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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동화에 우리의 은유와 상징을 결합한 영화 '손님'

浮萍草 2015. 8. 4. 07:00
    영화 '손님' 포스터. /CJ엔터테인먼트
    젠가부터 한국 영화가 좋아졌다. 어마어마한 예산으로 화려한 볼거리를 자아내곤 하는 할리우드 영화가 잔잔하지만 날카롭게 정곡을 찌르는 한국적 정서를 따라오지 못하는 것이다. 어쩌면 그들의 영화와 우리 영화의 우열을 떠나,그들과 나의 나고 자란 정서가 뿌리부터 다르기 때문 이리라. 특히 공포 영화에 있어서는 그 차이가 더욱 극명하다. 이미 한국인들의 무의식 속에 도사린 은유와 상징을 훤히 꿰뚫는 한국 영화는 말초신경을 자극해 비명을 불러내는 대신,더 숨죽이며 공포에 몰입할만한 미묘한 장치를 영화 전반에 배치하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판 ‘피리 부는 사나이’를 표방하는 영화 <손님>은 올여름 가슴 서늘한 공포를 기대 하는 관객들에게 기대할만하다. 이미 알고 있는 서양 동화의 익숙한 스토리가 한국적인 정서를 기저에 깐 은유와 상징을 만나 어떤 변주를 펼쳐 보일지 호기심을 자아낸다. 영화 <손님>은 마치 이점을 노린 듯 동화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의 모티브를 그대로 차용했다고 밝힌다. 1950년대 지도에도 없는 산골 마을을 찾은 떠돌이 악사 부자가 피리를 불어 쥐 떼를 쫓아낸다고.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밝혀지는 마을의 비밀이 밝혀지는 대목에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공포’가 도사리고 있음을 직감하게 한다.
    영화 '손님' 스틸컷 모음. /CJ엔터테인먼트

    지난 6월 서울 압구정 CGV에서 진행된 영화 <손님>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류승룡은“작품 안에 숨어 있는 비유와 상징이 많다”면서“그것들을 전부 의도하고 썼다면 감독은 천재”라고 말하기도 했는다. 실제로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의미심장한 비유와 상징을 찾는데 있다. 그 중에 첫 번째 상징은 이미 제목부터 버젓이 드러난다. 김광태 감독은 ‘손님’이라는 제목에 대해 “타자와 이방인을 상징한다”고 밝히며,“우리가 그러한 ‘손님’을 배척한다면 그 손님이 곧 민간신앙에서의 의미처럼 무서운 귀신,‘손’이 되어 나타날 수 있다”는 중의적인 의미와 의도가 얽혀있음을 밝혔다. 이 영화 속에 얼마나 미묘하고 복잡한 상징적 의미와 장치들이 숨어있을지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정자림 웰빙라이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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