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술과 건강 이야기

5 휴가지에 술 끼고 지내면 안 간 것만 못해

浮萍草 2016. 1. 5. 10:37
    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 그동안 잊었던 여유를 되찾고 삶의 활력을 재충전한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기 마련입니다. 
    사람들은 일상에서 벗어나 즐거운 마음으로 휴가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그럼 휴가철 하면 생각나는 것은 무엇일까요? 
    해수욕장, 산과 계곡, 맛있는 음식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술입니다. 
    휴가지에서의 음주는 매우 일반화 되어있고,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음주를 즐기는 모습을 우리는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음주는 자칫 휴가를 망칠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한국에서 술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일까요?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 위에 피서객들이 가져온 맥주캔과 소주병들이 쌓여 있다. /조선일보DB

    우리의 음주문화는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희노애락(喜怒哀樂)의 일부가 됐습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술자리에서 상대방과 술잔을 주고받는 수작(酬酌)을 즐겼습니다. 따라서 술을 정(精)으로 여겼고, 술잔을 돌려 마시며 일심동체의 우정을 다졌습니다. 수작은 본래 ‘술잔을 서로 주고받음’을 뜻합니다. 대부분 여럿이 어울려 마시는 모습이 한국 술 문화의 통상적인 광경입니다. 한국 사회는 그만큼 술에 관대한 ‘술 권하는 사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술을 먹고 한 행동에 대해 관대하게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럼 왜 사람들은 휴가철이면 어김없이 술을 마시게 되는 것일까요? 한국 사회에서 술은 가장 대중적인 기호 식품 가운데 하나로, 삼겹살에 소주 한잔’이 여가 문화를 상징하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야외로 놀러 가면 무조건 술과 함께 해야 하는 습관이‘술 마시는 것=휴식’으로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휴가철에 과도한 음주로 인한 많은 부작용들이 발생하는데 이런 장면들은 왜 매년 반복되고, 고쳐지지 않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잔,두잔 술기운으로 타인의 휴식을 방해하고 자신도 지쳐 쓰러지는 그런 휴가는 그만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좋은 환경에서 굳이 술을 찾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오히려 휴가 후 일상생활로 복귀를 하게 되면 술로 인해 몸이 많이 축나 스트레스를 더 받게 됩니다. 마치 월요병처럼 적응하기 힘들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지요. 휴가의 본질적인 의미를 생각해본다면 만연된 술 문화에서 우리는 무엇보다 술부터 멀리 해야 합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떠나라”라는 말처럼 과연 우리에게 진정한 휴식은 무엇일까요? 보통 휴가철에 사람들에게 진정한 휴식과 충전을 위해 여가활동 및 문학·예술행사 참여를 하자고 하면 어색하게 느낍니다. 때문에 새로운 휴가를 즐기려면 그동안 반복적으로 해왔던 고착된 휴가방법을 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남 밀양시 단장면 표충사에서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시민들이 대나무
    숲에서 참선을 하며 몸을 다스리고 있다. /조선일보DB
    평소 음주를 즐기는 직장인 김모씨(남·38)는 스트레스를 단순히 술로만 해결하려고 했었습니다. 술 때문에 점점 몸이 상하게 되어 본원 외래치료를 위해 방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상담 후 김모씨에게 아내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여가활동을 하도록 권유 드렸습니다. 특히 어떤 여가활동을 하든 꼭 가족과 함께 하시기를 당부 드렸습니다. 평소 술에 의존했던 것처럼,여가활동 그 자체에 흥미를 느끼게 되기까지는 가족이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 되어 주어야 합니다. 알코올 의존증을 치료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입장으로서 김모씨에게 등산을 권해 드렸습니다. 외래치료를 받으시면서 주말에 꾸준히 등산을 하셨다고 합니다. 휴가에도 술 대신 공기 좋은 산에서 함께 몸을 움직이며 땀을 흘리다 보면 가족 간에 더욱 돈독해지고 서로의 건강을 챙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운동을 하며 산이 가지고 있는 정서적, 신체적 치유력을 느끼고 다시 직장 으로 돌아간 후에도 단순히 술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부딪치는 문제들을 자연스럽게 해결해나갈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된 것입니다. 또한 본원 개방병동 프로그램 중 하나인 등산 활동은 많은 알코올 의존증 환자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등산으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온몸으로 자연을 느낄 수 있고 같은 상황에 놓인 환자 분들과 친목을 도모하며 활력소를 느낀다고 합니다. 산에 오르게 되면 평소 고민이나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잠시 동안 잊을 수 있게 됩니다. 정상에 오르는 과정에서 힘든 상황에 부딪치게 마련인데 이러한 과정 하나하나를 극복 하게 되면서 마치 인생의 산을 오르듯 나를 내려놓고,모든 이기적인 마음도 버리게 된다 고 말합니다.
    이처럼 새로운 습관은 일상의 변화로 자리 잡아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는 시작이 됩니다. 올 여름에는 많은 사람이 찾는 해수욕장,계곡과 같은 휴가지,야외 공공장소에서는 가능하면 술을 마시지 않는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요. 무거운 일상을 내려놓고 술도 잠시 쉬면서 오감만족의 시간, 채움의 휴가를 즐겨보도록 합시다. 신체와 정신이 모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술 없는 휴가가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과 건강한 추억을 선물해줄 것입니다.
              김석산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sskim312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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