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술과 건강 이야기

6 술 마시면 숙면 취한다는 생각은 착각

浮萍草 2016. 1. 6. 07:30
    
    ◆ 맥주 3캔 혹은 와인 3잔을 마시지 않으면 밤이 너무 길어요
    제부터인지 잠자리에 들기 전 한두 잔씩 술을 마시는 버릇이 생긴 김모(여·36세)씨.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밤에 맥주 몇 캔이나 와인 몇 잔을 먹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주변에서도 “그러다가 알코올 의존증 되는 거 아니냐”며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낼 정도가 된 것이지요. 
    이런 날들이 지속되면서 ‘이렇게 마셔도 되는 건가?’라는 걱정이 들어 본원을 찾은 김모씨는 ‘알코올 유도성 수면장애(alcohol-induced sleep disorder)’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병원 외래에서 김모씨와 같이 밤에 술을 마시지 않으면 쉽게 잠에 들기 어렵다는 환자 분들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극도의 스트레스나 과로로 인한 불면증 때문에 습관적으로 자기 전 술 한잔 힘을 빌려 잠을 청하는 것인데요. 
    많은 사람들의 오해들 중 하나가 술을 마시면 잠을 푹 자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술을 많이 마시게 되면 뇌 기능을 방해해 깊은 잠을 이루기가 어렵습니다.
    매일 잠들기 전 알코올을 섭취해야만 잠을 이룰 수 있다면 알코올 유도성 수면장애(alcohol-induced sleep disorder)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알코올이 없는 상태에서는 불면증의 양상이 심하게 나타나 술을 끊지 못하면 점점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럼 술과 수면에는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일까요.
    한 잔의 술이라도 습관적으로 마시면 문제가 커진다. /조선일보DB

    술을 마시면 잠이 드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빨라져 마치 잠이 잘 오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듭니다. 어찌보면 술이 수면 활동에 도움을 주는 것 같지만 개인에 따라 술을 분해하는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선잠을 자거나 숙취로 다음날 고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장박동도 빨라져 혈액이 빨리 돌게 되면 체온이 증가되어 뇌가 자극을 받아 깊은 잠을 잘 수 없게 됩니다. 또한 알코올은 호흡 중추 기능을 떨어뜨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을 유발시킬 확률도 높입니다. 뿐만 아니라 술을 많이 마시면 이뇨작용을 촉진해 탈수증세가 나타납니다. 술을 마신 다음 날 아침에 물을 찾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인데요. 알코올은 신장에서 물의 재흡수를 촉진시켜 소변 양을 줄이는 항이뇨호르몬인 바소프레신 분비를 방해합니다. 때문에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어 탈수증으로 두통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술은 기본적으로 수면의 질을 저하시킵니다. 최적의 수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REM수면을 방해해 잠을 깊이 자지 못해 자주 깨게 되는 것이죠. 때문에 술 마신 다음날은 잠을 자고 나서도 몸이 개운치 않고 피로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음주습관이 굳어지면 술 없이는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수면습관이 형성될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잠을 자기 위해 간단하게 술 한 잔으로 시작하지만 반복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술잔 수가 늘어나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술에 내성이 생겼다”고 표현 합니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고 괜히 짜증이 나거나 불안하다면 금단 증상이 시작된 것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합니다. 약간의 술이 스트레스 해소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불면증에 술을 마시면 점점 술에 의존하게 됩니다. 술 없으면 잠을 못자는 경우에 이르러 습관성 알코올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불면증의 큰 원인이 음주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더욱 심각한 점은 술의 양에 내성이 생겨 그 양과 종류가 늘어나면서 2차적인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속이 쓰리고 소화가 안 되고 얼굴이 붓는 작은 부작용에서부터 간 손상, 위장 장애, 고혈압 등과 같은 여러 질환에 노출이 됩니다. 흔희 집에서 간단히 마시는 캔 맥주 정도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소량의 술이라도 꾸준히 지속적으로 마시면 문제입니다. 이미 습관이 되어 금단 현상에 의해 마실 수도 있으므로 음주량이 적다고 가볍게 봐서는 안 됩니다. 술을 많이 마시고 적게 마시고를 떠나 내가 술을 마시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따르면 소주 1잔에도 뇌는 평소보다 수면이 두 시간 부족한 상태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때문에 잠을 자기 위한 목적으로 술을 마시는 것은 자칫 알코올에 대한 의존성만 높여 알코올 중독에 이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며 알코올이 수면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만약 알코올 유도성 수면장애(alcohol-induced sleep disorder)가 의심이 된다면 술을 줄이면서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이무형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lmh8818@hanmail.net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