
    새벽까지 이어진 술자리 후 깨어나 보니 낯선 장소에 홀로 남겨져 있었고 그 사건 이후부터 숙취에서 깨어나면 지난밤의 일정부분이 통째로 날아가 몇 차에서 
    술자리가 끝났으며 어떻게 집으로 들어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연말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단연 술입니다. 
    술자리가 많아질 수밖에 없는 연말, 폭탄주가 술자리의 정석이 된 지 오래입니다. 
    친하지만 자주 보지 못했던 지인들과 술자리가 이어지고 그동안 못 다한 이야기만큼 술병도 쌓이기 마련입니다. 
    자리를 잡자마자 소주와 맥주를 주문하고 한 명이 도맡아 술잔에 폭탄주를 제조하는 모습은 아직도 우리에게 익숙합니다.
    그러나 술자리가 늘어날수록 음주 후 괴로워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시기에 가장 큰 걱정은 단연 ‘술로 인한 건강’ 관리입니다. 
    술을 즐기는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술자리에서 한 번은 경험했을 폭탄주. 
    이렇듯 술자리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먹기 편해 사랑받는 폭탄주가 우리 몸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킬까요?
    사실 폭탄주는 혼합주라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쉽게 취한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특히 폭탄주는 맥주와 혼합을 많이 하는데 맥주의 탄산이 소주의 알코올 흡수 속도를 촉진해 쉽게 취기가 오르게 합니다. 
    술을 마시면 섭취된 알코올이 소화기 점막을 통해 혈액 속으로 흡수되는데 약 20%는 위,나머지 80%는 소장 윗부분에서 흡수됩니다. 
    탄산가스가 들어 있는 음료, 즉 맥주 등에 술을 혼합할 경우 대부분의 알코올을 흡수하는 소장으로 빨리 넘어갑니다. 
    즉 알코올 흡수 속도가 빨라져 더 빨리 취하게 되는 것입니다.
    조선일보DB

    간에 미치는 영향은 섭취한 알코올의 양에 비례하기 때문에 폭탄주로 마시나 그냥 독한 술로 마시나 마찬가지입니다. 폭탄주 1잔을 마시는 것은 알코올 도수와 알코올 흡수 속도를 감안해 볼 때 소주 반병 정도를 쉬지 않고 먹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술을 섞어 마시면 인체는 알코올로 인해 갑자기 증가한 이산화탄소를 재빨리 제거하기 위해 혈액순환을 증가시킵니다. 이를 위해서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혈액 순환의 속도가 증가, 혈관에 대한 압박이 커지게 됩니다. 폭탄주 역시 알코올 흡수속도가 빨라 심장에 큰 부담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주종이 다른 술에 섞여 있는 불순물은 서로 반응하여 중추신경계를 교란시키기 때문에 다음 날 심한 숙취에 시달리게 합니다. 간이 미처 해독하지 못한 알코올이 몸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위경련, 알코올 쇼크 등을 일으킬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더구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폭탄주를 마시고 있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술자리가 2차, 3차로 진행되면서 주종을 바꾸기 마련인데 그러한 경우 역시 폭탄주와 비슷한 결과를 낳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장 좋은 것은 한 종류의 술로 1차에서 가볍게 술자리를 끝내는 것입니다. 폭탄주를 마시고 2차, 3차까지 이어지는 술자리가 끝나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잠깐 잠이 든 것 같은데 습관적으로 눈을 떠보면 일정 부분의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음주 후 일정 부분의 기억이 사라지는 현상을 블랙아웃(Black Out)이라고 합니다. 블랙아웃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기억력을 담당하는 변연계의 신경세포인 해마가 파괴되기 때문입니다. 만일 지난 6개월 동안 2회 이상 블랙아웃 현상을 겪었다면 위험 음주 상황이니 반드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상담이 필요합니다. 또한 술자리에 가면 얼굴이 빨개져 술 마시기가 곤란하다는 사람을 보기도 합니다. 혹은 술은 마시되 얼굴이 너무 붉어져 함께 마시는 사람이 불편할 정도인 사람도 있습니다. 실제로는 알코올의 유독성 대사 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축적되어 이런 현상이 나타납니다. 축적된 아세트알데히드는 우리 생체 내에서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는 단백질과 결합하고 싶어 합니다. 때문에 신체에서 중요한 기능을 수반하던 단백질의 본래 기능이 없어지거나 저하됩니다. 또 면역 반응을 일으켜 조직 손상을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한 부작용이 외부로 표현되는 것 중 하나가 얼굴 홍조증입니다. 숨이 가쁘게 되는 것이나 어지럽고 구역감을 느끼는 것 또한 아세트알데하이드로 인한 부작용입니다. 술만 마시면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에게 술을 권하는 행위는 그 사람의 조직 손상을 부추기는 것과 같습니다. 때문에 술은 본인의 신체 반응에 맞게 적당히 마셔야 합니다. 요즘처럼 술자리가 많아지는 날이면 계속 들어오는 술에 간은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합니다. 또한 계속적인 술자리는 알코올의존증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중요한 점은 간이 악화하기 전에 예방을 해야 하다는 사실입니다. 술로 인해 망가지는 간, 망가지기 전에 먼저 챙기는 것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전용준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원장 dallyjeon@hanmail.net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